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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사면 평생 입는 남자 아우터, 지금 딱 좋은 남자 초어 재킷 추천

2025.10.30.조서형, Gerald Ortiz and Leon Hedgepeth

현실 세계 어디서든 든든하게 당신을 지켜줄 준비가 되어 있는 이 멋진 재킷. 거친 노동을 견딜 수도 있고, 멋을 부릴 수도 있으며,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할 때도 툭 걸쳐 입기 좋다.

다양한 아우터의 세계에서도 실용성·스타일·활용성 세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갖춘 재킷은 초어 코트만한 게 없다. 하지만 초어 코트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초어 코트는 한 단계 위의 것이다. 그것은 말 그대로, 거친 노동을 견디며 밖에서 일할 때든, 일을 마치고 친구들과 맥주를 마실 때든 툭 걸쳐 입기 좋은 재킷이다.

물론 세상에는 더 화려한 재킷도 있다. 하지만 더 믿음직한 재킷은? 아마 없을 것이다. 초어 코트는 불필요한 요소는 없고 필요한 것만 있는 완벽한 설계로 만들어졌다. 바로 그 단순함 덕분에 치노 팬츠, 버튼업 셔츠, 진, 티셔츠 등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 워크웨어 트렌드가 언젠가 식더라도, 최고의 초어 코트는 그 자리를 지키며 멋스럽게 나아갈 것이다.

최고의 초어 코트: 르몽생미셸 워크 재킷

당신에게 워크웨어의 매력이 ‘진정성’에 달려 있다면, 이보다 더 진짜인 건 없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초어 재킷은 1800년대 후반 프랑스의 노동자들이 처음 입기 시작한 옷이다. 당시에는 ‘블뢰 드 트라바유’, 노동자의 블루라고 불리며 특유의 프렌치 인디고 컬러를 상징했다. 그리고 1913년, 르몽생미셸은 그 상징적인 재킷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넘은 지금도 그 매력은 여전하다. 넉넉한 패치 포켓과 튼튼한 구조는 여전히 실용적이고, 재단과 색감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운 우아함은 안감 없는 완벽한 블레이저를 연상시킨다. 고유한 프렌치 블루 컬러는 언제나 스타일리시하지만, 모든 이에게 어울리진 않는다. 그래서 이 브랜드가 다양한 색상을 선보이게 된 것이 반갑다. 개인적으로는 이 재킷을 진과 그레이 후디에 매치하거나, 낡은 빈티지 티셔츠와 와이드 카키 팬츠에 입고 싶다.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진짜 워크웨어답게 부드럽게 길들이기 위해 직접 ‘노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마저 진정성에 닿아 있다.

가성비 초어 코트의 정석: 레드 캡 라펠 카운터 코트

수십 년 동안 튼튼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워크웨어를 만들어온 브랜드가 바로 레드 캡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라펠 카운터 코트. 프렌치 블루 색상은 완벽한 톤이며, 폴리에스터와 면 혼방으로 가볍지만 견고하다. 가격은 단돈 25달러. 여러 색상을 한꺼번에 사도 다른 브랜드의 저가형보다 저렴할 정도다. 소재나 봉제에서 비용을 절감했을지 모르지만, 핏이 놀랍도록 훌륭하다. 약간의 테일러드 감각이 가미된 여유로운 실루엣 덕분에 마치 캐주얼한 스포츠코트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픽 티셔츠와 스니커즈에 매치해 편하게 입거나, 후디·코듀로이 팬츠·부츠와 함께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아메리칸 클래식: 칼하트 윕 미시간 재킷

프렌치 초어 코트가 모든 초어 코트의 원형이라면, 칼하트 윕의 미시간 재킷은 미국식 워크웨어의 상징이다.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세대까지 찾아보면 아마 그들의 옷장 어딘가에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럴 만하다. 이 전설적인 재킷은 탱크처럼 단단한 면 캔버스 소재로 만들어져, 오랜 시간 실제로 입으며 길들여야만 부드럽게 변한다.

연중 착용하기엔 안감이 없는 스프링 버전이 좋지만, 추운 계절을 위해 안감을 플리스로 덧댄 버전도 있다. 안감은 따뜻하고 부드러워 쉽게 걸칠 수 있고, 코듀로이 칼라는 목을 편안하게 감싼다. 포켓이 넉넉해 가방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 재킷은 생지 데님과 워크 부츠로 거친 룩을 연출해도 좋고, 후디와 코듀로이 팬츠로 부드럽고 따뜻한 가을 분위기를 내도 잘 어울린다.

빈티지 감성을 현대적으로 해석: 알렉스 밀 워크 재킷

나는 한때 빈티지 프렌치 초어 코트에 푹 빠져 있었다. 특히 일반적인 두꺼운 모피 느낌의 모슬린보다는 가벼운 트윌 소재를 찾았고, 사각형보다 모서리가 둥근 포켓 디자인을 원했다. 즉, ‘조용히 고급스러운 노동복’을 원했던 것이다. 결국 오랜 벼룩시장 탐험 끝에 ‘성배 같은 초어 코트’를 찾았다. 그런데 알렉스 밀이 자사의 시그니처 워크 재킷을 내놨을 때, 나는 감탄하면서도 살짝 허탈했다. 내가 그토록 찾던 그것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다.

