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책 그리고 두 개의 ‘매그놀리아’.
2006년 데뷔부터 올해까지 총 일곱 편에서 교복을 입었다. 대부분 소녀 역할. 그러니까 <오 나의 귀신님>은 그녀가 데뷔한 지 10년 만에 맡은 첫 번째 (성인) 멜로드라마다. 처음 만난 ‘어른’ 박보영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남자의 시선이 아니라 엄마도, 여동생도, 누나도 그녀를 어여쁘게 여긴다. 뭐든 자연스러워서 그런 건 아닐지. 웃어도, 울어도, 유혹해도, 애교를 부려도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는다. 온전히 자신으로 연기하는 배우. 누구보다 어른 같은 그녀에게 향수를 선물하고 싶다. (드라마에서 모기약을 뿌릴 때 어찌나 안타깝던지.) 프레드릭 말의 오 드 매그놀리아는 그녀에게 꼭 어울리는 향수다. 목련은 지구에서 최초로 핀, 피기 전이 오히려 예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꽃말은 고귀함. 늘 첫 번째로 꼽는 동명의 영화 DVD도 함께 선물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예전부터 어른의 ‘아이템’을 시계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시계를 찬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만약 그 이유가 지나치게 얇은 손목 때문이라면 빈티지 까르띠에 ‘미니어처’ 탱크를 권하고 싶다. 한편 학생 역할은 많이 했지만, 지금 대학 생활은 전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뭔가 배우고 싶어 답답할 때 마이클 케인이 쓴 <명배우의 연기수업>을 봤으면. (단국대 도서관에 있다.) 케인이 말한다. “눈이 연기의 모든 걸 말해준다.” 그녀의 외꺼풀 눈이 그 증거다.
- 에디터
- 양승철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