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스틸 브레이슬릿 워치 5.
TAG HEUERㅣCARRERA CALIBRE 5 DAY-DATE 레이싱 카를 닮은 스포츠 워치만이 태그호이어 까레라의 전부는 아니다. 이렇게 담백하고 담담한 시계도 있으니까.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믿음직스런 성능. 까레라 칼리버5 데이-데이트는 우렁찬 엔진 소리 없이도 충분히 맹렬하고 남성적이다. 옻칠한 것처럼 매끈한 검정 다이얼과 무광, 유광 링크를 교차 배열한 H라인 브레이슬릿 덕분에 말쑥한 수트를 입은 도시 남자에게도 썩 잘 어울린다. 3시 방향에 얹은 날짜와 요일 창, 야광 처리한 시곗바늘, 반사 방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와 100미터 방수 기능 같은 실용적인 세부도 물론 잊지 않았다. 가격 미정.
CARTIERㅣTANK ANGLAISE LARGE 탱크 앙글레즈는 ‘탱크’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시계는 아니다. 고전적인 악어가죽 스트랩도, 왕관의 보석처럼 톡 튀어나온 사파이어 카보숑 용두도 없으니. 대신 용두를 샤프트 안쪽으로 밀어 넣어 케이스에 통합시키고, 전체적인 비율과 형태를 세심하게 다듬었다. 브레이슬릿과 한 몸처럼 어울리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서. 그래서 이 시계는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초현대적인 빌딩처럼도 보인다. 탱크 고유의 정체성은 고스란히 살려둔 채, 현재적이고 기민한 인상을 덧씌웠다. 21세기의 클래식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 7백70만원.
LONGINESㅣCONQUEST CLASSIC 론진은 185년 동안 삿된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시계를 만들어왔다. 옳다고 믿는 바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근성과 노력을 의심하지 않는 자세는 진정한 승리자의 것이었다. 콘퀘스트 클래식엔 론진의 이런 신념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정한 스틸 케이스와 우직한 시곗바늘, 3시 방향의 호젓한 날짜 창과 64시간 파워 리저브를 지원하는 무브먼트 L619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강인하고 듬직해서 더 믿음이 간다. 코듀로이처럼 세로줄을 새긴 크림색 길로셰 다이얼은 또 어떻고.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형형한 기운이 빛난다. 2백만원대.
PIAGETㅣPOLO S 폴로 S는 스틸 시계도 얼마든지 우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원형 케이스 안에 넣은 쿠션형 다이얼, 폴리싱과 새틴 마감을 교차 배열한 브레이슬릿 링크, 잔잔한 길로셰 다이얼과 바통형 인덱스까지. 피아제의 미학과 기술력을 절묘하게 결합한 디자인이다. 오직 이 시계를 위해 설계한 오토매틱 칼리버 1110P 역시 마찬가지.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로 무브먼트의 정교함을 숨김 없이 드러낸다. 비싼 소재를 쓴 시계만이 좋은 시계일까? 이 시계는 작은 부분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야말로 ‘럭셔리’의 기본임을 알려준다. 1천3백만원대.
TIFFANY & COㅣCT60 3-HAND 단박에 시선을 잡아끄는 파란색 솔레이 다이얼과 금가루를 눌러 담은 듯한 푸드레 인덱스, 빨간색 포인터를 단 골드 초침…. 이 시계는 정제된 화려함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게다가 공들여 세공한 스틸 케이스는 백금처럼 은은하게 반짝이고, 엠블럼을 새겨 넣은 로터는 사파이어 백케이스를 통해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브레이슬릿 링크는 각진 형태로 남성미를 강조하지만, 손목 위에선 아주 유연하게 움직인다. 티파니는 시계의 모든 세부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듬어놓았다. 시계는 남자의 보석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6백9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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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윤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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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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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