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S CHOICE
제임스 본드는 20년 동안 한 브랜드의 시계만 찼다. 모델과 색깔이 바뀌어도 다이얼 위엔 항상 오메가의 로고가 있었다.
“당신이 제임스 본드가 될지도 몰라요.” 누군가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말했다.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을 여섯 번째 배우를 찾을 무렵이었다. 물론, 그는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말 멋지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죠.” 소문이 무성해지자 무덤덤했던 그도 마냥 평온할 수만은 없었다. 헝가리 여행길에서 우연히 들른 중고 시계 매장에서 오메가 시계로 향하는 손을 애써 내릴 수 없었던 것처럼. “중고 매장에서 오메가 시계를 샀어요. 제임스 본드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언저리까지 닿았다는 하나의 증표가 될 거라 믿었거든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만의 의식이기도 했다. 의식의 효과와는 상관없이,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가 되었다. 모든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가 그날 산 시계가 1968년산 씨마스터 300이였던 것도, <스펙터>에서 시종일관 차고 나온 시계 또한 씨마스터 300이라는 것도. 그리고, 2015년의 제임스 본드가 다른 누구도 아닌 다니엘 크레이그인 것도.
단 7007명만. 새로운 임무를 위해 나서는 제임스 본드에게 ‘Q’가 건넨 시계, 오메가 씨마스터 300 ‘스펙터’다. 이전의 어떤 ‘본드 워치’보다 간결한 용모, 그리고 부드럽고 다부진 스트라이프 패턴의 나토 스트랩을 달았다. 나토 스트랩은 전 세기 제임스 본드부터 지극히 사랑해온 방식의 스트랩으로, ‘007스러움’을 강조한 스펙터의 무드를 더불어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양방향 회전하는 검정색 다이빙 베젤은 폴리시드 세라믹으로, 12시간 눈금은 리퀴드메탈 소재를 썼다. ‘롤리팝’ 중앙 초침, 백케이스에 새긴 시리얼 넘버는 시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혁신적 무브먼트 오메가 마스터 코-액시얼 칼리버 8400이 심장부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것으로 완벽히 마무리했다. 생산 수량은 전세계 단 7,007개, 오직 7천일곱 명만이 이 시계를 가질 수 있다. 한정 수량, 제임스 본드가 직접 찬 시계라는 묘한 ‘로열티’ 덕분에, 씨마스터 300 ‘스펙터’가 자극하는 물욕을 견디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영화 속 긴박하고 아찔한 순간에도, 총을 장전하는 본드의 손목 위에 놓인 이 시계가 유독 눈에 또렷하게 박힌다면 더더욱.
BOND’S NIGHT
제임스 본드와 오메가의 20년, 그리고 새로운 만남을 목격하기 위해 은밀히 모인 밤.
프라이빗 시네마에는 선택받은 손님만이 자리할 수 있는 말끔한 40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들뜬 마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손님들이 전시장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해가 저문 밤, 반짝이는 조명과 말쑥한 옷차림, 그리고 뒷맛이 깔끔한 술. 007과 오메가, 그리고 지큐라는 이름으로 모인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들. 오메가 부티크 숍 매니저들의 설명과 함께 오메가의 역대 ‘본드 워치’들을 면밀히 살피고, 가장 새로운 또 하나의 ‘본드 워치’ 씨마스터 300 스펙터를 스크린 속 영화를 통해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약간의 취기와 흥분된 마음으로 제임스 본드를 만나고 나온 손님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간신히 떼기도 했다. 오메가가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함께.
또 하나의 본드 워치 씨마스터 300 스펙터만이 유일한 본드 워치인 건 아니다. 본드의 가족 문장에서 영감을 받은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한정판은, 돌아온 제임스 본드에게 바치는 또 하나의 시계다. 41.5밀리미터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제임스 본드의 총신을 본뜬 무브먼트 로터, 1만5천 가우스의 자성에도 끄떡없는 마스터 코-액시얼 칼리버 8507까지. 15,007개 한정으로 선보이는 또 하나의 본드 워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