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와 여백이야말로 럭셔리, 사람 없는 연말 국내 여행지 5

2025.12.14.주현욱

연말 여행이 피곤한 건 여행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다. 예약 전쟁, 길게 늘어선 대기줄, 어디에나 있는 커플까지… 이럴 땐 일부러 비켜간 지역이 정답이다.

강원 고성, 건봉사·현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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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고성 해안 도심과 다르게 내륙으로 20~30분 들어오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건봉사와 화암사 주변은 오래된 숲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 겨울에도 정적이 흐르고, 트래킹 코스도 짧은 편이라 크게 체력 부담 없이 산속 고요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카페가 몇 곳 있지만 원래부터 방문객이 많지 않아 연말에도 붐비지 않는다.

충남 서산,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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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해미읍성은 연말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겨울 성곽의 고즈넉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 소리와 흙길의 질감이 또렷하게 들려 여행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해 질 무렵 성곽 위로 붉은 빛이 얹히는 순간이 특히 아름답고, 주변 카페와 마을 식당도 소박해 혼잡함 없이 이어진다. 읍성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머문 뒤, 다음 날 이른 아침 다시 한 번 성곽을 산책하면 조용한 1박 2일을 완성할 수 있다.

경북 봉화, 분천·석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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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깊숙이 자리해 겨울 여행객 유입이 거의 없으며, 연말에도 조용함이 유지된다. 분천 산타마을은 시즌형 이벤트 때문에 낮 시간만 조금 붐빌 뿐, 마을과 주변 숲길·철길은 대부분 한적하다. 석포~현동을 잇는 도로는 겨울 산길 특유의 고요함이 강해 드라이브만으로도 ‘사람 없는 겨울 여행’을 체감할 수 있다. 음식점도 지역 식당 중심이라 번화가 분위기가 전혀 없고, 숙소는 대부분 작은 민박 형태라 조용히 쉬기 좋다.

전남 고흥, 애도(쑥섬)·포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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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사람 없는 섬을 찾는다면 고흥의 작은 어촌마을이 제격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애도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오롯이 바다와 포구 풍경을 독차지할 수 있다. 첫날은 포구를 따라 걷고, 해안 산책로에서 겨울 햇살을 맞으며 느린 점심을 즐기면 된다. 해질녘 바다를 바라보며 민박에 체크인하면 밤에는 오직 파도 소리와 별빛만이 가득하다. 한적한 풍경 속에서 마음을 비운 뒤, 다음날 오전 중에 다시 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오면 충분한 1박 2일 여행이 완성된다.

제주, 우도·가파도·비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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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엔 바람이 강해 배 편수가 줄고, 그만큼 방문객도 급감한다. 그래서 평소엔 복잡한 우도도 연말엔 조용하고, 낮 시간대에도 인기 스팟에 사람이 거의 없다. 가파도와 비양도는 더 작은 섬이라 산책로 전체가 비어 있는 경우도 많다. 카페나 가게 수가 많지 않지만 그 덕분에 ‘섬 속 고요’를 가장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제주 본섬의 비싼 숙소나 교통 혼잡을 피하면서도 바다와 섬 풍경을 즐기기 좋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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