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 시몬스의 아름다운 2012 F/W 컬렉션이 스크린에서 한 번 더 번쩍인다.
<디올 앤 아이>는 라프 시몬스가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오트쿠튀르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는다. 가끔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 만듦새보다 영화가 다룬 인물을 중심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가 그렇다. 라프 시몬스의 명성이 영화의 완성도보다 앞선달까? 영화 홍보도 <디올 앤 아이>에서 ‘아이(나)’가 당연히 라프 시몬스이고 그의 디자인이 얼마나 유명한지 알리기 위해 열을 올린다. 하지만 영화는 시작부터 그 ‘아이(나)’가 여러 명임을 밝힌다. 소개는 라프 시몬스의 단짝이자 비서인 피터르의 몫이다. “아틀리에의 드레스 담당 수석 플로랑스와 수트 담당 수석 모니크가 제일 중요해요.” 디올은 여전히 직영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다. “무슈 디올의 영혼은 아직 떠나지 않았어요. 우린 무슈 디올을 위해 일해요. 경비원들이 말해요. 밤에 그림자 같은 것이 있다고요. 그건 무슈 디올이 순찰하는 거예요.” 아틀리에의 직원들은 여전히 무슈 디올이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믿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옷을 만든다. <디올 앤 아이>는 영화 내내 라프 시몬스의 반짝이는 ‘재능’과 40년 넘게 일한 장인들의 ‘기술’을 동등하게 배치시킨다. 덕분에 라프 시몬스의 그 아름다운 2012 F/W 컬렉션이 스크린에서 한 번 더 번쩍인다. 그 재능이 타인에 대한 존중에서 왔다는 걸 확인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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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 에디터
- 양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