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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 계획 중이라면? 바다보다 먼저 가야 할 맛집 리스트

2026.04.03.전희란

푸디 7인의 1박 2일 부산 맛기행을 가상으로 따라가 보았다.

최정윤 난로학원 의장

샘표의 우리맛 연구실장이자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국 의장, 그리고 난로학원 의장으로 한국 미식 신, 레스토랑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받아줄 것 같은 아름다운 바다와 멋 넘치는 부산 사람들, 그리고 부산의 자연을 온전히 담아낸 음식들 덕분에 부산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다가 나의 서울 소주 친구들이 부산 여행에서 헤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산 곳곳을 여행하며 무려 400곳의 맛집 리스트를 만들었다. 부산은 사람과 음식,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지역색이 아주 강한 독특한 감성을 자랑하는 도시다. 나만의 맛 투어 포인트는 맹목적인 로컬 맛집이 아닌, 서울 여행자의 시각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산 맞춤형 맛집을 1박 2일 코스로 압축했다. 그것을 100퍼센트 즐기는 방법을 아낌없이 나눈다.

DAY 1
09:30 중앙식당 50여 년 전통의 맑은 생대구탕 명가다. 달큰한 무와 생대구의 시원함이 고스란히 담긴 바다 내음 가득한 국물은 아침부터 기분 좋게 소주를 부른다. 어머니의 내공이 느껴지는 정갈한 반찬 (생선구이, 미역무침, 데친 오징어 등)에 곁들여 든든하게 첫 끼를 시작한다. 추천 메뉴는 생대구탕과 회백반(횟밥), 그리고 모닝 소주.
10:30 에테르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로 넘어가 카페 에테르에서 탁 트인 영도 바다 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11:00 삼송초밥 & 국제시장 점심 야장을 위한 필수 준비물을 챙기는 시간이다. 부산 명물인 김밥을 포장하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섞인 시장의 활기를 느껴본다. 메뉴는 삼송초밥 100겹 계란말이 김밥(후토마키) 포장, 간식으로 씨앗호떡을 구비한다.
12:30 영도 절영해녀촌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단돈 1만원에 성게를 ‘플렉스’할 수 있는 곳. 남포동에서 포장해온 달달한 계란말이 김밥 위에 해녀 할머니표 성게를 얹어 나만의 ‘성게 김밥’을 만들어 먹으면 최고의 바닷가 스시집으로 변신한다.
18:00 영도 포장마차, 거제포차 남포동과 영도의 묘한 ‘스웩’이 공존하는 곳으로, 현지 어르신들의 ‘찐’ 명소. 구이 전문점의 불맛 나는 안주와 함께 밤새도록 소주병을 줄 세운다. 오돌뼈, 닭발, 추억의 스팸과 당면 만두, 최고의 페어링은 ‘끝없는 소주’.

DAY 2
09:00 진주식당 옛날 뱃사람들이 즐기던 시원한 시락국 스타일의 고등어 해장국으로 완벽하게 속을 푼다. 새벽 4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운영하니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11:00 도날드 & 이모도나스 해장 후 아쉬운 탄수화물은 영도의 솔 푸드로 채운다. 도날드에서 즉석떡볶이를 즐긴 후 이모도나스의 시원 달콤한 뻥크림과 투박하고 정겨운 옛날 스타일의 도넛으로 입가심한다.
12:30 옛날 오막집 부산의 실력 있는 노포를 물으면 열에 아홉은 추천하는 곳. 쾌적한 공간에서 가스불이 아닌 숯불에 굽는 질 좋은 양곱창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식사로 밥을 주문하면 12가지가 넘는 부산식 바다 한정식 반찬과 1만원은 족히 할 것 같은 훌륭한 꽃게 된장찌개가 깔려 호화로운 마무리가 가능하다. 누룽지에 마른 갈치조림을 한 조각 올려 먹는 특별한 팁도 잊지 말 것. 페이버릿 메뉴는 특양, 대창, 밥창을 1인분씩 섞은 구이와 식사.

