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대중교통 이용 시 짜증나는 순간 7

2026.01.05.주현욱

사실 누군가의 대단히 큰 잘못은 아니다. 그보다는 반복되는 사소한 불편이 쌓여 생기는 피로에 가깝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쉽게 공감된다.

문 앞에 서있는 사람

출입문은 곧 통로다. 그 앞에 봉을 잡고 요지부동인 사람을 보면, 내릴 사람은 미리부터 긴장하게 된다. “저 내려요”라는 말을 꺼내기까지의 망설임과, 그 말을 듣고도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순간까지가 세트다.

하차보다 승차가 먼저인 사람

문이 열리면 기본 규칙은 내리는 사람이 우선이다. 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 모두 마찬가지. 하지만 그 규칙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밀고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내릴 사람은 방향을 잃고, 짜증은 몸으로 먼저 튀어나온다. 사람이 다 내리면 타세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 서기 무시하는 사람

분명 ‘두 줄 서기’ 혹은 ‘한쪽은 걷기’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중앙에 애매하게 서 있다. 앞사람 한 명 때문에 뒤쪽 열 명의 속도가 동시에 느려진다. 얘기 하자니 망설여지고, 그냥 서 있자니 분명 내가 손해 본 느낌이 든다.

이어폰에서 음악이 새는 사람

장르 불문. 발라드든 힙합이든 강제 청취다. 볼륨이 애매하게 크다. 항의하기도, 무시하기도 애매한 수준. 노래가 반복될수록 짜증은 누적되고, 결국 ‘왜 내 하루에 이 음악이 깔려야 하지?’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대중교통에서 이어폰 없이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은 더 설명할 것도 없다.

빈자리에 가방 올려 놓는 사람

저 가방이 문제일까, 저 사람이 문제일까. 사람이 앉기도 전에 가방이 먼저 착석한다. 노약자나 임산부를 위해 일부러 비워둔 자리에 대신 앉은 짐도 문제다. ‘가방 좀 치워달라’고 말하자니 번거롭고, 그냥 다른 자리로 가자니 지는 느낌이다. 결국 대부분은 아무 말 없이 물러난다. 교묘해서 더 짜증난다.

내릴 준비 안 하고 있다가 돌진하는 사람

꼭 있다. 끝까지 앉아 있다가 문이 열리기 0.5초 전에 깨닫는 사람. “어, 여기네.” 인지하자마자 문을 향해 돌진한다. 문제는 이 짧은 행동 하나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불편해진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발을 밟히고, 누군가는 균형을 잃는다. 정작 당사자는 내리자마자 다시 스마트폰을 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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