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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꼽은 최악의 카톡 유형 BEST 6

2023.06.16박지윤

이게 다 남자들이 보낸 메시지다. 세상의 남자들아 제발 이러지 말아줘.

물음표 살인마

“주말에는 보통 뭐 하세요? 전 OO 좋아하는데 같이 하실래요? 아 그럼 저랑 이것도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영화는 뭐 좋아하세요? 이번에 이거 개봉했던데 보셨어요? 아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 한 번에 한 개씩만 물어볼까요?ㅋㅋ” 지금 이 카톡에 질문과 물음표는 몇 개일까. 썸을 타기 위해선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건 굉장히 훌륭한 자세이다. 나에게 관심을 표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건 나에 대한 궁금증인지 주말에 심심해서 같이 놀자고 하는 사람의 태도인지. 아, 그냥 저 마지막의 ‘ㅋㅋ’이 싫었을 수도. 저 소개팅남과의 대화는 저 이후로 없었다. 주말에 가족 약속이 있다고 했던 것 같다. 디테일한 점심시간과 저녁에는 어떤 유튜브를 보고 집에선 저녁을 해 먹는지, 시켜 먹는지, 몇 시에 잠들 건지, 자기 전 루틴은 뭔지, 영화 취향은 뭔지, 커피는 어디 걸 즐겨 마시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고 답해주기도 싫다. 진짜 ‘뭐’라는 단어를 못 치게 만들고 싶다. 자매품으로 뭐 해? 뭐 먹어? 뭐 봐? 의미 없는 ‘뭐’짜돌림 금지. (35세, 마케터 류OO)

KBS 공채 개그맨 유형

눈치도 없고 공감도 못해주는 성격 탓에 남자들이 보내는 모든 시그널을 파악하지 못했다. 심지어 MBTI 유형도 T다. 그런데 딱 한번 확실하게 정 떨어지고 싫은 대화가 하나 있었다. 뭐든지 웃기려고 안달이 나 있던 대학교 선배. 나에게 공감을 사려고 꽤나 열심이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었더라면 별 시답지 않은 말에도 하하 호호 웃을 수 있었겠다만 그의 모든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끔은 이수근 마냥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의도된 몸개그를 선보인다던지 그러다 분위기가 싸해지면 “별로야?”라며 반응을 묻곤 했었다. 오빠라고 부르다 선배라고 호칭이 바뀌어버린 사건의 카톡이 있었다. 바로 세로드립. 어디서 퍼왔는지 멘트마저 구렸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세로드립의 내용은 ‘나랑사귈래’였고 그 글자에 맞춰 욱여넣은 글이었다. 미리 보기로 보지 못하는 길이였기에 그 글을 읽고 땅을 치고 후회했다. 눈치가 없는 나에게도 ‘나랑사귈래’라는 텍스트는 너무 절묘하게 형광펜을 그은 것 같이 선명했다. (29세 비주얼디렉터 김OO)

➌ 본인이 청학동 훈장님인 줄 아는 남자

친구 생일이라 오랜만에 사람다운 모습으로 꾸미고 신나게 놀 계획으로 부푼 마음에 나왔다가 썸남의 카톡으로 흥이 다 식은 적이 있다. “어허~오빠 생각도 해줘야지. 공주 집에 몇 시에 들어갈 거야. 혼날래ㅋㅋ” 그 뒤 카톡은 더 가관이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ㅡㅡㅋ” 저 아니꼬운 눈빛을 쓰는 건 왜일까. 왜 한국 남자들 공통어인 건지, 그런 교육을 따로 받는 건지 짜증이 치민다. 저 이상하고 괴팍한 워딩들도 싫지만 “ㅡㅡㅋ”이 가장 최악이었다. 집에 들어와서 인증샷 보내라는 카톡까지 보내고 만 그 사람. 혹시 우리 집 소파에서 새벽까지 기다리는 저희 아빠세요? 그와의 다음 스토리는 생략하겠다. (28세 에디터, 김OO)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아는 남자

“오늘 머리 묶었네. 머리 묶은 게 더 귀엽다~ㅋ 누구 보여주려고 묶은 거야? 나?ㅎㅎ” 혹시 이런 카톡 받아본 사람 있을까. 기분이 나쁨과 동시에 소름이 돋는다. 분명 난 그 사람을 마주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내가 오늘 머리를 묶은 걸 알고 있는 걸까. 저 멀리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당장 집으로 뛰어가고 싶었다. 심지어 난 머리를 자주 묶고 다니는 편이었다. 어떻게 보면 음침할 수도 있는 저 한 문장. 관심을 표하기 위한, 썸 단계를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 저 카톡이었다니. 탈락이다. 혼자만의 로맨스를 쓰는 남자. 그의 망상 속에서도 사절이다. (28세, 변리사 이 OO)

고등학교로 다시 보내야 할 것 같은 남자

매번 내 남자친구는 되VS돼, 낳아VS나아를 헷갈려한다. 그냥 다 되로 통일해서 쓰는 안 좋은 습관을 고치고 싶어 한번 맞춤법 교정을 해준 적도 있었다. 선생님이 된 것 마냥 교정을 해주다 보면 내가 얘를 키우는 엄마가 된 마냥 굴고 있어서 최근에는 참기 시작했다. 이제는 애교정도로 넘어가줄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나도 실수하니까. 최근 거래처랑 메일을 주고받다 내가 잘못한 상황이 생겨 꽤나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었다. 속상하고 며칠간 힘들었던지라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 “나 이거 어떻게 해결하지?ㅜㅜ”라며 메일 내용을 보여줬다. 그런데 대뜸 “명일, 금일은 뭐야? 자꾸 명일, 금일에 보낸다고 하네”라는 카톡이 왔다. 그 순간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 카톡을 보낸 사람이 남자친구라는게 너무 부끄러웠다. 모르면 찾아보든가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무식함을 티 내는 건지. 사람을 곤란하게 한 죄, 민망하게 한 죄, 시간을 낭비하게 한 죄. 죄가 너무 많다. 엄벌에 처해야한다. (31세 PR 매니저 지OO)

하상욱으로 의심되는 남자

“인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소개팅 남에게 대뜸 오전 10시에 온 카톡이다. 가족 단톡방에 아빠가 보낸 카톡인가 의심했지만 다른 카톡방이었다. 너무 황당 그 자체. 이건 또 신박한 방법의 플러팅이라서 어떤 답장을 남겨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세계적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생에 대한 시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그 아래 카톡은 이렇게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다는 그의 당찬 포부가 담겨있었다. 혹시 다른 여성분들은 이렇게 카톡이 온다면 어떻게 대답해주고 싶은가. 한참을 그 카톡방 안에 갇혀있었다. 어떤 답장을 해야 할지, 어떤 반응을 하면 좋을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더라. 그래서 그의 카톡엔 1만 사라지고 답은 없었다. (34세 뷰티업계 종사자 원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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