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천재 소년, 주앙 폰세카는 롤랑가로스에서 테니스 실력만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손목 위 시계 역시 로저 페더러를 떠올리게 했다.

2026년 프랑스오픈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흥미로운 그랜드슬램이었고, 그 중심에는 주앙 폰세카가 있었다.

클레이 코트 위에서, 그리고 대부분 작열하는 더위 속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이변이 이어졌다. 야닉 시너가 2회전에서 탈락하며 시작된 충격은 대회 내내 계속됐고, 그 결과 남녀 단식 모두 이번 주말 새로운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맞이하게 됐다. 브라질의 19세 신성 주앙 폰세카는 8강에서 체코의 20세 선수 야쿠프 멘시크에게 패하며 탈락했지만, 그 전에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를 두 차례나 뜨겁게 달궜다. 먼저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놀라운 경기를 펼쳤고, 이어 프랑스오픈 결승에 두 번 올랐던 카스페르 루드를 영리하게 무너뜨리며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역대 위대한 테니스 선수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다. 코트 안팎에서 풍기는 아우라, 상대하기 어려운 역동성, 데뷔 순간부터 따라붙는 거대한 팬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손목 위 시계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피트 샘프러스, 세리나 윌리엄스, 안드레 애거시는 모두 그런 요소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무서운 점은 주앙 폰세카가 이미 그 모든 것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시계 취향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번 주 폰세카는 팬들에게 테니스공에 사인을 해주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잘 보관해두길 바란다. 몇 년 뒤에는 꽤 가치 있는 물건이 될 테니까. 그런데 그 모습을 자세히 보니 손목에는 상당한 존재감의 롤렉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확대해서 확인해보니 이 어린 선수는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강철 같은 멘털만큼이나 묵직한 귀금속도 갖고 있었다. 그가 착용한 시계는 화이트 골드 소재의 롤렉스 요트마스터 42였다. 이런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기를 바란다거나, 조용히 숨어 지내는 성격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롤렉스는 언제나 남들보다 먼저 재능을 알아보는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폰세카의 경우에도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일찌감치 그를 패밀리의 일원으로 영입했고, 그 선택은 벌써부터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요트마스터는 데이토나나 서브마리너만큼 강력한 인지도를 가진 모델은 아니다. 야닉 시너와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즐겨 착용하는 데이토나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요트마스터는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의 경계에 걸쳐 있어 약간 정체성 혼란을 가진 롤렉스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 오히려 폰세카의 선택이 더 흥미롭다. 이 시계는 자신감과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하는 브라질 선수의 성향을 보여준다. 물론 위대한 ‘페드 익스프레스’ 로저 페더러 역시 과거 요트마스터를 즐겨 착용한 적이 있다.
이제 윔블던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주앙 폰세카를 향한 기대감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테니스계에는 새로운 스타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시계 세계에서만큼은 그는 이미 왕족과 함께 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