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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다 시원하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2013.09.11GQ

그동안 꽁꽁 숨겨놨던,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대한 비밀스런 얘기.

레인지로버가 제대로 물이 올랐다.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차가 됐고,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이미 가진 차가 됐다. 올해 2월 출시한 올 뉴 레인지로버에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었다. 디자인은 그 핵심 요소들을 그대로 지키면서도 2013년과 완벽하게 조응했다. 무게는 이전 세대에 비해 420킬로그램이나 줄였다. 성인 예닐곱 명 분의 무게를 대체 어디서 뺀 걸까? 세계 최초로 100퍼센트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썼다는 말을 듣고도 호기심이 가시지 않았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더하다. 지난 5월, 영국 게이든에 있는 레인지로버 공장과 테스트 트랙에서 그 단서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시작 단계에서는 백지와 같았어요.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죠.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나 같은 사람 다섯 명 분량의 무게를 들어냈어요. 느낌이 잘 안 오죠? 트랙에 한번 나가보세요.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레인지로버 공장의 차량 라인 디렉터 닉 로저스가 말했다. 알루미늄 패널을 찍어내고 접합하느라 분주한 공장의 기계들은 과연 기묘할 정도로 일사분란했다. 하지만 진면목은 트랙에서 느낄 수 있었으니,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런 덩치의 SUV에서는 처음 체감하는 속도와 안정성, 더불어 레인지로버 특유의 호젓함까지. 이 자동차가 권유하는 감정은 대체 얼마나 다양한 걸까? 가급적 다양한 지형을 달려보고 싶은 충동은 어떻게 억제해야 좋을까? ‘여기가 사막이었으면, 늪이었으면, 바위산이었으면….’ 게이든 공장 앞 테스트 트랙을 달리면서도 계속 생각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레인지로버보다 19.4센티미터 짧고 5.5센티미터 낮다. 전 세대에 비해 420킬로그램 줄인 무게에서 다시 45킬로그램을 줄였다. 연비와 운동성능,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한꺼번에 개선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 거기에 있다. 한국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수입 SUV 시장이 확장된 건 서울 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 레인지로버는 그중 귀하고, 레인지로버 스포츠야말로 온전히 개인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더 날렵해진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라디에이터 그릴의 공격성과 칼날 같은 방향지시등. 흠 잡을 곳 없는 실내의 요소와 승객을 제외한 공간은 메리디안 스피커가 알차게 채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차체를 이루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
    에디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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