류태혁 셰프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해 셰프의 길을 걷게 되었고, 현재 상하이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 나비 Nabi, 우리 Wuli, 제네시스 레스토랑을 책임진다. 팔도를 여행하며 식도락을 즐기는 시간이 요리의 가장 큰 영감이 된다.

더 나은 한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전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 문화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부산은 내게 큰 놀라움을 준 도시였다. 덕화 명란, 씨드의 기장 미역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며 발전해온 지역 식재료들, 그리고 육류와 해산물, 파인 다이닝, 길거리 음식, 전통 시장까지, 이토록 다양하면서도 수준 높은 미식이 한 도시에 공존하는 곳은 드물 것이다. 그래서 부산은 내게 언제나 새로운 맛을 발견하게 하는 도시이자, 다시 찾게 되는 미식의 도시다.

DAY 1
11:00 수영본가돼지국밥 부산식 해장 내장국밥 한 그릇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내장국밥, 순대 반 접시를 주문해서 먹는 것도 별미다. 내장을 즐기지 않는다면 오겹국밥이라는 매혹적인 선택지도 있다.
14:00 모모스커피 도모헌점 과실미와 산미가 또렷한 핸드 드립 커피를 주문한다. 전문 바리스타들이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어 원하는 원두를 고를 수 있다. 치즈테린느를 가볍게 곁들여주는 것도 좋은 팁.
18:30 팔레트 해운대 풍경을 보며 즐기는 부산의 파인 다이닝이다. 셰프의 감각이 잘 드러나는 코스 요리와 함께 와인 페어링을 적극 추천한다.

DAY 2
10:00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노천탕에서 담는 바다 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12:00 일광바다횟집 자연산 회와 멸치회 무침, 물메기탕을 주문한다. 이 조합이라면 ‘소맥’을 다시 마시지 않을 수 없고, 물메기탕이 동시에 해장을 책임져준다. 기장의 미역, 해조류들과 함께 싸서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15:00 안집 덕화 명란이 곁들여진 명란 허니버터 토스트와 커피 한 잔. 명란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다.
18:00 원조 짚불 곰장어 기장 외가집 부산의 바다와 불 향이 어우러지는 강렬한 맛. 처음에는 기름장에 찍어 먹고, 다음부터는 기호에 맞게 쌈을 싸서 맛본다. 함께 제공되는 미역줄기를 깻잎에 같이 넣고 싸 먹는 것이 별미다.
20:30 대광양곱창 7호 소금 모둠 구이로 시작해 양념 구이를 추가하고 볶음밥으로 마무리한다. 이모님이 즉석에서 싸주시는 쌈이 정말 맛있다.
22:30 원조 꼬마김밥 24시 남포동 포장마차에서 분식과 대선 소맥 한 잔. 떡볶이, 물떡, 꼬마김밥(소땡, 소고기+땡초, 멸치)에 야외 좌석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서 곁들인다.

이태호 블로거

약 15년 동안 4000개 이상의 레스토랑 리뷰를 작성했다. 현재는 회사에서 미쉐린 셰프와의 협업과 소통을 담당하고 있다. 새로운 맛 발견하기를 좋아하는 블로거다.

부산 옆 도시 울산에서 태어나 약 30년을 살아와, 부산은 내게 늘 가깝고도 익숙한 도시다. 그래서 부산은 낯선 여행지라기보다, 오래전부터 오가며 닮은 점과 다른 점을 함께 느껴온 곳에 가깝다. 내가 좋아하는 부산의 매력은 화려함보다 생활감에 있다. 국밥과 회, 빵과 커피가 한 도시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도심의 속도와 바다의 결이 함께 공존한다는 점이 부산만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갱상도’ 남자로 15년 동안 미식을 경험하며, 이제야 조금 정리해 소개할 수 있게 된 부산의 맛. 미식가와 셰프들이 사랑하는 부산의 1박 2일 필수 코스를 소개한다.

