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실패 없이 칵테일 주문하는 방법

2023.03.08GQ

클래식 바에 가기 전, 참고하면 좋을 취향별 가이드.


Taste Number 01 – 목 넘김이 중요한 ‘탄산 홀릭’
평소 밋밋한 음료보다는 톡 쏘는 기포의 질감을 선호하고, 와인 리스트를 볼 때도 스파클링 섹션에 눈길이 먼저 가는 당신. 탄산이 들어가는 다음과 같은 메뉴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저녁을 조금 무겁게 즐겼다면 탄산으로 개운하게 시작하면 좋을듯.


❶ 보스턴 쿨러 ❘ 바에서 첫 잔으로 시작하기에 무척 적절한 칵테일이다. 이름에서도 짐작가듯 청량한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럼에 레몬주스, 설탕, 진저 에일이 들어가서 럼 특유의 향을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차갑게 칠링된 날렵한 잔을 잡고 꿀꺽꿀꺽 들이키면 어느새 답답한 마음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 들 거다.


❷ 하이볼 ❘ 칵테일은 잘 몰라도 하이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이자카야에서 친근하게 마셔온 만인의 칵테일을 클래식 바에서는 조금 더 고차원적으로 즐겨볼 수 있는 게 장점. 평소 좋아하는 위스키가 있다면 얼마든지 베이스를 본인의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으니 꼭 주문해볼 것. 특히 피트 향 짙은 위스키 하이볼에 약간의 후추를 뿌려 달라고 부탁해보자. 미각과 후각에 색다른 기분을 선물해줄 것이다.


❸ 카카오 피즈 ❘ 칵테일을 디저트처럼 즐기고 싶다면 새콤달콤한 초콜릿을 가볍게 마시는 느낌을 주는 카카오 피즈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카카오 피즈는 달달한 맛과 초콜릿 향의 리큐어, 레몬 주스, 설탕, 소다수 등을 섞어 만드는 칵테일이다. 게다가 도수도 낮은 편이기 때문에 술을 어려워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칵테일이다.


Taste Number 02 – 칵테일은 이야기를 타고, ‘스토리텔러’
칵테일 한 잔을 꼭 맛과 향만으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겐 이 칵테일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누가 즐겨 마셨는지, 어떤 유명 작품에 등장했는지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할 수 있다. 지금 주문하는 칵테일은 영화 이야기로 물꼬를 틀 수 있는 그런 칵테일.

❶ 마티니 ❘ 마티니는 영화 <007> 시리즈 뿐만 아니라 <캐롤>, <부탁 하나만 들어줘> 등에 등장했다.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영화만큼 유명한 대사를 남길 만큼 중요한 장면에 등장 하는 치명적인 칵테일이기도 하다. 본래 마티니는 저어주는 ‘스터(Stir)’ 방식으로 만들지만 제임스 본드는 쉐이킹 기법으로 만들어 달라 부탁한 것. 조금 특별한 마티니를 맛보고 싶다면 상큼한 사과 느낌의 애플 마티니나 풍미가 그윽한 에스프레소 마티니에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❷ 위스키 사워 ❘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런 대사를 친다. “넌 어젯밤 밤새도록 술을 마셨잖아. 빌어먹을 위스키 사워를 여덟 잔이나 마셨어!”라고. 얼마나 맛있으면 그렇게 많이 마셨을까 싶은 대목. 위스키 사워는 위스키 베이스에 레몬즙과 설탕을 넣어 만드는 칵테일이다. 새콤달콤한 맛과 묵직한 위스키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칵테일로, 식사 후 여운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즐기기 좋다.


Taste Number 03 – 취해도 상관 없는 ‘알코올 러버’
‘꾼’은 어디서든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꾼은 꾼을 알아본다. 평소 위스키, 고량주, 데킬라와 같은 독주를 즐겨마시는 사람이라면, 주문 전에 사부작 당신의 취향을 바텐더에게 귀띔 해보기를. 바텐더가 입 안에 강렬한 타격감을 전해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칵테일을 추천해 줄테니 말이다.

❶ 사이드카 ❘ 사이드카는 꼬냑을 베이스로 레몬즙, 오렌지 껍질 향을 우려내 만든 ‘코앵트로’라는 리큐르로 만드는 칵테일이다. 사이드카란 오토바이 옆에 붙이는 보조좌석을 뜻하는 단어로,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이 칵테일이 탄생할 무렵, 유럽에서 사이드카는 흔한 교통수단이었다고. 비교적 도수가 높은 칵테일이지만 묵직한 알코올의 느낌과 함께 레몬, 오렌지 등의 상큼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척 매력적인 면모를 가진 칵테일.

❷ 맨하탄 ❘ 이름부터 세련되고 도시적인 칵테일. 맨하탄은 아메리칸 위스키에 주정강화 와인인 스위트 베르무트가 들어가 버번과 와인 두 가지 뉘앙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이다. 특히 마지막 한 모금을 체리와 함께 음미하는 것이 하이라이트! 단, 생각보다 도수가 높으므로 독한 술이 끌리는 날 주문해보길.

❸ 라스트워드 ❘ 바에서 ‘막잔’으로 시키면 왠지 의미심장해질 이름의 칵테일. 드라이 진 베이스에, 과거 약재로도 사용되었던 샤르트 뢰즈가 들어가고, 여기에 체리 리큐어인 마라스 키노와 라임즙도 들어간다. 허브의 느낌, 약간의 쿰쿰함, 체리향이 동시에 전해지는 오묘한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유언’과는 거리가 다소 먼, 금주법에 탄생한 칵테일이지만, 그날의 기분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 봐도 좋겠다. 부디 안전 귀가하길 바라며!

에디터
글 / 김지유(프리랜스 에디터)
칵테일 자문
바 보이드 매니저 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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