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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의 앨범 커버에 등장했던 롤렉스 시계, 가격이 이렇게까지 뛰었다

2026.04.25.조서형, Josiah Gogarty

결론부터 말하자면 7억 원 언저리. 드레이크의 최고 앨범으로 꼽히는 테이크 케어의 아트워크, 그리고 대표곡으로 불리는 “마빈스 룸”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했던 이 아이스드 아웃 GMT-마스터는, 옛날식 드레이크 특유의 ‘성공을 갈망하는 에너지’를 그대로 뿜어낸다.

한 번은 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어떤 남자가 우버에서 “마빈스 룸”을 아무 말 없이 듣다가, 내리자마자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야기. 드레이크가 수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이 곡만큼 감정적으로 깊게 꽂히는 트랙은 드물다. 2011년 그의 커리어를 결정지은 앨범 테이크 케어의 리드 싱글이자, 지금도 최고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앨범은 ‘새드보이 랩’이라는 감성을 개척하며 그를 진짜 스타로 만들었다. “마빈스 룸”은 아마도 그의 최고곡이다. 절제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사랑에 취한 채 술에 젖는 이야기. 인정하든 말든, 우리 모두 한 번쯤 감정이 흔들릴 때 틀어본 곡이다.

시계 이야기로 돌아오면, 드레이크는 말 그대로 ‘큰 시계’를 좋아한다. 오데마 피게, 파텍 필립, 그리고 롤렉스까지 셀 수 없이 많고, 리차드 밀 69 에로틱같은 기괴한 모델도 있다. 이 시계는 세 개의 롤러에 유혹적인 문구가 새겨져 있어 버튼을 누르면 “미친 듯이 너를 어루만지고 싶어” 같은 문장이 랜덤으로 생성된다. ‘Certified Lover Boy’라는 앨범 제목에 임신 이모지 커버를 붙일 정도의 과장된 캐릭터를 가진 사람만이 소화할 수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나온 시계는 그중에서도 가장 ‘드레이크다운’ 모델이다. 빈티지 시계 딜러 에릭 윈드가 운영하는 윈드 빈티지가, 그의 초기 커리어 시절 지인이 소장하던 이 시계를 확보해 판매에 내놓았다. “이 시계는 드레이크 본인 소유는 아니었지만, 당시 그의 주변 인물이 빌려준 것이었고, 나는 수년간 이 시계를 찾고 있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시계는 토론토의 조소 레스토랑에서 촬영된 테이크 케어 커버에서, 금색 컵을 들고 앉아 있는 드레이크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바로 그 모델이다. 또 “마빈스 룸” 뮤직비디오에서도, 취한 상태로 거울을 보며 턱을 쓰다듬는 장면에 등장한다.
옐로 골드 소재의 GMT-마스터 II로, 2006년 한정 출시된 모델이며 베젤에는 공장에서 세팅된 다이아몬드 48개와 블랙 사파이어가 박혀 있다. 뒷면에는 그의 레이블 로고와 동일한 올빼미 각인이 새겨져 있다.

윈드는 “테이크 케어는 드레이크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앨범 중 하나이고, 커버 역시 아이코닉하다. 이 시계 자체의 가치에 더해 올빼미 조각상과 관련 기념품까지 포함된 이번 판매는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Universal Republic Records, Wind Vintage<

초기 드레이크의 음악이 여전히 최고로 평가되듯, 이 롤렉스 역시 그의 ‘초기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준다. 희귀하고 화려하지만, 파텍 필립이나 리샤르 밀처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사치라기보다는, 약간은 현실적인 욕망이 섞인 스타일. 전용 점보 제트기나 켄드릭 라마와의 디스전 이전, 그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바로 그 감각이다. 화려하지만 어딘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감정을 자극하는 에너지. “바닥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그 기운 그대로다.

이 모든 스토리를 고려해, 이 시계의 판매가는 50만 달러, 원화 7억 3천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같은 모델이 중고 시장에서 약 10만 달러에 거래되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윈드는 “이 시계의 스토리가 가치를 약 4배 끌어올렸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폴 뉴먼의 데이토나 시계는 2017년 약 10만 달러 수준에서 무려 1760만 달러에 낙찰되며 가치가 176배 뛰기도 했다.

현금 여유가 있다면, 가장 과감한 선택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드레이크의 새 앨범 아이스맨은 5월 15일 발매 예정인데, 과연 커리어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이 ‘얼음처럼 번쩍이는’ 시계는 이미 음악과 시계 역사 모두에서 확실한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