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정대는 상대의 말은 어떻게 받아치는 게 좋을까? 넘어가자니 분통이 터지고, 화를 내자니 분위기를 망칠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구할 방법을 공유한다.
나의 선을 만든다.
“너 진짜 대단하다. 난 그런 옷은 돈을 준다고 해도 못 입을 거 같아.” 이런 말을 들으면 화를 내야 할까, 참아야 할까?
고민이 된다. 당황한 표정만 짓고 있다가 상황은 종료. 집에 와서 생각하니 속이 뒤집어진다. 이건 나의 선이 명확하게 자리 잡지 못해서 그런 거다. 화를 낼 기준을 정하는 게 우선이다. 패션 지적은 못 참는다든지, 가족 건드리는 건 안된다든지, 게임 실력에 대한 언급은 두고볼 수 없다든지. 선이 그어져 있으면 선을 넘는 사람에게 즉시 경고할 수 있게 된다. 그 밖의 경우엔 신경 쓰지 않고 넘길 수도 있게 된다.
대답하지 않는다.
섣불리 대응하지 말자. 말없이 상대를 빤히 쳐다본다. 속으로는 ‘뭐, 어쩌라고?’ 정도 생각을 한다. 대화 중에 발생한 침묵은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비아냥댄 사람의 탓으로 여겨진다. 화를 내거나 기분이 나빴다고 표현할 필요도 없다. 감정이 흔들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데서 끝낸다. 타격감을 느끼지 못한 상대는 “에이, 농담인데 뭘 정색하고 그래? 사람 참 재미없게” 정도로 꽁무니를 뺄 것이다.
짧고 건조하게 웃는다.
“하하” 정도면 된다. 표정이 없고, 건조할수록 좋다. 상대는 자기가 날린 회심의 일격을 맞은 당신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에게 아무것도 돌려주지 말자. 이때 지나치게 무반응이 되면 상대는 당신이 제대로 못 들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같은 무례를 반복하게 두지 말자. “아, 그래요?” 정도로 무심하고 태연하게, 너의 망언은 들었지만 반응하진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무슨 의미인지 묻는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땐 “그게 무슨 말이에요?” 되묻는다. 상대가 내게 쥐여준 폭탄을 되돌려주는 거다. 농담인 척 나를 비난하려던 상대에게 설명을 요구하자. 예를 들어 누가 “너 우리집 개 같다”라고 말했다면 무슨 뜻이냐고 묻는 거다. 상대는 자기가 무례한 얘기를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또는 “아, 오늘 입은 가디건 색이 우리 강아지랑 비슷해서”처럼 별 의도가 없음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의견을 차분하게 전한다.
쿨함과 무례함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무례하게 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겐 한 번 정도 내 입장을 설명하자. 이때 친절하게 웃음을 짓거나 쭈뼛거리며 어색해해선 안 된다. 상대의 눈을 쳐다보면서 정중하고 단호하게 이런 얘기는 내게 상처를 준다고 말한다. 목소리는 상대보다 한 옥타브 높고 볼륨은 한 칸 정도 높은 게 좋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상대를 따로 불러서 대화하자. 내 의견을 표현하는 일은 처음은 어렵지만 연습할수록 나아진다.
슬퍼하며 상처받았다고 말한다.
머리를 새로 하고 온 내게 누군가 “머리 어디서 했어? 거기 안 가게”라고 말한다. 기분이 나쁘지만, 받아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분위기가 차갑게 식거나 까칠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싫다. 그렇다면 빠르게 인정하고 상황을 빠져나가자. “말이 심하시네요. 상처받았어요.” 상대와 싸움을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이다. 바짝 몸을 낮추면 타격을 받지 않게 된다. 상대가 내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만 전달하고 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