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몸살 감기, 여행 등으로 일주일 쉬는 건 문제도 되지 않는다. 2주도 괜찮다. 그럼 3주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나는 주 4회 근력 운동을 하고, 권투나 달리기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오래 앉아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감기에 걸리거나, 일정이 꽉 찬 휴가를 계획해 운동 루틴이 일주일이나 이주일 정도 흐트러질 때면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몸은 다르다. 완전히 운동에서 손을 떼지 않는 한, 가끔 운동 강도를 낮추는 건 오히려 좋을 때도 있다. 그동안 쌓아온 성과는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기초 체력을 쌓는 데 시간이 걸리듯, 잃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점진적 과부하’라 불리는 원리에 따라 강도와 지구력을 얻는다. 이는 몸이 기존 강도에 적응함에 따라 점점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점진적 과부하의 장점은 우리가 강해질수록 그에 맞춰 강도와 휴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라고 럼블 복싱의 공동 창립자이자 개인 트레이너 앤디 스턴은 말한다. 매일 당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을 조정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근육통이 심하거나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면? 그냥 조금 더 가볍게 들면 된다. 별일 아니다.
따라서 운동을 이주일 단위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 “훈련은 장기적인 게임이에요.” 스턴은 말한다. 기초 체력을 쌓을 때를 생각해보라.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기까지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렸을 것이다. 때로는 신체 구성이 변하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질병이나 회복으로 일주일이나 이주일 쉬는 건, 그 전에 몇 달간 꾸준히 운동을 했다면 진행 상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요.” 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힘과 지구력, 근력을 잃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근력과 유산소 능력은 운동 중단에 다르게 반응하지만, 일반적으로 근력은 비교적 오랜 비활동 기간에도 유지된다. 2020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3주간의 운동 중단이 청소년 운동선수들의 근육 두께, 근력, 운동 수행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웨스턴 스테이츠 대학의 스포츠 의학 부교수 제시 쇼 박사에 따르면, 일반인에게도 비슷하다. “보통 완전한 운동 중단 상태로 3~4주가 지나야 근력 수행의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좋은 소식은, 완전히 누워 지내거나 우주처럼 무중력 환경에 있지 않는 한, 일상적인 활동이나 육체 노동이 그 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는 거예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2년의 한 리뷰에 따르면, 이전에 최대 근력을 단련했던 사람들은 16~24주의 디트레이닝 기간 후에도 그 근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유산소 능력은 근력보다 훨씬 빨리 떨어진다. “유산소 능력은 훈련 감소 기간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쇼는 말한다. 약 2주간의 휴식을 취하면 심폐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가 이전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지고, 심박수가 빠르게 상승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결국 체력을 잃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규칙적으로 운동하느냐다. “훈련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디트레이닝에 더 저항력이 있습니다.” 쇼는 말한다. 나이도 변수다. 2005년의 한 연구에서는, 74세 이상 고령자가 2주간의 디트레이닝 후 근력과 균형에서 유의미한 저하를 보인 반면, 비교적 젊은 연령대인 60대에서 73세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운동을 쉬는 동안 체력이 떨어질 일이 정말 걱정된다면, 가능하다면 휴식을 2주 이내로 제한하라고 쇼는 조언한다. “이 정도면 부정적인 변화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운동 중 회복 주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이 기간이 끝난 뒤 다시 훈련으로 돌아왔을 때 초과회복이 일어나 이전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어요.”
감기로부터 회복하느라 쉬는 동안이라도, 가능한 한 빠르게 원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단백질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새로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스턴은 말한다. 쇼 역시 “단백질은 계속해서 근육 생성의 원료 역할을 하고, 근육 손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벼운 움직임을 추가하거나, 마사지 건을 사용해 근육을 풀어주거나, 컨디션에 따라 현재 루틴을 단순화하는 것도 좋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존의 움직임 패턴을 낮은 강도로 재현하는 활동을 유지하는 겁니다.” 쇼는 말한다.
그리고 다시 헬스장에 돌아갈 때는 기대치를 조절하자. “당신의 몸은 자동차와 같습니다. 중량을 들고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선 연료가 가득 차 있고 엔진이 돌아가야 하죠.” 스턴은 말한다. 휴식 후 돌아왔다면, 당연히 연료가 부족할 것이다. “첫날엔 수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낙심하지 마세요. 며칠 동안 회복하고 수분을 보충하고 몸을 자주 움직이세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강하고 빠르게 느껴질 겁니다. 운동을 준비할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하고, 하루하루 차근히 해나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