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여자들이 꼽은 최악의 노래방 유형 5

2023.01.19이진수

연인과 노래방에 가서 진상이 되는 일만은 피하자.

유형1 노래하는 내내 딴짓 하는 남자 평소 자주 노래방 데이트를 즐기는 사이가 아니라면 남자, 여자 모두에게 노래방이라는 공간이 주는 새로운 분위기는 어색하고도 묘할 것이다. 그런데 연인이 노래를 부르는데 집중은 고사하고 본인 노래 고르기 바쁘거나, 폰을 만지거나 혹은 잠든다? 정말 최악의 경우다.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초반 두어곡 정도는 리액션을 열심히 해주는 게 센스 있는 연인이 되는 방법. 조금 분위기가 풀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시선을 주고 받으면서 그때 음료수를 마시거나, 내가 부를 노래를 찾아봐도 되지 않을까? 연인이 정말 노래를 잘하거나, 혼자 노래에 심취해있거나, 무심한 성격이 아니고서야! 함께 일어나서 춤을 춰주거나, 화음을 넣어주거나, 심심하면 사진이라도 찍어줘라.

유형2 간주 점프 하고 1절만 부르자는 남자 효율적이고 좋은 거 아니냐고? 일단 ‘간점’을 하기 전에 물어보고 정하자. ‘2절까지 듣기에는 너무 지루하니까 간주 점프 하고 빨리 빨리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자’는 식의 접근법은, 연인과의 노래방에서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더군다나 노래는 1절까지만 부르는 게 딱 좋다며 꼰대처럼 노래를 부르는 연인을 두고 갑자기 끊어버리지는 말자. 취향 존중을 해주라는 것. 요즘 같은 케이팝 전성기에는 간주도 노래의 일부요, 2절과 엔딩 요정까지가 노래의 일부이자 노래방을 굳이 찾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자친구 혹은 연인,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본적이 없다면 어떤 룰을 따를지는 함께 이야기 하고 정할 것.

유형3 내 앞에서 사회생활 하는 남자 룸에 들어오자마자 1분도 아깝다는듯이 재빠른 행동. 익숙하게 노래방 벽에 붙어있는 <노래방 애창곡 100선> 리스트 앞에 서서 리모콘을 두들긴다. 아파트, 땡벌, 붉은노을, 소주 한잔… 트로트부터 발라드까지. 잠시라도 침묵이 흐르면 두드러기가 일어나는 사람처럼 끊임 없이 노래하고 탬버린을 흔들어대는 남자. 그래. 첫번째 유형의 남자보다는 100번 낫다. 하지만 취향도 없고, 재미도 없고. 내 앞에서 눈치 보며 사회생활 하는 것 같은 남자의 노래 메들리에 진심으로 재밌어하며 호응할 여자가 있을까. 노래방 데이트 분위기를 ‘성공적’, ‘로맨틱’으로 만들기 위해 몸부림 칠수록, ‘부담스럽게 왜 이러는 걸까?’ 평소와 다른 모습에 여자는 민망함과 어색함이 밀려올지도. 두 사람 사이 흐르던 묘한 기류마저 들어가지 않을까.

유형4 ‘혼코노’ 해야할 노래를 여기서? 텐션 조절도 중요하지만, 선곡도 중요하다. 그렇다. 한 곡 정도는 연인을 위해, 연인이 연인을 위해 부르는 정성을 생각해 들을 수 있다. 이를 테면 남자들이 본인도 왠지 비슷한 가창력과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선호 하는 정준일이라던가, 박원. 혹은 김동률, 이적 같은.(하지만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최근 유망주로 떠오른 멜로망스의 김민석, 폴킴. 진정성 있는 가사와 마음이면 한 곡 정도는 너무 감동일 것이다. 아니면 귀엽게 학창시절 플레이리스트를 가득 채웠을 추억의 명곡 시리즈. 여자친구도 좋아했을 법한 노래를 같이 불러봐도 좋겠다. 그런데 꼭 빗나가는 리스트가 있다. 이를테면 버즈의 ‘가시’,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FT아일랜드의 ‘사랑앓이’ 같은. 감성 충만한 노래. 또 백중백발 여자들이 싫어하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는 넣어두면 좋겠다. 고해(임재범), 취중진담(전람회), 외톨이(아웃사이더). 이 세 곡은 부르느니, 안 부르느니만 못하다. 그럼 뭘 불러야하냐고? 차라리 뉴진스를 부르는 게 나을지도.

유형5 오직 노래와 나만이 존재하는 남자 선곡도 중요하지만 호흡도 중요하다. 데이트를 하러 노래방에 온거지, 당신 앞에 있는 여자는 당신의 노래를 듣기 위해 콘서트에 온 게 아니다. 물론 평소에 노래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의 연인이 아니라면 억지로 권해서 노래를 부르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노래방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든말든, 본인의 목소리에 심취하고 또 그것에 영감 받아 노래를 하다가 또 다른 노래를 찾아서 줄줄이 예약을 하는. 혼자서 <도전 1000곡>이라도 찍을 기세로 노래하지는 말자. 연인이 노래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함께 듀엣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로 선곡해서 새로운 시간을 가져본다던지, 관심이 없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후렴구를 가진 노래를 선곡해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센스를 발휘해봐도 좋겠다.

유형6 혼돈의 카오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이런 유형이 없길 바란다. 밀폐되어있고 사적인, ‘노래방’이라는 장소의 이점을 이용하는 유형. 연초 혹은 전자담배를 피우거나, 상대방에게 지나친 스킨십을 하거나, 노래방의 재떨이 혹은 바닥에 가래침을 뱉는 행동.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과한 춤사위를 벌이는 행동. 마이크에 대고 욕설을 내뱉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 종류야 어찌됐든 인상이 찌푸려지고야 마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자. 경찰서에 끌려갈 확률이 높다.

에디터
이진수
디자이너
조승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