DAY 1
13:00 평산옥 부산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첫 끼이자, 부산식 돼지 육수의 담백한 본질을 보여주는 곳이다. 4대에 걸쳐 전통을 이어온 가족 운영 식당으로, 올해 미쉐린 빕 구르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16:00 이재모피자 두툼한 치즈와 클래식한 토핑 구성, 오랜 시간 유지해온 안정적인 맛이 강점. 웨이팅(평균 3시간 이상)이 길기로 유명하지만, 배달과 포장을 활용하면 일정의 흐름을 깨지 않을 수 있다. 피자와 함께 곁들이는 김치볶음밥 조합은 또 하나의 시그니처!
17:00 모모스커피 로스터리 & 커피 바 한국인 최초의 ‘World Barista Championship’ 우승자인 전주연 바리스타가 속한 브랜드로, 전 세계의 바리스타와 커피 러버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다. 영도 바다와 맞닿은 공간에서 커피 한 잔으로 호흡을 고고, 세계 수준의 커피 철학과 완성도까지 직접 체감할 수 있다.
19:00 꺼먹동네 기장 칠암 바닷가 인근에 자리한 해산물 전문 식당으로, 지역 주민과 낚시객들에게 잘 알려진 로컬 노포다. 대표 메뉴인 아나고회는 보슬보슬한 쌀밥 같은 식감이 인상적이며, 고소한 콩가루를 찍어 고추장과 쌈에 올려 먹으면 부산 특유의 찐득한 고소함과 바다의 시원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식당 앞 바다 풍경까지 경험의 일부가 되니 부산다운 저녁을 완성하기에 좋다.

DAY 2
09:00 일광바다횟집 기장 일광해변 바로 앞에 자리한 곳으로, 시그니처 메뉴는 멸치쌈밥과 자연산 회, 멸치회 무침. 특히 멸치쌈밥은 신선한 멸치를 살짝 매콤한 양념과 함께 쌈에 싸 먹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양념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만큼, 시원하고 담백한 풍미로 부산 동해 바다의 결을 가장 직선적으로 맛볼 수 있는 해산물 코스다.
11:00 칠암사계 부산 최초이자 비수도권 최초의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인 이흥용 명장이 기존 이흥용과자점 과는 다른 콘셉트로 2021년 새롭게 선보였다. 소금빵과 시그니처 메뉴인 ‘칠암돌만주’처럼 지역성과 이야기를 담은 베이커리가 강점이다.
12:00 합천국밥집 부산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팔레트의 김재훈 셰프가 애정하는 식당. 국물을 한 숟갈 뜨는 순간 조개 육수처럼 시원한 감칠맛이 퍼지고, 과하지 않게 밀도 있는 깊이가 특징이다. 부추를 넉넉히 올린 뒤 새우젓으로 간을 정리하는 방식이 가장 잘 어울린다. 부산다운 마무리.

배동렬 비밀이야부티크 대표

질 좋은 캐비어, 트러플 등 식자재를 다루는 비밀이야부티크의 대표. 타고난 미각으로 오랜 시간 다양한 미식 세계를 탐구해왔고, 노포부터 파인다이닝까지 두루 탐미한다.

부산은 육해공, 다국적의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하면서도 대체할 수 없는 지역색이 공존한다. 그래서 서울과는 또 다른 특유의 맛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도시다. 거기다 바다와 항구가 주는 매력이 확실하고, 늦은 밤에도 다양한 먹거리, 놀거리가 있는 몇 안되는 도시다(음식을 사랑한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평소보다 더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에디터의 첨언, 비밀이야의 부산 코스를 더 생생하게 들여다 보고 싶다면 유튜브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은 필수.

