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계가 지금 가장 큰 트렌드이긴 하지만, 위블로와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여전히 크고 존재감 넘치는 시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노박 조코비치가 가장 잘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우승이다. 메이저 대회 24회 우승, 세계 랭킹 1위로 무려 428주를 보낸 그는 지난 20년 가까이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써왔다. 그리고 이번 윔블던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화려한 커리어에 또 하나의 우승 기록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시계 컬렉션에도 새로운 모델 하나를 더하게 된다.
조코비치와 위블로가 손을 잡은 것은 2021년이다. 킬리안 음바페와 우사인 볼트 등과 함께 브랜드 앰배서더 라인업에 합류했다.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위블로는 조용한 럭셔리나 셔츠 소매 아래 숨겨지는 시계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대신 거대한 케이스와 실험적인 소재, 그리고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시계로 명성을 쌓아왔다. 기록을 끊임없이 경신해온 조코비치의 커리어와도 닮아 있다.

올해 초 위블로는 ‘빅뱅 투르비용 노바크 조코비치 GOAT 에디션’을 공개했다.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에게 바치는 3부작 컬렉션이다. 단순히 한정판 시계를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코비치의 커리어와 함께 계속 성장하는 컬렉션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제작된 시계는 총 101점. 당시까지 조코비치가 프로 무대에서 거둔 우승 횟수와 같다. 하드코트 우승을 상징하는 파란색이 72점, 클레이코트를 의미하는 주황색이 21점, 그리고 잔디 코트 우승을 기념하는 초록색이 단 8점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조코비치가 앞으로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위블로는 해당 코트 색상에 맞는 시계를 자동으로 한 점씩 추가 제작한다. 다시 말해 이번 윔블던에서 우승한다면 초록색 모델은 곧바로 아홉 번째가 된다. 여러모로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인 셈이다.
지금 시계 업계는 점점 더 작은 시계에 열광하고 있다. 폴 메스칼, 제이콥 엘로디, 제러미 앨런 화이트 같은 유명 인사들의 손목을 보면 대부분 슬림하고 절제된 디자인에 30mm 초반대 크기의 가죽 스트랩 시계를 차고 있다. 물론 나쁜 일은 아니다. 작은 시계는 착용하기도 쉽고 스타일링하기도 편하며, 훨씬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위블로는 애초에 그런 흐름을 따라가는 브랜드가 아니었다.
44mm 크기의 빅뱅 투르비용 노바크 조코비치 GOAT 에디션은 결코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시계다. 조코비치가 실제로 입었던 라코스테 폴로셔츠와 헤드 테니스 라켓을 소재로 활용했고, 무브먼트는 테니스 라켓 스트링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크기는 큼직하지만 무게는 56g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위블로가 이 시계를 더 작게 만들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직접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위블로는 원래부터 조용한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위블로 CEO 줄리앙 토르나레는 GQ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시장이 점점 더 작고 절제된 시계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오늘날 많은 컬렉터들, 특히 운동선수들은 단순히 예쁜 시계 이상의 의미를 원합니다. 자신의 개성과 야망,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시계를 찾고 있죠. 빅뱅 투르비용 노바크 조코비치 GOAT 에디션 역시 처음부터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그의 끈질긴 의지와 테니스에서 ‘GOAT’라는 단어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 커리어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기획됐습니다. 그래서 크기를 줄이는 방안은 단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이 시계는 노바크, 빅뱅, 그리고 위블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담한 상징이어야 했습니다.”
만약 조코비치가 이번 윔블던에서도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그것은 단순히 역사에 또 한 줄을 추가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작은 시계가 대세라는 이야기가 이어져도, 크고 존재감 넘치는 시계가 여전히 충분히 설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