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난 죽어도 이 축구팀 편

2021.01.12주현욱

좋아하는 축구 팀의 성적에 울고 웃는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이 팀을 응원한다.

리버풀
한국에 프리미어리그가 중계되기 시작했을 때쯤 리버풀과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있었고 리버풀이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그때부터 리버풀을 응원했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15/16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도르트문트전. 데얀 로브렌이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을 넣고 4강에 올랐는데 이 경기도 어마어마했다. 당시 로브렌의 세레머니가 정말 멋졌다. 그래서 더 기억이 남는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스티븐 제라드와 루이스 수아레즈, 페르난도 토레스 등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개인적으로 박지성과 네드베드 보다 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던 디르크 카윗을 좋아한다.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커티스 존스와 2년 정도 뒤에 리버풀로 올 것 같은 킬리안 음바페. 이번 시즌 희망 순위 1위. 리버풀에게 지금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5년 정도 더하고 팀의 레전드인 스티븐 제라드가 감독을 이었으면 한다.
(이종현, 스타일리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퍼거슨 경의 공로와 업적의 기반을 닦은 맷 버스비 경의 자세를 통해서 완벽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녹아들었다. 리더십이 있는 감독과 포기하지 않고 뛰는 선수들의 자세,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내는 방식. 내가 맨유를 사랑하는 이유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07/08 챔피언스리그 결승 첼시전 존 테리의 페널티킥 실축 후 우승, 2008/09 챔피언스리그 8강 FC 포르투전 푸스카스 상을 수상한 호날두의 빨랫줄 슈팅, 2010/11 리그 2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 웨인 루니의 바이시클킥과 챔피언스리그 8강 첼시전 박지성의 역전골.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선수는 로이 킨.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아마드 디알로, 한니발 메브리, 알렉스 텔레스. 이번 시즌 희망 순위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너희 뒤에는 나와 같은 팬들이 수 억 명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최성욱, 패션 디렉터)

바르셀로나
중학교시절 프리미어리그를 접하면서 유럽축구 리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스페인 라리가를 보며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 전술에 매료되었다. 경기를 보면서 축구의 핵심은 패스라고 생각하게 됐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16/17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파리 생제르맹과의 2차전. 챔스 역사상 0-4를 뒤집은 경기가 없었고, 2차전 홈경기 6-1이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이겼다. 합산스코어 6-5. 모든 골들이 예술이었고, 특히 네이마르의 프리킥과 후반 추가시간에 세르지 로베르토의 골은 절묘하게 오프사이드를 뚫은 극적인 역전골이었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리오넬 메시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드리블부터 패스, 골 감각, 스피드, 시야까지 모든 선수들을 능가하는 선수.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18세 유망주 페드리 곤잘레스. 최근 메시와의 호흡이 물 오르고 있다. 볼을 잘 지킬 뿐더러 과한 욕심도 없다. 활동량도 많고 폭넓게 움직인다. 아직 10대라는 건 큰 장점. 이번 시즌 희망 순위 리그 우승, 챔스 우승. 바르셀로나에게 메시야 떠나지마…
(홍성무, 항해사)

바이에른 뮌헨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로 독일 국가대표팀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토마스 뮐러와 슈바인슈타이거 등 독일 선수에 관심이 생겨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기를 찾아봤는데 바이에른 뮌헨의 팀 스타일과 전술이 맘에 들었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15/16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유벤투스전. 1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겨서 꼭 승리가 필요했는데 연장전까지 간 혈투 끝에 2골을 더 넣어 8강으로 올라간 경기. 말 그대로 아주 드라마틱 한 순간이라 잊지 못한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팬이 된 후 유튜브 등에서 예전 경기를 봤는데 너무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동시에 팀 커리어도 완벽 그 자체. 그리고 바이에른 하면 생각나는 가장 대표적인 선수 토마스 뮐러와 현시대 가장 완벽한 스트라이커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좋아한다.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알폰소 데이비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전에서 미친 활약을 보여준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를 뽑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희망 순위 이번에도 1위다. 올 시즌도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모습으로 리그는 물론, 컵 대회와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 2년 연속 트레블을 차지했으면 한다. 바이에른 뮌헨에게 개인적으로 팀의 상징과도 같은 토마스 뮐러가 이번 시즌에도 좋은 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부터 현재까지 현 유럽 챔피언이다.
(임기혁, 대학생)

부산 아이파크
축구라는 스포츠 종목을 잘 모르던 내가 처음으로 응원하게 된 축구팀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15년 강등 이후 2019년 5년 만에 K리그1로 다시 승격했다. 승격하는 날은 원정 경기였는데 직관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항상 마지막 중요한 경기에 아쉽게 져서 더욱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감독으로는 지난 2017년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故 조진호 감독님이 생각난다. 당시는 시즌 막바지, 승격에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었다. 팬들과 선수들 모두 갑작스럽고 슬프지만 최선을 다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마음 아픈 시기였다. 기억나는 선수로는 김문환 선수가 생각난다. 부산 아이파크 선수로 국가대표로 뛰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자랑스러웠다.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김진규 선수! 어린 선수이지만 특별한 잠재력이 있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파이팅! 다음 시즌 희망 순위 당연히 다시 K리그1로 승격이다. 부산 아이파크에게 지난 시즌은 여러모로 부산에게 드라마 같았던 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5년 만에 승격했지만 1년만에 다시 강등 당했다. 그래도 내 인생의 첫 번째 축구팀! 2021년에도 응원한다. 오~ 최강 부산(자 출발)!
(안정기, 스포츠 아나운서)

