깎아 만든 게 아니라고? 파텍 필립의 역작, 마케트리 시계 추천과 관리법

2026.04.10.유해강

나무로 만들었다. 그러나 나무를 깎아서 만든 게 아니다. 극단적인 경우,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나뭇조각 수백 개를 일일이 손으로 붙여 만들었다. 전문용어로는 ‘마케트리’라고 하는 이 고급 수공예 기법을 사용해 시계를 제작한 이들이 있으니 역시 파텍 필립, 그리고 까르띠에와 쇼파드. 그 추천작과 까다로운 나무 다이얼 관리법을 함께 정리해보았다.

파텍 필립 “Royal Tiger”

PATEK PHILIPPE

강렬한 눈빛과 섬세한 털의 질감이 마치 살아 있는 호랑이를 보는 듯한 “Royal Tiger”(Ref. 5077P-065). 이 작품은 파텍 필립이 2010대 초 선보인 마케트리 시계로, 8가지 수종의 나무에서 얻은 120개의 작은 조각을 퍼즐 맞추듯 수작업으로 이어 붙여 완성했다. 38mm 플래티넘 케이스에 초박형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12개의 인덱스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버전도 있다. 총 20점 내외 한정 생산된 것으로 확인된다. 리셀가는 약 1~2억 원대로 추정.

파텍 필립  “Guitarist”

PATEK PHILIPPE

“Guitarist”(Ref. 5278/50R-001)는 2024년 제네바 전시회에서 공개된 최신작으로, 나무 소재 특유의 따스한 질감이 목재 악기 기타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형식과 내용의 결합이랄까. 다이얼 속 기타리스트와 기타를 묘사하기 위해 170개의 나무 베니어 조각이 사용됐는데. 여기에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고도의 기술인 ‘미닛 리피터’ 기능까지 포함돼 놀라움을 더한다. 리셀가는 약 17억 원으로 확인됨.

까르띠에 롱드 루이 까르띠에 우드 앤 골드 리프 마케트리

CARTIER

전 세계 30피스 한정 제작된 이 모델은, 브랜드의 상징인 팬서를 마케트리 기법과 금박 기법으로 구현한 하이엔드 아트 워치다. 마카사르 에보니 조각을 금박 위에 겹쳐 팬서를 묘사했고, 다이얼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약 100시간이 소요됐다. 팬서의 눈은 선명한 녹색 페리도트로 장식했으며 36mm 옐로우 골드 케이스 베젤에는 4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한화로 약 1억 7115만 원.

쇼파드 L.U.C 콰트로 스피릿 25 스트로 마케트리 에디션

CHOPARD

일반적인 나무가 아닌, ‘호밀 줄기’로 만든 쇼파드의 이 모델은, 쇼파드 제조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브랜드 최초의 점핑 아워 시계다. 다이얼에 사용된 천연 호밀 줄기는, 먼저 세세하게 쪼개고 편 뒤 장인이 수작업으로 배치해 독특한 광택과 입체감을 만들었다. 또 6시 방향 창을 통해 시간이 표시되며, 정각이 되면 숫자가 순식간에 바뀐다. 192시간의 압도적인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점도 특기할 사항. 단 25점 한정 제작됐다. 약 1억 2천만 원.

습기에 취약한 나무, 관리는?

가공하기도 어렵고 관리하기도 까다로운 나무. 그렇기에 사용할수록 더 애틋하고 값지게 느껴지는 이 마케트리 시계는 어떻게 관리할까? 물, 직사광선, 화학 물질 피하기 등은 일반적인 하이엔드 워치 관리법과 유사하지만, 결정적으로 마케트리 시계는 적절한 습도 유지가 관건이다. 지나치게 건조하면 나무가 수축해 조각 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 40~5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상이 생길 시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곧장 전문 서비스를 통해 시계를 점검하도록 하자.

유해강

유해강

프리랜스 에디터

유해강은 남자 시계와 자기 계발, 건강, 문화 등 생활 상식 전반을 다루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동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불교학을 전공했습니다. 2022년 여름부터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로 일했고, 씨네플레이 에디터를 겸해 영화 리뷰·큐레이션·배우 필모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한겨레신문 토요판 ESC 섹션의 커버스토리 기사 작성 경험도 있습니다. 유의미한 정보값을 가독성 있게 정리해 많은 독자에게 읽히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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