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봄인 것.
BMW 모터라드 레이스 헬멧 감당할 수 있는 정도, 그러니까 영상 2~3도 정도만 되면 두 바퀴 탈것으로 길을 나선다. 스쿠터나 바이크를 타고 양평이나 강촌으로, 아니면 괜히 동네 한 바퀴라도 돌고 싶어지는 게 봄의 마음이다. 그 상쾌함과 교환할 수 있는 건 세상에 없다는 걸 이제 안다. 그럴 때 헬멧은 얼굴을 완전히 덮어주는 것이 무조건 좋다. BMW 모터라드 레이스 헬멧은 도로와 트랙을 가리지 않는다. 뒤통수 부분에 있는 스포일러는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까지 달리면 안 되지만…. 그런 생각만으로도 가벼워지는 마음에는 죄가 없다. 게다가 봄바람처럼 가볍게 쓸 수 있다면. 이 헬멧은 BMW 모터라드 풀페이스 헬멧 중 가장 가볍다. 사람 뇌의 평균 무게는 1,400그램, 레이스 헬멧의 무게는 1,350그램이다. 1백15만원.
후지필름 X70 ‘필름’이라는 글자를 놓지 않는 유일한 카메라 제조업체. 후지필름은 필름 카메라의 기본을 추월하지 않으면서 현대성을 드러낸다. 지난 1월 발표된 X70이 대표적이다. 렌즈에 달린 조리개 링과 틸트 LCD, 터치스크린의 공존은 사람들이 과거와 현재의 카메라에서 일관되게 기대하는 직관성이다. 두께 4.4센티미터, 무게 340그램의 사양은 이전 모델에 비해선 줄었으나 충격적일 만큼 얇고 가벼운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편한 가방이 가벼운 가방처럼 느껴지는 것, 중요한 일에서는 세련된 가방보다 기능적인 가방이 선호되는 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숫자 이상을 보여주는 F2.8 광각렌즈와 1630만 화소의 APS-C 크기 센서의 조합, 독자적인 필름 시뮬레이션이 아무 데나 없는 봄 색깔을 담아줄 것이다. 최저가 88만원대.
리델 수퍼리제로 샴페인 글라스 와인 잔의 림을 손끝으로 문지를 때의 기분을 좋아한다. 액션 영화에서 칼자루를 뽑을 때 나오는 효과음이 들릴 것 같은 잔이라면 더없이 좋다. 리델은 이런 욕심을 안다는 듯이, 그보다 더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이, 신제품을 내놨다. 와인 잔 한 개의 무게가 90그램밖에 안 되는 초경량 라인업 수퍼리제로다. 기린 다리처럼 아슬아슬한 스템과 입술에 바로 와인이 닿을 듯 얇은 잔 두께를 보고 있자니, 스트레스를 단칼에 벨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기포가 자글자글 씹히는 샴페인을 마시면 어떨까? 공중에 뜬 채로 유영하는 기분을 마침내 느낄 수 있는 걸까? 사진 속은 샴페인 전용 잔이다. 늘 보던 가늘고 긴 프루트 샴페인 잔은 이제 유행이 지났다. 이 잔에 샴페인을 부은 뒤 입술을 대고 코를 넣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가격 16만8천원.
아디다스 에이스 16+ 퓨어컨트롤 무게로 경쟁하자면 더 가볍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더 가벼운 축구화도 많다. 아디다스 에이스 16+ 퓨어컨트롤은 저울에 달아 무게를 가늠하기보다 발을 집어넣고 공부터 뻥 차보게 되는 신발이다. 이 축구화는 끈이 없다. 그러니 신발이 몇 그램 더 가벼워졌을 때 얻을 수 있는 모호한 장점 대신, 실질적인 발놀림의 자유가 생긴다. 힘껏 슛을 날릴 때, 상대 골대로 진군하며 나아갈 때, 공을 이리저리 몰며 수비수를 제칠 때, 발등의 감각이 공과 직접 마주하는 기분. 킥은 더 정교해지고, 볼 컨트롤은 신발 끈이란 변수 없이 ‘퓨어’할 것이다. 끈이 풀릴 염려도 없으니, 달릴 때도 거리낌이 없다. 유럽 축구 시즌이 절정으로 치닫고 K리그가 막 개막한 지금, 잔디밭을 뛰며 봄을 발끝부터 만끽하기에 적격이다. 소비자가 39만9천원.
- 에디터
- 정우성, 정우영, 손기은, 유지성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