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에 실제 작가의 작품을 차용하거나, 협업하거나, 시계를 캔버스로 활용한 모델을 소개한다.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니트 리피터
꾸준히 빈센트 반 고흐 에디션을 발표해 온 예거 르쿨트르의 2017년 최신 버전. 이번에는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시계에 옮겼다. 인상파 특유의 붓 터치를 조그마한 다이얼에 옮기면서 색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에나멜 기법으로 묘사했다. 전 편에서 말했듯 에나멜링으로 섬세한 기법을 그린다는 것은 극한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때문에 이 시계는 다이얼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소장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케이스백에서는 미니트 리피터 기능을 탑재한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942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위블로, 클래식 퓨전 에나멜 브리토
마이애미 도시 전체를 자신의 작품으로 변화시킨 브라질 태생의 팝 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 앱솔루트 보드카, BMW 미니, 펩시 등의 브랜드와 협업을 선보이다 최근엔 위블로와도 손을 잡았다. 위블로는 그가 이 시계만을 위해 직접 그린 그림을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시계에 담았다. 케이스는 세라믹 소재이며, 클래식 퓨전 특유의 케이스 옆 곡면이 매우 아름답게 빛난다. 케이스백에는 브리토의 사인이 새겨져 있으며, 두께가 2.9mm에 불과한 인하우스 핸드 와인딩 칼리버 HUB 1302를 탑재했다.
리차드 밀, RM 68-01 콩고
리차드 밀의 RM 68-01 콩고 모델은 이때까지 발표된 모든 아티스트 협업 시계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아티스트의 혼이 담겨있다. 왜냐하면 작품을 옮긴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직접 시계에 그림을 그린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 30점 리미티드 에디션이고, 완전히 똑같은 시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시릴 콩고는 파리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다. 그는 리차드 밀에게 협업 제안을 받고 5cm 남짓한 부품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해야만 했다. 리차드 밀 역시 콩고의 특수 스프레이 분사 장치와 안료 개발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 왜냐하면 스켈레톤 워치만을 선보이는 리차드 밀이기에 그림이 그려지는 부분이 다이얼이 아니라 무브먼트여야만 했으므로. 이렇게 탄생한 RM 68-01 콩고는 그래피티 특유의 컬러와 질감을 완벽하게 느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시계다.
- 에디터
- 김창규
- 어시스턴트
- 민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