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웨어 그룹의 CEO 마리오 그리아리오토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마르코 무지아노를 만났다.
회사 이름이 슬로웨어다. 천천히 입자는 뜻인가? 슬로웨어의 인코텍스, 자노네, 글렌셔츠, 몬테도로는 6개월만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다. 모두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게 최고급 소재로 편안하게 만들었다.
오래 입으려면 튼실한 소재는 물론이거니와 공정도 까다로울 텐데, 많이 비싸진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슬로웨어 그룹은 제작과 생산 공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실부터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래서 합리적인 가격에 팔 수 있다.
실도 직접 만든다고?
슬로웨어는 큰 회사다. 인코텍스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았고, 메리노 울은 1984년에 우리가 처음으로 시장에 소개했다. 메리노 외에도 우리가 특화시킨 소재로는 플렉스 울, 아이스 코튼, 셰이드 캐시미어 등이 있다.
자신만만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맞나?
물론이다. 인코텍스를 입는 사람들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아나? 그들은 1980~90년부터 우리 제품을 즐겨 입은 사람들이다. 우린 그때부터 로고를 숨기고 감이 좋은 바지, 일상생활에 적합한 옷에 대해 고민했다. 좋은 소재로 만든 현대적인 스타일을 고집하다 보니 까다로운 고객들의 충성도가 갈수록 높아졌다. 나 역시 10년째 인코텍스 블루라인의 치노리노와 인코치노 바지를 입고 있다.
치노리노? 인코치노?
치노리노는 면과 리넨을 섞어 만든 소재의 바지를 뜻한다. 주름이 적게 가면서 촉감은 부드럽다. 인코치노는 실 자체를 염색한 천으로 만든 바지를 말한다. 색이 쉽게 바래지 않아 오래 입을 수 있다. 둘 다 인코텍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특허 상표까지 받았다.
편집매장에서 인코텍스를 팔기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다. 반응은 어떤가?
한국 남자들은 이탈리아 남자들과 취향이 비슷하다. 사실 일본 외 아시아에서는 좀 이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고를 신경 쓰지 않고제품의 질을 따지는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비슷한 것 같다.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쓴 말이 신뢰나 믿음, 기본과 같은 단어다. 윤리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그건 슬로웨어를 이루는 기본 의식이다. 서두르지 않는 브랜드인 만큼 뭐든 공정하게 처리한다.
그런데 이익금을 어디에 기부했다거나 하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건 보도 자료로 만들어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순간 이미 순수한 의미의 기부가 아니다.
그럼 슬로웨어가 순수하게 내세우고 싶은 건 뭔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것.
- 에디터
- 김경민
- 포토그래퍼
- 한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