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동네 주민이 줄 서서 먹는 곳을 맛집이라고 한다죠?
호남마을ㅣ냉동 삼겹살
파절이가 반칙이다. 된장찌개도 반칙이다. 냉동 삼겹살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맛은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더라도, 함께 나오는 파절이와 된장찌개가 그 중독성을 7배쯤 상향시킨다. 기운 없는 날 충전하고 싶을 때 무조건 생각나는 집. 대패 삼겹살도 있는데 사적 취향으로는 그냥 삼겹살에 더 끌린다.
menu 삼겹살 1만8천원 add 강남구 역삼로7길 2
풍년집ㅣ소갈비살
마늘 양념으로 범벅된 비주얼에 놀랄 수 있으나 갈매기살 굽듯 훌훌 굴려가며 구우면 달짝지큰한 소갈비살로 완성된다. 둘이 가서 2인분만 먹으면 어쩐지 아쉬워서 3번째 방문부터는 냅다 3인분 주문하고 보는 곳. 기본으로 나오는 된장찌개 비법은 사교성 좋은 친구가 사장님께 물어봐 공유해주면 좋겠다. 죽방멸치로 추정되는 커다란 통 멸치 하나와 두부 왕 뭉큼, 고춧가루 푹푹 뿌린 게 다인 것 같은데 맛있단 말이지.
menu 소갈비살 1만7천원 add 강남구 논현로67길 63
대도식당ㅣ한우 등심
젊은 시절 차던 손목시계 물려주듯, 있을지도 모를 후손에게 알려주고 싶은 맛집. “얘야, 이곳이 ‘1964년 마장동 부근 왕십리 뒷골목에서 시작해 오로지 등심 한가지로 승부해온 곳’이란다.” 생 양배추와 고추장, 대파 무침, 등심, 끝. 간결한 상차림의 내공에 속이 든든하다. 깍두기 볶음밥도 꼭 먹을 것. 요즘은 깍두기 볶음밥과 한우된장죽을 배달도 한다.
menu 생등심 4만6천원, 깍두기 볶음밥 4천5백원 add 서초구 강남대로 567(5월 28일 토요일부터 강남대로 589 지하 3층으로 이전)
땅코참숯구이ㅣ돼지목살
돼지목살의 참맛을 알고 싶다면 꼭 가봐야할 집. 알맞게 구워주는 서비스로 완성된 둥글둥글 퉁퉁한 목살을 씹으면, 부드럽고 촉촉하고 풍성하고 사르르 녹고 또 먹고 싶고···. 대도식당과 마찬가지로 왕십리점이 본점이나 왕십리점에서도 줄 많이 서본 1인으로서 평하자면 그 맛과 질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menu 생목살 1만7천원 add 강남구 도곡로7길 28
유명한참숯닭갈비ㅣ닭갈비
‘닭갈비가 이렇게 두툼한 것이었나’ 싶은 놀라움을 닭갈비 고장 춘천의 원조 숯불 닭갈비 명가들에서 경험한 이들이라면 그 호화로운 식감이 그대로 재현될 집. 양념과 간장 두 버전 모두 맛있어서 무엇 하나를 추천할 수 없다. 푸짐한 치즈를 곁들인 손님이 많이 보이는데, 그저 닭갈비만으로도 맛있어서 치즈 메뉴를 시켜 볼 생각도 안 했다. 순두부찌개도 추천. 묘하게 어울린다.
menu 숯불닭갈비(양념/간장) 1만2천원, 순두부찌개 4천5백원. add 강남구 역삼로14길 14
이가네 양꼬치 양재2호 직영점ㅣ양고기
한 번 갔는데 단골이라 말하고 싶다. 또 갈 거니까. 자꾸 갈 거니까. 양재시민의 숲으로 산책 가다 북적이는 사람들의 생기에 들어간 곳. 웬걸, 그날 산책 거기서 끝났잖아. 테이블마다 석쇠에 양왕갈비 한 대씩 올라가 있는데, 양등심꼬치나 양왕꼬치도 그에 못지 않게 아주 아주 퉁퉁하다. 양고기는 냄새나서 싫다는 일행이 있어도 나만 믿고 따라 오라 외쳐도 된다.
menu 양등심꼬치 2만1천원, 양왕꼬치 1만7천원 add 서초구 마방로2길 68
- 피처 에디터
-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