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잃었어도, 상여금이 없어도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이렇게만 입으면.
갈색 트위드 코트 9백76만원, 트위드 수트 가격 미정,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파란색 체크 셔츠 가격 미정, 프라다. 풀색 크루넥 니트 20만원,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남색 울 타이 가격 미정, 드레이크스 by 143 E. NAPOLI.
01 PATTERN
춥고 삭막한 겨울이 그래도 기다려지는 이유는 크리스마스와 한밤중에 내리는 눈, 그리고 트위드 때문이다. 트위드는 이제 그저 직물이 아니라 멋과 품위, 좋은 취향의 상징이 되었다. 미국의 어떤 시인은 트위드를 입는 남자를 ‘센티멘털 젠틀맨’이라고 표현했다. 약간 꽉 끼는 트위드 수트를 기모가 살아 있는 니트와 입는 건 겨울의 축복이다. 스웨터의 색깔은 꼭 풀색이면 좋겠다.
1 가죽 라이더 재킷 가격 미정, 검정 싱글 수트 가격 미정, 모두 디올 옴므. 화이트 셔츠 가격 미정, S.T. 듀퐁. 회색 울 타이 20만원대, 캘빈 클라인 컬렉션. 2 파일럿 재킷 2백79만원, 폴로 랄프 로렌. 회색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 가격 미정, Z 제냐. 빨간색 깅엄 체크 셔츠 25만2천원, 다놀리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글렌 체크 타이 20만원대 드레이크스 by 유니페어. 3 울 소재 패딩 베스트 58만5천원, 마운틴레이너 by 오쿠스. 글렌 체크 재킷 1백12만원, 팬츠 46만원, 하버색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보라색 스트라이프 셔츠 가격 미정,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헤링본 타이 10만원대, 깃먼 브라더스 빈티지 by 오쿠스. 4 악틱 파카 1백43만원, 울리치 by WP 스토어. 윈도페인 체크 더블 수트 가격 미정, 브리오니. 크림색 터틀넥 가격 미정, 김서룡 옴므.
02 CASUAL MIX
수트 위에 테일러드 코트를 입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겨울용 울 코트가 한 벌 있다면 다른 코트를 한 벌 더 사는 대신 두툼한 파카나 패딩 베스트를 사는 게 여러모로 낫다. 캐주얼한 겉옷을 입으면 같은 수트여도 분위기가 확 바뀐다. 더 따뜻해 보이고, 자유롭고 분방한 분위기도 난다. 그 지점이야말로 여자가 남자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2백40만원, 톰 포드. 가격 미정, 로크. 79만8천원, 랄프 로렌 블랙 라벨. 1백20만원, 디올 옴므. 67만9천원, 까르미나 by 유니페어.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가격 미정, 에르메스. 가격 미정, 루이 비통. 58만8천원, sultan X Paraboot by 쿠스. 37만9천원, 프라캡 by 스컬프. 69만9천원 파라 부트 by 유니페어.
03 BOOTS VS BOOTS
겨울 수트엔 앵클부츠가 맞춘 듯 어울린다. 매끈하게 입고 싶을 땐 검정 첼시 부츠. 톰 포드나 콜린 퍼스처럼 핀 스트라이프 수트에 날렵한 첼시 부츠를 신으면 어딜 가든 멋지다 소리를 듣는다. 반면, 요즘의 경향에 맞는 건 트래킹 부츠다. 거친 트위드 수트에 투박한 트래킹 부츠를 신으면, 예상치 못한 파격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파격이라 하기엔 이미 좀 흔해지긴 했지만.
1 검정 가죽 더플 48 보스턴백 가격 미정, 생 로랑 파리. 2 악어가죽 보스턴백 2천만원대, 콜롬보. 3 사피아노 가죽 검정 보스턴백 가격 미정, 던힐. 4 나일론 소재 검정 보스턴백 1백88만원, 프라다. 5 갈색 가죽 보스턴백 7백65만원, 벨루티. 6 검정 가죽 보스턴백 가격 미정, 루이 비통.
04 BIG BAG
남자가 큰 가방을 들어야 할 이유는 많다. 그중 첫 째는 그게 보기 좋아서다. 작은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촉새처럼 걷는 남자를 보면 쓸쓸해진다. 큰 가방을 들었을 때 스스로 건장해지는 기분도 꽤 괜찮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뜻밖의 선물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외로운 겨울에 예쁜 선물도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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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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