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준비하고 자르세요

2015.08.10강지영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한번 해봐도 좋을 일. 청바지 자르기.

우선은 냉장고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오이처럼, 옷장에서 영원히 잊혀질 뻔한 청바지를 찾아낸다. 낡을수록 후들후들할수록 좋고, 사이즈는 허리 기준 두 치수 정도 큰 게 제일 좋다. 반듯하게 펴서 탁자에 올려 놓고 가위를 준비한다. 무릎 길이(무르팍이 반 정도 보이는 길이면 적당하다)로 자른다. 즉흥적이고 계획 없이 과감하게 자를수록 효과가 탁월하다. 이대로 그냥 입어도 상관 없지만, 좀 더 섬세하게 작업하고 싶다면 세탁기에 넣고 한번 돌린다. 거칠게 자른 밑단의 올이 풀려 한층 멋지다. 깨끗한 면 티셔츠 또는 얇은 긴팔 셔츠와 입고, 신발은 통이나 샌들 보다는 슬립온 운동화, 스웨이드 로퍼, 벅스 슈즈처럼 발가락이 보이지 않는 게 더 낫다. 여름은 곧 끝날 테지만, 그러고도 얼마간 이 바지를 입을 시간은 더 있다. 색깔이 진한 크루넥 니트, 파란색 옥스퍼드 셔츠와도 생각보다 더 잘 어울리니까. 너무 짧게 자르거나 밑단의 풀린 올이 먼지떨이처럼 줄줄 흐르지 않게 주의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바지를 타이트하게 입는 건… 할 말은 많으나 이만 줄이겠어요.

강지영

강지영

편집장

강지영은 2002년부터 'GQ KOREA' 패션 에디터를 거쳐 패션 디렉터로 일했고 2018년부터 'GQ KOREA' 편집장으로 난리 법석 에디터들과 함께 매일이 드라마인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날 'HIM', 'ESQUIRE KOREA' 등의 남성지 패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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