알렉스 밀의 워크 재킷은 전통적인 초어 코트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전통적인 모슬린 대신 업사이클 데님, 가먼트 다잉 리넨, 일본산 데님 등 고급 소재로 대체했다. 따뜻한 가을날에는 오버셔츠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니트 위에 걸칠 수 있을 만큼 탄탄하면서도 여유 있는 실루엣이 완벽하다.

진짜 워크웨어 정신을 가진 : 로사 루고사 두퍼린 코트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전부터, ‘더 베어’의 매티 매서슨은 자유분방한 요리 스타일과 독특한 패션 감각으로 이미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가 로사 루고사라는 의류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관심이 간 것은 당연하다. 평소의 그는 장난기 많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의 제품에는 엄청난 정성과 철학이 담겨 있다. 로사 루고사의 워크웨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모든 제품은 토론토 현지에서 제작되며, 튼튼한 소재와 견고한 봉제로 완성된다.

두퍼린 코트는 둥근 칼라, 비스듬한 가슴 포켓과 그 아래에 위치한 보조 포켓 등 독특한 디테일로 차별화된다. 원단은 단단하고 묵직하며, 치밀한 짜임으로 오래도록 버틸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게다가 다양한 색상과 폭넓은 사이즈로 출시되어, 기존 워크웨어의 단조로운 팔레트에서 벗어났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많지 않다는 것.

최고의 리넨 초어 코트: 알렉스 크레인 카이트 재킷

알렉스 크레인의 초어 코트는 가벼운 프렌치 리넨 덕분에 하늘을 나는 연처럼 산들산들하며, 따뜻한 계절에 입기 완벽하다. 안쪽 가슴 포켓이 더해져 군더더기를 줄였고, 미니멀한 옷차림과도 잘 어울리며, 좀 더 개성 강한 옷차림이 주인공이 되게 해준다. 또 다가올 바람 부는 밤에 무게감 없이 걸칠 수 있는 아우터로도 훌륭하다. 다양한 색상과 패턴 버전으로 나와 있지만, 다재다능한 올리브 그린 컬러가 특히 예쁘다. 대부분의 남성에게 훌륭한 선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핏이 조금 더 여유 있었다면 레이어링과 스타일링이 더 쉬웠을 것 같다. 그래도 약간 더 테일러드된 핏은 501 진과 함께 입으면 아주 멋지다.

최고의 데님 초어 코트: 리 데님 초어 재킷

요즘 남성복 트렌드에서 상승 중인 스타일, 즉 데님 초어 코트를 입는다면 누구도 당신의 패션 감각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데님 재킷의 타임리스한 매력을 성숙한 실루엣으로 재해석한 이 아이템은 실용적이면서도 근사하다. 데님 전설 브랜드 리의 이 초어 코트는 클래식한 데님 재킷보다 수납력도 뛰어나다. 이제 네 개의 큼직한 포켓이 있으니, 휴대폰부터 야망까지 다 넣고 다닐 수 있다. 스타일링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깨끗한 화이트 티셔츠에 츄카 부츠를 신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로데오 광대처럼 보일 일은 절대 없다.

Drake’s는 뭐든 잘하지만, 그들의 초어 코트는 그중에서도 또 한 번 증명이다. 초어 코트의 마법은 간단하다. 옥스퍼드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그 위에 걸치면, 마치 A24 신작 영화의 감독처럼 보인다. 음울한 조명과 복잡한 부자 관계를 싫어하지 않는 한, 나쁠 게 전혀 없다.

이미 팬츠로 Stan Ray를 신뢰한다면, 이번엔 윗부분도 맡겨볼 때다. 물론 자켓 얘기다. (품위를 지키자고.)

일본 브랜드 Vowels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의 완벽한 조합이다. 스케이트 문화, 할아버지 니트, 그리고 마치 ‘너 좀 괜찮다’며 추파를 던지는 듯한 아우터웨어. 그들의 블랙 데님 초어 재킷은 캐주얼한 금요일의 Eazy-E처럼 느껴지게 한다. 터프하고, 스타일리시하며, 낯선 이에게 칭찬을, 패션 순수주의자에겐 질투 어린 시선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다.

Todd Snyder의 초어 코트는 매우 가볍다(단 11.5온스), 색감은 그야말로 재킷으로 표현한 봄이다. 데님 온 데님 스타일을 어둠 속에서 색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 않게 소화하는 교과서적인 예시다. 일본 셀비지 원단으로 만들어져, 봄과 여름을 훌쩍 넘어 입게 될 것이다 — 좋은 데님은 계절을 가리지 않으니까.

데님 장인 3sixteen이 초어 코트를 발명한 건 아니지만, 그들의 최신 버전은 태그를 두 번 확인하게 만든다. 무거운 일본산 인디고 헤링본 트윌로 만들어졌고, 표백, 스톤워시, 그리고 완벽히 바랜 버튼으로 마감돼 있다. 이미 10년은 입은 듯한 멋을 지녔고, 앞으로 20년은 더 버틸 만하다.

Flint and Tinder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번 F&T의 클래식 의류 해석이 완벽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수석 디자이너의 개인 빈티지 컬렉션을 참고해 디테일을 완벽히 재현했기 때문이다.

Gerald Ortiz and Leon Hedgepeth
사진
Bowen Fernie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