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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를 위한 과학적 바게트

2016.03.05윤웅희

지구 끝까지 달려보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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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무작정 달리고 싶어 운동화 매장 앞을 서성인다. 하지만 막상 신발을 살 땐,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난감하다. 세상에 러닝화는 너무 많고, 모든 신발에 기능성 꼬리표가 붙어 있어서. 그저 열심히 달려보고 싶을 뿐인데 시작하기도 전부터 암담한 기분이 든다. 이때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바게트 런 플러스 2.8은 무척 명석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독특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신발은 바게트 같은 특징을 지녔다. 경도가 다른 두 개의 중창을 압착 공법으로 제작해 바깥쪽은 껍질처럼 단단하고, 안쪽은 빵의 속살처럼 폭신폭신하다. 이런 이중 구조는 충분한 쿠션을 확보하면서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충격에도 발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뒤에 붙은 숫자 2.8은 구성 비율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20퍼센트의 쿠션과 80퍼센트의 안정성을 의도해 설계했다는 표시다. 쿠션이 너무 많으면 무거워 오래 달리기 힘들고, 없으면 딱딱해 충격을 완화시키지 못하는데 이 비율은 초급자부터 20킬로미터 이상의 중장거리를 달리는 중급자까지 두루 신을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다. 실제로 신고 달려보면 적당한 탄력과 뛰어난 안정성이 느껴진다. 지면에 닿을 때와 튀어 오를 때의 느낌도 너무나 상쾌해 내년까지 뛸 수 있을 것만 같다. 안정감을 높이는 구조는 또 있다. 발이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 내측에는 X자 보강을 덧대고, 발뒤꿈치 부분에는 TPU 보강을 얹었다. 또 접지 시 미끄러지지 않도록 2단 고무 층 설계를 적용했다. 최적의 착화감을 구현하기 위해 사방 재직한 기능성 니트 원단을 사용한 배려도 돋보인다. 색상은 흰색과 검정색, 형광 물감을 흩뿌린 듯한 파란색 세 가지다. 가격은 16만9천원. 이 정도 성능의 러닝화치곤 꽤 합리적이다. 그러니 고민할 필요는 없다. 내일부턴 멀리, 자주,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다.

    에디터
    윤웅희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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