DAY 1
12:00 은해갈치 부산에 갈 때마다 90퍼센트의 확률로 찾는 곳이다. 제주에서 큰 갈치로 구이, 조림, 탕 등 요리를 낸다. 넓고 두툼한 갈치 원물이 주는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드문 곳. 갈치는 일반, 특대, 왕특대 사이즈가 있는데, 사실 일반 사이즈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이다. 특대 사이즈는 가격대가 상당하지만 그 나름의 가성비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반찬 가짓수도 많은데 각각의 퀄리티가 훌륭하다는 것도 장점. 갈치 조림의 무와 감자도 별미다.
18:00 포항물횟집 모둠회, 물 없는 물회 참가자미회가 일품이다. 소주를 절로 부른다.

DAY 2
08:00 아저씨대구탕 부산에서 제일 자주 간 식당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곳이다. 여기에서 아침을 먹기 위해 근처에 숙소를 잡기도 했을 정도다. 냉동 대구와 슬라이스한 무로 낸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
09:00 미포 좌판 대구탕을 먹고 미포에 나가면 좌판이 펼쳐져 있는데, 여기서 간단한 해산물, 문어 등을 바로 살 수 있다. 근처 편의점에서 술 사다가 마실 수 있다.
12:00 합천국밥집 부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돼지국밥집이다. 특히 좋아하는 모둠따로국밥은 맑고 깔끔하며 시원한 국물, 고기, 내장,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간 맛있는 건더기가 포인트다. 고기 맛을 보면 국물의 맛이 없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새우젓 살짝 넣고, 다대기는 처음부터 풀지 말고 맑은 국물부터 맛보기를 권한다.
18:00 김해식당 예술이라 표현해도 좋을 아구 수육과 아구탕. 국물만으로 소주 2병은 거뜬하다.

김정아 푸디

평양이 고향인 외할머니와 서울 토박이 친할아버지로부터 한식의 다양함을 배웠다. 뉴욕, 교토, 런던 등 다양한 곳에서 생활하며 세계 미식과 사랑에 빠졌다. 한국 레스토랑과 한식을 외국에 소개하며 국내외 F&B 현장을 누비고 있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 부산 여행을 하고 부산이란 도시에 반했다. 시원한 바다와 따뜻한 날씨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바다를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풍경, 소리 그리고 냄새들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듯 느리게 가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성인이 되어 계속 찾는 부산은 계절별로 바뀌는 신선한 해산물, 마음에 평온을 주는 넓은 바다 그리고 늘 친절하게 맞아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에게는 숨 고르기를 하는 곳이 되었다. 부산은 나에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주는 도시다.

DAY 1
10:00 거대돼지국밥 거대곰탕의 돼지국밥 버전. 감칠맛 폭발하는 기본 돼지국밥에 부추 듬뿍, 마늘을 넣으면 절로 탄성 지른다. 캬!
11:30 끌리마 이승훈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와인 숍 겸 와인 바다. 여유롭게 저녁에 방문해 간단한 안주에 와인을 즐기기도 좋지만 1박 2일 일정은 너무 짧다. 쉴 시간이 없는 먹부림을 위해서 끌리마에 들러 점심에 마실 와인을 구매한다. 회와 어울리는 샴페인 또는 화이트 와인을 추천받아 구매하고 해운대로 출발!
13:00 씽씽뽈락회 해운대본점 뼈째 먹는 회가 어려웠던 마음을 바꾸게 해준 곳. 뽈락회를 시키면 미역국, 새우장, 회무침, 튀김 그리고 마지막 매운탕까지 푸짐하게 상이 차려진다. 콜키지하면 와인잔과 얼음 버킷을 준비해주신다. 여기에 킥 하나. 채소와 다시마, 묵은지를 넣고 특제 장으로 쌈을 싸 먹으면 꿀맛이다.
15:00 파크 하얏트 부산 통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다, 요트를 보며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바다를 보며 수영을 하거나 선베드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빼도 좋다.
18:00 피오또 미쉐린 그린스타와 원스타를 동시에 수상한 팜투테이블 레스토랑. 매주 선원농장에 가서 농부가 되는 이동호, 김지혜 셰프 부부는 사계절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효와 숙성에도 진심이다. 희귀하고 다양한 토종 식재료를 수확해서 요리해 늘 새로운 경험이 접시 위에 담긴다.

