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닝카이는 자라고 있어.

GQ 조그마한 인간을 돌본다는 건 어떤 일이던가요? 로 태어난 지 1년 2개월 된 아기와 시간을 보내고 있죠?
HK 첫 촬영 끝나고 어머니한테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효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GQ 무엇이 제일 어렵고 낯설었어요?
HK 저는 비위가 세서 기저귀 가는 일이라든지 그런 건 괜찮거든요. 사촌 동생이 아기일 때 돌본 적도 있고. 그런데 어려웠던 건 왜 우는지 잘 몰라서. 아기가 말을 못 하니까 울면 달래주는 수밖에 없는 게 힘들었어요.
GQ 그러게요, 말이라도 통하면 좋을 텐데.
HK 정말. 부모님은 위대해요.
GQ 육아 현장에서 휴닝카이 씨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어요?
HK 무슨 역할일까요, 저. 그냥 여기저기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 서포팅하는.
GQ 실제로 아기를 제일 많이 따라다니는 사람 같았어요. 그림자처럼요.
HK 맞아요. 아기 경호원 같은 느낌으로요. 혼자 가만히 놔두면 좀 위험하니까.

GQ 휴닝카이 씨는 어릴 때 어떤 아기였어요?
HK 사실 저는 유준이(출연 아기)보다 더 심했을걸요? 막 뛰어노는 걸 좋아했던 아이여서. 육아 난이도가 상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부딪치고 다치고 많이 그랬어요. 부모님이 말씀해주시기도 했고, 초등학생 때까지도 그래서 기억이 나요. 가만히 있지를 못 했어요.
GQ 예상 외예요. 지난번 만났을 때 느낀 바로는 조용한 아이였겠다 싶었거든요.
HK 맞아요. 지금은 좀 조용해졌는데(웃음) 그때는 지금이랑 정반대긴 했어요.
GQ 부모님께 나는 어떤 아이였는지 물어봤어요?
HK 저는 ‘육아일기’ 촬영하기 전에도 자주 물어보는 편이었어요. 아기 때 나 어땠는지, “나 이때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때 나 뭐 했지?” 많이 묻는 편이에요. 저는 부모님의 스토리도 너무 궁금하거든요. 두 분이 어땠는지가 궁금해요.
GQ 그래서 얻게 된 보석 같은 이야기도 있겠어요.
HK 한번은 제가 아기 때 화장실 문이 잠겨 갇혀서 어머니가 2층 난간을 넘어서 저를 구하셨대요. 저는 기억이 안 나요. 그런데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갇혀 있으니 용기를 냈다는 말씀을 듣고 또 한 번 어머니는 위대하다 느꼈어요.
GQ 그 어린 시절의 휴닝카이를 세 가지 키워드로 묘사해본다면요?
HK 개구쟁이, 틈만 나면 부상, 그리고 흥 부자. 어렸을 때부터 그냥 막 춤추는 걸 좋아해서. 지나가다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면 저 혼자 막 춤추고 그랬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되게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사람들 다 있는데도 제가 뜬금없이 춤추고 어머니가 영상 찍으면서 귀여워하고.
GQ 그런 흥 부자가 자라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됐네요.
HK 그렇죠. 그렇게 됐죠.

GQ 이번 신보는 기념비적인 음반이 아닐까 싶었어요. 데뷔 7주년이자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뜻을 모은 지점에 선. 휴닝카이 씨에게는 어때요?
HK 맞아요. 제게도 그래요. 멤버 모두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이 있고 그 생각이 모두 같다는 것도 뜻깊고,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에요. 재계약 이후에 나오는 첫 앨범인 만큼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어요. 기존에 있던 ‘장’ 시리즈, <꿈의 장>, <별의 장>, 이런 ‘장’ 시리즈가 아닌 새로이 하는 거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팬들 반응이 좋아서 저도 좋아요.
GQ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시작인 점이 있다면요?
HK 조금 더 의견을 낸다든지 더 능동적으로 하려고 해요. 사실 이번 앨범도 저희 인터뷰에서 시작되었거든요.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해요. 같이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저희 팀이 더 능동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GQ 인터뷰를 나누었군요. 인터뷰는 어떤 식으로 진행된 거예요?
HK 이제 저희가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 회사 A&R팀이 저희랑 인터뷰를 했어요. 작년에요. 데뷔 앨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그때 감정은 어땠는지부터 지금 생각은 어떤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대화를 나눴어요. 그걸 토대로 이번 앨범이 만들어진 거예요.
GQ 그때 휴닝카이 씨는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지 궁금해지네요.
HK 그냥, 제가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어떤 앨범에서 불안했고 좀 실망했는지, 좋았던 건 무엇인지. 무엇보다 저는 조금 더 우리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전에 보여준 ‘장’ 시리즈는 어떤 한 사람을 페르소나로 해서 전달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물론 앞으로도 우리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싶어요.

