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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신제품-2

2011.05.06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파나소닉 HDC-TM900

TM900은 TM750의 후속 모델이다. TM750은 3CCD의 장점인 색 재현력이 도드라지는 제품이었다. 문제는 한국 정품은 3D렌즈를 기본 사양으로 포함시켜서 판매했다는 점이다. 놀랍지만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D가 주류가 된다는 확신 때문인지, 아니면 3D 시장을 선점하려는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모함은 곧 수정되었다. TM900으로 오면서 기본 사양이었던 3D렌즈가 원래의 자리인 액세서리로 갔다. 가격은 2백만원대에서 1백만원 중반으로 떨어졌다.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사실 3D는 찍는 것보다는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풀 HD 초창기 때도 그랬다. 찍는 것보단 보는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이 더해졌고,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필요했다. 3D는 더한다. 찍기도 쉽지 않고, 보기도 힘들다. 이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은 1080/60p 지원이다. 완벽한 풀 HD 촬영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완벽한 풀 HD라면, 1백만원 중반대가 아니라도 포함되어 있는 기능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되어 나오기도 한다. TM900의 장점은 모호할 수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TM750을 계승한 3CCD가 눈에 띈다. 여기에 밝기 F1.5의 렌즈는 경쟁사에 비해 캠코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준다. 3D렌즈가 액세서리로 돌아간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을까? 풍부한 색과 많은 빛을 담고, 다양한 표현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캠코더의 기본은 다하는 것이다. 파나소닉에게는 뛰어난 선예도의 라이카렌즈가 항상 따라간다. 단단한 기본기를 자랑하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마지막에 삐끗한다. 내부 저장 공간이 32기가바이트에 그친다. 아무리 뛰어난 볼을 던지는 투수라도 ‘이닝 이터’가 될 때 진정한 에이스가 된다. TM900가 에이스가 되기에는 모자란 이유다.

RATING ★★★☆☆
FOR 원 포인트 릴리프.
AGAINST 이닝 이터.

모토로라 줌

결과와 상관없이 모토로라는 쉼 없이 도전한다. 그래서 재밌다. 남들 따라가서 좋을 만한 부분도 많이 보이는데, 그리로 가지 않는다. 디파이, 아트릭스와 마찬가지로 줌 또한 그렇다. 발전도 눈에 띄고, 고민의 흔적도 엿보인다. 먼저 발전의 흔적. 최초로 허니콤을 탑재했고, 사양도 뛰어나다. 테그라2 1기가헤르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서 속도가 꽤 빠르다. 카메라는 후면 500만, 전면 200만 화소다. 10.1인치의 대형 화면으로 보면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건 새로운 경험이다. 게다가 1280×800이라는 고해상도다. 하지만 뛰어난 사양은 온전히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영상의 선명도가 떨어져 보인다. 아이패드보다 높은 해상도에도 불구하고 선명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색감과 색 재현력을 구현하는 데 좀 더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닐까? 고사양 컴퓨터로 고스톱만 치는 삼촌을 볼 때처럼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제 고민의 흔적. 잠금 장치를 왼쪽 뒤편에 배치했다. 가로로 잡았을 때, 쉽게 누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홈 버튼은 터치 버튼으로 전면 왼쪽 하단에 있다. 홈 버튼의 양옆에는 뒤로 가기 버튼과 창 버튼이 함께 있다. 가로로 제품을 사용했을 때 어떻게 하면 편리할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다. 하지만 화면을 세로로 세우면 모든 버튼이 불편해진다. 16:10 와이드 화면을 채택하면서 영상을 보는 데 적합하도록 만든 탓일 것이다. 세로보기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은, 역시나 새롭지만 마뜩찮은 부분을 남겨놓는다. 애플의 진정한 라이벌을 모토로라로 보는 전문가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만 잘해서는 우승할 수 없다.

RATING ★★★☆☆
FOR 가로본능.
AGAINST 성과주의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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