DAY 2
10:00 옵스 점심에 더 많이 먹기를 궁리하는 진정한(?) 푸디라면 아침은 가볍게 채운다. 빵지 순례에 포함된 베이커리 옵스에서 푸딩 데니시, 명란 바게트 혹은 학원전, 롤과 슈크림 등 레트로 빵으로 가볍게 배를 채운다.
12:00 해운대암소갈비집 생갈비, 양갈비를 순서대로 먹고 마지막에는 등심 불고기, 감자 사리까지 내가 짜서 알차게 먹는 나만의 코스. 60년 넘게 3대째 운영하는 부산의 OG인 이곳의 고기 퀄리티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푸디라면 누구나 아는 다이아몬드컷으로 고기가 부드럽고, 제대로 낸 마이야르 반응으로 풍미가 훌륭하다. 갈비와 어울리는 와인과 소주를 양조장과 협업해 만든 ‘윤 해운대 피노 누아’ 또는 ‘해운대암소갈비집 소주’를 곁들인다. 여기에 킥 하나. 해운대암소갈비의 등심 불고기는 국물이 있는 스타일로 고기를 먹은 뒤 감자 사리를 주문해 졸인 다음, 국물이 거의 없을 때 면을 먹으면 쫄깃한 식감에 불고기 양념이 스며든다. 탄수화물로 끝나야 하는 한국 BBQ 최고의 후식이다.

정리나 푸드 디렉터

먹고 마시는 기쁨에 빠져 대기업을 그만두고 F&B 디렉터가 됐다. 국내외 미식 현장을 집요하게 파고든 덕분에 현재는 럭셔리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40여 명의 미쉐린 스타 셰프, 소믈리에와 함께 미식 이벤트를 기획한다.

유난히 부산 친구들이 많았다. 그들의 근거 있는 자부심에 이끌려 찾은 부산은 정제된 도시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거친 바다와 부두의 현장감이 식탁까지 곧장 이어지는 에너지, 시장 상인의 투박한 손길에 담긴 묵직한 정은 그 자체로 강렬했다. 세련된 마천루와 날것의 활기가 뒤섞인 이 도시의 미식은 지독하게 매력적이다. 재료의 힘이 살아 있는 맛부터 셰프의 정교한 터치까지, 그 상반된 조화가 내가 부산을 계속 찾는 이유다.

DAY 1
12:00 부산명물횟집 자갈치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회백반. 감칠맛이 응축된 숙성 도미와 광어 회를 이 집의 전매특허인 갈치속젓이나 다시마 조림에 슬쩍 곁들인다. 마무리로 나오는 뽀얀 도미 지리국은 낮술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14:00 국제시장 자갈치에서 도보 10분 거리. 씨앗호떡, 부산어묵, 비빔당면 등 길거리 음식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여기선 눈요기로 족하다.
18:00 팔레트 부산의 제철 식재료를 가장 우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김재훈 셰프는 기장 다시마, 고등어, 대저 토마토 같은 로컬 유산을 수려한 프렌치 테크닉으로 재해석한다. 2~3주간 드라이 에이징을 거쳐 풍미가 응축된 ‘김해 오리 스테이크’는 이곳의 시그니처.
22:00 코듀로이 펠라즈 부산 바 신의 슈퍼 스타인 이곳에서 바텐더의 위트와 에너지에 취해볼것. 피스타치오 티라미수, 감자튀김이 별미다.
24:00 산 코듀로이 펠라즈에서 도보 5분. ‘산티니’ 한 잔으로 밤을 마감한다.

