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가 털털거리며 요란하게 행진하는 사이, 익은 벼는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아는 게 없는 초보자는 확신과 자신감으로 중무장한 반면, 그 바닥 ‘고인 물’들은 오히려 스스로를 낮추며 “나는 아는 게 없다”고 말한다. 지나친 겸손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믿는다. 더닝-크루거 증후군이란 이름까지 있는 이 경향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비현실적 과제를 설정한다

눈이 높아도 너무 높다. 달리기로 치면, ‘뛰려면 우사인 볼트 정도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셈. 지능이 높은 사람 대다수가 성공에 대한 비현실적 기준과 기대를 놓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그들의 똑똑함을 칭찬받으며 자랐고, 그것을 토대로 자기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완벽주의에 대한 집착은 지적인 사람들로 하여금 성장의 탑이 아닌 불안과 실망의 늪으로 향하게 한다.
‘사기꾼 증후군’에 시달린다
자신을 잠재적 ‘사기꾼’으로 상정한다. 지금껏 탄탄하게 일궈온 능력과 성과가 있음에도 이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언젠가 자신의 무능함이 온 천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증후군에 시달리는 똑똑한 사람은 계속해서 자기 증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 또 자기가 이룬 것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그 공을 운이나 타인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린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들이 똑똑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삶에서 높은 기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틀리는 것을 두려하는 건 당연하기까지 하다. 한 진화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똑똑한 사람들은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많은 걱정과 불안을 경험한다. 이에 따라 그들은 충분한 기술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자기 비판적 의식을 갖기 쉽다.
너무 깊고 복잡하게 생각한다

지능이 높은 사람은 복잡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타고나기 마련이다. 보통 사람은 그냥 지나칠 만한 경험에 숨어 있는 미묘한 뉘앙스를 놓치지 않기에 과도한 생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풍부한 호기심과 창의성의 원천이지만, 똑똑한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맞다’ 혹은 ‘내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계속해서 미루게 한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항상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
국제 경제학 학술지 JEBO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경쟁심은 고도로 지능적인 사람들이 흔하게 보이는 특성이다. 하지만 그 경쟁심은 그러나 ‘역시 내가 더 낫다’는 사고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똑똑한 이들은 타인의 성공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강화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간과하고 타인의 성취를 우선시한다. 반면 지능이 낮은 사람들은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