GQ 오늘 화보 콘셉트는 ‘삐뚤어질 거야’였어요.
HK 시안에 적힌 글 저도 봤어요. 새로운 느낌의 콘셉트라서, 제가 해봤던 게 아니기 때문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GQ 그렇게 적은 이유는, 아까 말했듯 1년 전쯤 인터뷰로 만났을 때 조용하고 아주 단정하게 틀을 갖춘 사람 같아서였어요. 실제로 자기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한 적도 있고요.
HK 맞아요.
GQ 그런데 이번 앨범과 앞으로 우리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다는 지점에서 약간의 충돌이 생기는 거죠.
HK 아, 그렇죠. 사실 그런 면에서 저도 바뀌었어요. 원래 얘기를 안 하는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담아두는 게 좀 독이 되더라고요.
GQ 초창기 때만 해도 일부러 안무를 틀렸던 휴닝카이 씨랑도 조금 달라진 건가요?(웃음) 불만을 말하는 대신 일부러 안무를 틀려 다 같이 오래 연습했다고, 최근 멤버들끼리 웃으면서 떠올린 추억이죠.
HK 그래서 저는 그때의 저를 별로 안 좋아하긴 해요.
GQ 그때의 자신을 안 좋아하는구나.
HK 저도 싫어해요.(웃음) 저도 싫어하고, 그래서 성격이 바뀐 것도 있어요. 말을 안 하는 편이긴 했는데, 그런데 ‘하···’ 이런, 티 나는 느낌이긴 해요. ‘아, 얘 건드리면 안 되겠다’라는 느낌으로. 그런데 이제는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뭐가 문제인지 잘 표현하면 피드백이 바로 오기도 하고, 고쳐지기도 하고, 전달이 잘된다고 생각해요.

GQ 지금의 휴닝카이에 대해서도 세 가지 키워드로 뽑아본다면요?
HK 배려, 간절함, 미워할 수 없는 사람. ‘배려’는 사람이 취해야 하는 행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은 그런 얘기를 많이 듣기도 하고, 미운 짓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해서.
GQ ‘간절함’은요?
HK 간절함은 사실 늘 있는 것이지만, 신기한 게 오히려 간절함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멤버들이랑 함께 더 올라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에 골랐어요.
GQ 사실 이번 앨범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불안을 숨기지 않았다는 지점이에요. 7년을 터닝포인트로 앞으로도 으쌰으쌰 해나갈게요, 긍정으로만 말하는 게 아니라 ‘실은 많은 불안도 있어요’라고 숨기지 않은 점요.
HK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미니 8집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는 데뷔 후 7년 동안 느낀 내면의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시에 비유했다.) 실제로 저희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불안했던 시기, 그런 불안함과 초조한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더 좋다고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공감이 되기도 하고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GQ 털어놓고 난 지금은 어때요?
HK 지금 완전 건강해요. 올해가 가장 건강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GQ 단순히 몸이 건강하다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HK 네, 정신이 건강하다. 그쪽에 가까워요. 저한테 채찍질을 안 하려고 하기도 하고, 스스로 자존감이 그렇게 높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은 상태라고 느껴요.
GQ 7년, 그 너머로도 휴닝카이의 시간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때와 그때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HK 저는 중학생 때. 그때 애들이랑도 즐겁게 놀고 재밌었던 시기 같아요. 그래서 그때의 저에게 “더 놀아라” 하고 싶어요. 더 놀아도 괜찮다.
GQ 일부러 가장 힘들었을 때나 가장 재밌었던 때를 특정하지 않았어요. 휴닝카이 씨가 어떤 장면을 먼저 떠올릴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HK 저는 힘들었던 순간은 잊어요. 굳이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바로 가장 즐겁게 놀았던 중2 때가 떠올랐나 봐요. 물론 지나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속에서 불안했던 마음이나 그렇기에 더 간절히 했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 점을 이번 앨범에 담은 것이기도 해요. 중요한 건 그래서 “이다음엔 또 무엇을 해볼까요?” 같아요. 고민···, 고민도 아니죠, 그래서 이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무엇을 보여드릴까? 그게 제게도 하고 싶은 말이고, 팬분들께도 물어보고 싶은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