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랑종>이 마블을 꺾었다

2021.07.16GQ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던 <블랙위도우>를 제치고 <랑종>이 박스오피스 강자로 올라섰다.

14일 개봉한 영화 <랑종>의 인기가 무섭다. <곡성>, <추격자> 등을 만든 나홍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써, 개봉 전부터 연일 화제였던 <랑종>이 관객 신기록을 세우며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날 약 13만명을 동원했다. 이는 2009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개봉 당일 18만명을 동원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기록을 그린 오컬트 호러 장르 영화다. 특히 페이크 다큐 기법을 차용해 사실감을 부여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이미 <곡성>은 <랑종>에 비하면 코미디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랑종>이 선보이는 공포의 차원이 다르다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호러 영화 팬들에게는 꼭 한 번 ‘도전’할 영화로 회자되고 있다. ‘불편하다’, ‘새롭다’는 호불호의 의견이 마구 뒤섞이면서 오히려 이를 검증해보자는 관람객이 늘어나는 것도 <랑종>에겐 호재다.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는 사실에 최초로 불을 켜고 영화를 상영하는 ‘겁쟁이 상영회’도 생겨났다. <랑종>은 보고싶지만 담력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독특한 상영회다.

현재 <랑종>의 인기 때문에 2년 만에 선보이는 마블의 기대작 <블랙위도우>도 순위가 밀려난 상황이다. <블랙위도우>가 침체돼 있던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스오피스의 현재 1위는 <랑종>이 차지했다. 유난히 더운 올 여름, <랑종>만의 공포로 무더위를 날릴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오히려 더 찝찝함에 휩싸일 것인가. 확인은 관객만이 할 수 있다.

    에디터
    글 / 박선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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