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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우리들의 섹스는?

2021.09.10GQ

지난 겨울, 킨제이 연구소는 2,000여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펜데믹 이후 섹스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캐주얼한 관계 vs 지속적인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싱글 응답자의 52%가 가벼운 관계 대신 진중한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펜데믹으로 고립을 경험한 이들은 이제 잘 모르는 사람과의 가벼운 섹스를 꺼려하게 된 것. 설문에 참여한 과반수가 원나잇 스탠드에 관심 없어졌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응답자의 68%는 누군가를 유혹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덜 즐기게 됐으며, 64%는 한 명 이상의 파트너를 갖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대환란의 시대를 겪으며 인류는 보다 안정적이고, 깊이 있는 관계에 집중하게 된 듯하다. 

빠른 섹스 vs 느린 섹스 섹스 연구가 자나 브랑갈로바 박사는 데이트 후 첫 섹스를 하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만나자마자 곧장 섹스를 하러 가는 대신, 상대를 더 알아보는 ‘탐색의 시간’을 갖게 된단 의미다. 응답자 중 영상 채팅을 설문 카테고리에 포함시킨 70%가 앞으로도 데이트 전 영상 채팅을 계속 할거라고 말했다. 즉, 본격적인 대면 만남 전에 비대면 만남을 오래 가지며 ‘나와 맞는 사람일지, 데이트해도 될지’를 파악한 후에야 섹스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건강 vs 데이트 ‘건강’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체감하는 이 시대, 밀레니얼의 53%가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 데이트를 취소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는 파트너에게 섹스를 하기 전에 먼저 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충동적인 쾌락 대신 이성적인 신중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응답자의 51%가 콘돔의 사용을 더 선호하게 됐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코로나 펜데믹을 경험한 젊은 세대는 ‘섹스를 하는 것’ 그 자체보다 ‘섹스를 건강하게 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간 vs 섹스 토이 건강을 위해 몸을 사리고, 캐주얼한 섹스에 흥미를 잃었다고 해서 ‘금욕의 시대’에 돌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진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커플은 더 다양한 패턴의 섹스에 몰두하게 되고, 싱글인 사람은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찾게 될 거란 거다. 응답자의 19%는 미래에 열린 관계를 추구하고 싶다고 했고, 46%는 섹스 토이를 비롯해서 다채로운 자위 방법을 찾고 싶다고 했다. 믿을만한 상대와 안전한 곳에서 여태까지 해보지 못했던 놀라운 형태의 섹스를 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식을 추구한다는 것. 어쨌든 인류에게는 새로운 에로티시즘의 시대가 도래했다.

 

참고문헌 

 

    에디터
    도날드 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