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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SUV 코나를 직접 타 봤더니

2017.09.01이재현

지금, 가장 치열한 엎어 치기가 벌어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 잠깐 방심하면 모든 걸 잃는다는 이곳에 현대차 코나가 닻을 내렸다.

원래 소형 SUV 시장 개척자는 2013년 등장한 쉐보레 트랙스였다. 작지만 실용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까지 갖췄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같은 해 르노삼성이 유럽에서 발 빠르게 QM3를 들여오면서 슬슬 경쟁이 점화되었지만, 정작 뜨거워진 B 세그먼트 SUV 시장을 평정한 것은 쌍용차의 티볼리였다. 2015년 슬쩍 숟가락을 얹더니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 동네 골목대장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가 꿈틀대자 소형 SUV 골목이 또다시 들썩였다. 세 브랜드는 각기 재빠르게 대응했다. 각종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손봤다. 신차가 아니라 해도 미디어 행사를 크게 열었다. 이왕 벌어진 판이라면 칼춤 한번 제대로 춰보자는 기세였다. 현장에서 만난 모 브랜드 관계자는 “진짜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얼마나 중요히 여기고 있는지를 암시하는 말이었다.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입이라고 핀잔할 수도 있겠지만 소형 SUV는 대형차보다 한 대당 마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물량 공세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깜찍하게 증명했다. 명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돈을 걸어야 했다. 현대차는 독특한 생김새의 코나를, 기아차는 무난한 디자인의 스토닉을 등판시켜 티볼리 포위 작전에 나섰다. 드디어 소형 SUV 후반전이 시작됐다. 코나의 크기는 주니어 SUV라서 작지만, 차돌처럼 단단한 체형으로 태어났다. 주간주행등과 이별한 헤드램프는 프런트 범퍼 자리까지 내려갔다.

시트로엥 칵투스와 지프 체로키에서 이미 선보인 디자인이라 아주 새롭지는 않아도 날카로운 인상은 여전히 도드라진다. 테일램프도 상하로 나눠 투싼과 비슷해 보일 수 있는 뒷모습에 기교를 부렸다. 전륜과 후륜 휠아치 주변을 넉넉히 두른 플라스틱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까지 검은 손을 뻗어 감쌌다. 코나에 심은 엔진은 터빈을 단 1.6 가솔린과 1.6 디젤이다. 특히 1.6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177마력으로 동급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저회전 영역에서 터보랙이 조금 있으나 그다지 거슬리지는 않는다. 엉덩이는 멀티링크(전륜구동 모델은 토션빔) 서스펜션이 받친다. 순두부 같은 하체를 예상했지만 의외였다. SUV 중에서는 댐퍼 스트로크가 짧고 스프링 레이트가 높은 편이라서 뒤뚱거리지 않는다. 두루 갖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만기를 앞둔 적금처럼 든든하다. 가령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급격한 코너가 아니라면 시속 130킬로미터로 달려도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감아 탈선을 막는다. 코나는 국산차에서 보기 힘든 과감한 디자인과 고른 기본기로 차기 어린이 회장을 노린다. 지난 7월 코나의 판매량은 3145, 티볼리의 판매량은 4479대였다. 하지만 가지치기 모델인 티볼리 에어를 제외하면 2994대로 코나에 미치지 못한다.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첫 달이긴 했지만 확실히 주목할 만한 결과다. 패배했지만 패배하지 않은 코나와 티볼리 아머로 정면 승부를 택한 티볼리. 이 체급에서 2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크기 ― L4165 × W1800 × H1560mm
휠베이스 ― 2600mm
무게 ― 1460kg
엔진형식 ― 직렬 4기통 가솔린
배기량 ― 1591cc
변속기 ― 7단 자동(DCT)
서스펜션 ―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
타이어 ― 모두 235/45 R 18
구동방식 ― AWD
0→100km/h ― 7.6초
최고출력 ― 177마력
최대토크 ― 27.0kg·m
복합연비 ― 11.0km/l
CO2 배출량 ― 151g/km
가격 ― 2천6백5만원

    에디터
    이재현
    포토그래퍼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