삼프도리아
별 이유는 없다. 팀보다는 선수를 좋아해서 그 선수가 속해 있는 팀을 좋아하게 되더라. 영원한 노장, 파비오 콸리아렐라 때문에 삼프도리아를 응원한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아무래도 2018/19시즌이다. 팀은 9위에 머물렀지만, 주전 공격수 콸리아렐라는 거의 매 경기 골을 터트렸다. 그의 경기력에 다시 한번 반하고 말았다. 이때 리그에서 호날두보다 골을 많이 넣고 세리아A 득점왕을 차지했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믿고 보는 콸리아렐라(a.k.a. 콸간지, 콸형이라고도 부른다).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안토니오 칸드레바. 팀에 얼마나 잘 녹아들까 궁금했는데 아직이다. 기대 이하. 이번 시즌 희망 순위 현실적으로 7위. 유로파리그라도 노리자! 삼프도리아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콸형’이 팀에 있는 동안 다시 한번 삼프도리아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도록 노력해보자.
(박재준, 브랜드 디렉터)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원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는데 어릴 때부터 아빠가 주말마다 구장에 데려갔다. 한창 수원이 성적이 좋을 시기여서 자연스럽게 크면서도 친구들과 주말마다 보러 갈 정도로 좋아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못하는 팀이었으면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많이 이기니 신나서 좋았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수원 팬이라면 모두 공감할 눈 오는 날 우승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2008년 서울과 결승전이었던 것 같은데, 끝나고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눈물을 흘렸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수원에서 데뷔한 김두현의 오랜 팬이다. 다른 친구들이 박지성을 좋아할 때 나는 공을 찰 때도 김두현만 따라 했다. 지금은 다른 팀의 코치가 되어 아쉽지만 언젠가 수원에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모든 팀에는 든든한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가 한 명쯤은 필요한데, 수원에는 한석종이 있다. 공을 잡으면 안심이 되고, 전진 패스를 과감히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팀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 다음 시즌 희망 순위 현실적으로 4위.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그 이상 올라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게 아프지만 말자. 아프지만.
(고륜혁, PD)

아스널
해외축구 리그의 중계방송이 없던 시절, 스포츠뉴스에서 짤막하게 보이던 아스널의 축구를 보았다. 이제껏 본 적 없던 축구, 곧바로 벵거볼에 매료되었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최고의 순간은 물론 2003/04시즌 무패 우승. 하지만 가장 드라마틱 한 순간은 자신의 커리어를 팔아 세운 경기장에서 ‘Wenger out’ 챈트를 듣고 서있던 아르센 벵거 감독. 이 드라마는 비극.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나는 아스널의 팬이기에 앞서 아르센 벵거의 팬이다. 그의 철학과 신념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였지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기대되는 선수는? 그라니트 자카의 이적만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 희망 순위 강등. 아스널에게 그동안 수고했고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경기장 팔아서 기부하고 팀 해체하자. 그 돈으로 북극곰이나 살리자.
(신우석, 광고 감독)

유벤투스
평소 이탈리아 축구를 좋아하는데 2000년대 초반 유벤투스의 화려한 스쿼드와 함께 선수들의 테크닉은 일품이었다. 한때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2부 리그로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럼에도 델 피에로를 비롯 파벨 네드베드, 잔루이지 부폰 등 팀의 네임밸류 선수들이 구단에 남으면서 유벤투스의 부활을 위해 힘썼다. 이들이 팀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았던 건 다시 생각해도 최고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레알 마드리드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회춘한 델 피에로가 멀티골을 넣고 0-2로 승리했다. 그날 레알 팬들한테까지 기립박수를 받은 경기는 압권이었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다. 유벤투스가 테베스, 모라타, 만주키치, 피를로 등의 스쿼드를 만들며 성공적인 리빌딩을 한 뒤, 챔스 결승까지 이끌었던 알레그리 감독이 그립다. 많이 애정 했던 선수는 영원한 로맨티시스트 델 피에로.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이태리의 정통 판타지스타로 불렸던 파울로 로시와 로베르트 바조,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를 이어서 파울로 디발라가 그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희망 순위 유벤투스는 리그 우승은 많이 해왔기 때문에 챔스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유벤투스에게 과거 유벤투스의 영광을 꾸준히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정태욱, 무대감독)

토트넘 홋스퍼
좋아하는 선수가 몸담고 있는 팀을 좋아하는 편이다. 지금은 일명 ‘국뽕’에 취해있기 때문에 손흥민의 팬이다. 그렇게 토트넘을 응원하게 되었고, 지금은 누구보다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틱 했던 최고의 순간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잊을 수 없다. 유럽 각지에서 최고의 팀들을 모은 리그에서 준우승이라니! 아쉽게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오랫동안 우승이 없는 토트넘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었던 최고의 순간이었다. 애정 했던 감독 or 선수 가레스 베일과 루카 모드리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토트넘 팬이라면 이 선수들을 모를 리 없다. 뛰어난 실력으로 팬들의 마음은 물론 다른 빅클럽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으니까. 내가 가장 애정 했던 선수이자 토트넘 하면 단연 이 선수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손흥민. 현재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시즌 폭발적인 득점률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 기세를 이어나가 본인의 기록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노려봤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희망 순위 4위 안이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서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토트넘 홋스퍼에게 잘하고 있다. ‘무리뉴 2년차’라는 말 때문인지 내심 우승에 대한 기대도 된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축구공은 동그랗다. 어떤 결말이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이 팀을 사랑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차민수, 프리랜서 에디터)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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