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꼭 들어봐야 할 샤이니 수록곡 5

2023.05.25이진수

데뷔 15주년이라니. 2008년에 나온 정규1집 수록곡은 지금 들어도 좋다.

2016년 지큐코리아 화보

샤이니가 ‘드디어’ 데뷔 15주년을 맞이했다. 막내 멤버 태민이 전역한 이후 샤이니는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앞서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멤버들은 27일과 28일 양일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팬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샤이니는 데뷔 때부터 주목 받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같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동방신기’를 뒤이어 5인조 남자 그룹으로 데뷔한 샤이니는 어쩔 수 없이 비교 아닌 비교 대상이 되어, ‘차세대 동방신기’라는 꼬리표를 한동안 달고 다녀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컨템포러리 밴드’라는 새로운 그룹 키워드를 필두로 하상백 디자이너와 함께한 의상에 더해 ‘누난 너무 예뻐’라는 타이틀곡으로 (당시에는 굉장히 새로웠던) 연하남 컨셉을 굳건히 해 샤이니만의 장르를 만들어 갔다. 하지만 ‘누너예’부터 ‘링딩동’, ‘루시퍼’, ‘Everybody’와 같은 독특하고 파워풀한 타이틀 곡은 샤이니가 어느 정도까지 퍼포먼스를 소화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시도하는 데에 그 방점이 있다면, 발라드부터 알앤비와 신스팝까지 장르를 아우르는 수록곡들은 샤이니의 놀라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팔레트와도 같다.

1. In My Room (Unplugged Remix)(2008)

정규 1집 SHINee The First Album ‘The SHINee World’

여전히 타이틀 중심의 앨범 제작이 만연했던 2000년대 중후반의 케이팝 시장을 고려해본다면, 그런 의미에서 샤이니 데뷔 앨범인 정규 1집 <The SHINee World>는 웰메이드 음반이다. 타이틀 ‘누난 너무 예뻐’를 제외하고도 ‘In My Room’부터 ‘내 곁에만 있어’, ‘화장을 하고’까지. 유영진과 켄지, 휘성 등이 참여한 수록곡들은 지금 들어도 세련된 어반 스타일의 곡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을 소화하는 멤버들의 가창력 역시 수준급. 컨템포러리 밴드라는 샤이니의 정체성은 어쩌면 이 1집에 가장 잘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2. 소년,소녀를 만나다 (Romeo + Juliette)(2009)

Romeo – The Second Mini Album

미디엄 템포의 곡을 샤이니만큼 잘 소화하는 케이팝 그룹이 있을까. 타이틀 곡 ‘줄리엣’이 줄리엣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순수한 로미오의 모습을 담은 노래였다면 수록곡 ‘소년,소녀 사랑을 만나다’는 소년의 또 다른 감정을 담아낸 노래다. 소년이 성장하며 느끼는 처연하고 가슴 아픈 감정을 지나치게 슬프거나 비관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샤이니만의 보컬과 랩으로 강약 조절이 적절히 배치된 노래.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인 이성수 대표가 실무자였을 당시 작사,작곡했던 곡이다. 콘서트 라이브 클립으로 확인해보자.

3. 방백(Aside)(2013)

SHINee The 3rd Album Chapter 1. ‘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

샤이니 팬이 아니어도, 케이팝 팬이 아니어도. 누가 들어도 한 번쯤은 제목을 묻게 된다는 그 전설의 노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유명한 모노트리의 황현이 작사,작곡한 노래다. 13주년 팬미팅 당시 샤이니 멤버들과 팬들이 함께 떼창으로 부른 추억 때문에, 더욱 ‘샤이니월드’에게는 뜻 깊은 곡이 되었을듯. 따뜻하고 서정적인 미디엄 템포의 멜로디. 사랑하는 사람 곁에 머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독백을 담은 가사. 어쩐지 아련한 미소가 떠오르는 곡의 분위기 탓에 들을 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것이 포인트다.

4. 재연 (An Encore)(2015)

Odd – The 4th Album

“다시 막이 오르는 무대처럼/ 눈물 났던 영화의 속편처럼 / 결국 이뤄지는 두 주인공처럼” 가사가 가지는 은유적인 메세지만큼 ‘샤이니월드’에게도, 멤버들에게도 뜻깊은 곡이자 한글로 된 가사가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다. 종현과 함께 멤버 다섯이 불렀던 콘서트 라이브 영상은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샤이니의 베스트 라이브 퍼포먼스 중 하나다. 샤이니가 15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올 수 있었던 힘은 멤버와 멤버들 사이를 이어주는 노래, 멤버와 샤이니월드를 이어주는 노래. 변치 않는 무언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가 아닐까. 1집부터 데뷔 15주년인 오늘까지. 많은 게 변했지만, 여전히 샤이니가 음악을 통해 담고자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을지도.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을 고대하고 기다리며, 또 지금은 없지만 아름다웠던 누군가를 추억하며 들을 수 있는 곡.

5. 투명 우산 (Don’t Let Me Go)(2016)

1 of 1 – The 5th Album

도입부의 노이즈 음이 매력적인 노래. 앞서 추천했던 ‘방백(Aside)’ , ‘재연(An Encore)’와 함께 샤월(샤이니 팬) 사이에서 3대 ‘머글킹'(일반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꼽히는 노래다. 온유와 민호가 한 방송에서 밝힌 팩트에 의하면, 원래 이 노래는 단체곡이 아니라 두 사람이 듀엣 곡으로 녹음했다고. 비 오는 여름 밤, 축축한 출근길, 나가기 싫은 주말 오후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다. 혼자라는 기분이 들 때 들어도, 누군가와 드라이브를 할 때 들어도 좋을 노래. 소년들은 성장했고 어느새 어른이 되었지만 샤이니라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샤이니는 오늘부터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전시와 팝업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THE MOMENT OF Shine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