DAY 2
18:00 동백공원 모닝 산책 & 피크닉 웨스틴 조선 부산 1층 ‘조선델리 비치’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구매해 피크닉을 즐기면 동백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꼭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릴 수 있는 호사다. 객실에서 저층 로비로 바로 연결된 코스를 따라 한 바퀴 돌면 약 20~30분 정도 소요되는데, 부산의 파도를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미식 여정을 복기하기에 완벽한 마침표가 된다.

손석호 바텐더

부산 태생으로 남포동에서 자랐고, 커피와 와인 업계를 거쳐 현재는 클래식 바, 소코바를 운영한다.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고 여행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다. 공간과 콘텐츠를 업으로 둔 사람으로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혹은 친구들과 한잔할 때 분위기를 많이 따졌다. 여기에 분위기는 단순히 업장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정성이 깃든 요리 또는 안주, 오랜 시간의 흔적이 깃든 공간, 파도소리, 빗소리, 맛있는 향기, 사장님의 인간···. 술을 마시기 좋은 곳은 술을 마실 만한 맛이 나야 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술의 맛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안다.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술의 맛을 더 달콤하게 해주는 것임을. 부산을 여행하는 분들을 위해서 나의 경험 속에서 맛있는 안주와 술, 감성까지 충만한 술빨이 좋은 몇 곳을 꺼내어본다.

DAY 1
16:00 청해 할매집 기장의 해녀가 바다에서 직접 잡은 소중한 해산물들과 전복죽을 안주로 삼아 잔잔한 기장의 앞바다 바로 곁에서 즐길 수 있다. 모든 가게가 대부분 맛있는데, 대표적으로 연화리에서 가장 유명한 해녀 할매집, 양이 푸짐하다는 평이 있는 손큰 할매집, 로컬들에게 전복죽이 특히 맛있다는 평으로 유명한 청해 할매집이 있다.
18:00 퍼지네이블 광안점 부산의 바 역사는 퍼지네이블의 전과 후로 나뉜다. 여러 지점이 있지만 가장 초창기 지점인 광안점을 가장 좋아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바로 길 건너편, 야외 바 좌석에서 해변과 광안대교 뷰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웨스턴 스타일의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부산 힐링 버거를 추천한다.
20:00 대상호 송도 해수욕장 오른편 끝까지 가면 야장 포차가 줄지어 있는데, 가게의 이름이 대체로 선장님 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야장 테이블 바로 앞 바다에는 그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물에 걸려온 다양한 생선을 골라서 싱싱한 회로 만들어주신다.
22:00 심야식당 쿠마 듬직하고 푸근한 이미지의 오너 셰프님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재료로 매일 바뀌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요리 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카운터 형태의 식당. 이 좌석에 앉으면 술맛이 더 올라가는데 특히 비 오는 날이 너무 좋다. 혼술도 좋은 곳.

DAY 2
12:00 산수갑산 강한 직화로 구워낸 불맛이 가득한 돼지갈비가 가장 큰 포인트다. 부산 사람들에게도 ‘오랜만에 남포동을 가면 한 번은 들르는 집’으로 통한다. 불맛과 불 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소주를 마시면 평소 나의 주량보다 더 마시게 된다.
15:00 희자매 부산의 조개구이집은 조개 보다는 분위기를 안주 삼는 곳이다. 해운대 청사포랑 태종대도 유명하지만 부산 로컬들은 송도 암남 공원을 선호한다. 훨씬 더 가까이 느껴지는 바다와 노을, 노포 감성 때문이다. 그중 희자매는 뷰 좋은 자리가 넉넉한 편이다.
18:00 양씨상회 낚시를 좋아하시고 제법 미식가이신 아버지가 인정하는 단골집이라 자갈치 쪽에서 회를 먹는다면 1순위 선택지다. 참돔 유비끼를 특히 추천한다. 메인이 나오기 전과 후에 계속해서 나오는 사이드 음식들의 양과 질의 만족도가 매우 좋아서 여럿이 가면 더 좋다.

일러스트레이터
안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