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말하는, 가장 강렬한 인간의 감정? 사랑도 분노도 아닌 ‘이것’

2026.05.26.조서형, Mike Christensen

아스널이 2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배우 톰 히들스턴은 또 다른 축구 주말을 앞두고 있다. 사랑하는 거너스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고, 이어 사커 에이드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뛰게 될 예정인데, 그 어느 때보다 들떠 있는 상태다.

“그런데 말이죠, ‘Come on you Gunners!’라고 한마디 해도 될까요?”

톰 히들스턴을 좋아하는 팬들은 이미 그에 대해 꽤 많이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매력적인 영국 신사이자, 영화와 TV를 넘나드는 훌륭한 배우,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 그리고 레드카펫이든 공항이든 언제나 랄프 로렌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엄청난 축구 팬인지, 더 정확히는 얼마나 열성적인 아스널 팬인지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지금 내 앞에 아주 아름다운 벨벳 턱시도를 입고 서 있다. 그리고 축구 얘기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 날의 자리는 사커 에이드 포 유니세프 갈라 디너였고, 그는 이번 주말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에 직접 출전할 예정이다. 덕분에 마블 빌런 배우는 이날만큼은 축구광들 사이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아이들이 자고 있어서 크게 환호하지는 못하고 조용히 집 안을 뛰어다녔어요.”

맨체스터 시티의 패배와 아스널의 우승이 확정된 화요일 밤을 어떻게 기념했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진짜로 팔을 머리 위로 들고 소리 없이 집 안을 뛰어다녔어요. 약간 옛날 코미디처럼요. 거기에 베니 힐 테마곡만 깔면 엄청 웃겼을 거예요. 마치 ‘톰과 제리에서 승리한 톰 같은 느낌?”

그날 밤 히들스턴과 45년 차 아스날 팬인 그의 장인은 전 세계 모든 아스널 팬들이 느꼈던 감정을 똑같이 경험했다. “장인어른은 늘 이렇게 말해요. 가장 강렬한 인간의 감정은 분노도 아니고, 절망도, 슬픔도, 황홀함도, 행복도 아니라고요. 바로 안도감이라고. 그리고 화요일 밤 제가 느낀 게 딱 그거였어요.”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축구뿐이다. 일요일 그는 다시 한 번 잉글랜드 팀 유니폼을 입고 질 스콧, 톰 그레넌, 저메인 데포, 잭 윌셔, 패디 맥기니스 같은 인물들과 함께 뛸 예정이다. “아직 전술은 잘 모르겠어요. 같이 훈련을 안 했거든요. 그래도 전에 함께 뛰어본 레전드들이라 어느 정도 호흡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다시 감독을 맡은 해리 레드냅과 함께, 히들스턴은 “2024년의 마법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레드냅 아래서 뛰며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5대2 승리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전에 토요일에는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PSG와의 아스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엄청난 축구의 삼각형 같은 느낌이에요. 정말 놀라울 거예요. 제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기쁨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에요. 그냥 계속 행복하기만 한 상태랄까요.”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상황에서, 히들스턴은 이제 역사적인 더블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미 우승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자신감과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정말 기대돼요. PSG전 얘기를 제가 한다고 너무 믿지는 마세요. 전 그냥 배우니까요. 하지만 앨런 시어러, 게리 리네커, 게리 네빌, 그리고 친구들까지 모두 PSG를 이길 수 있는 팀이 있다면 우리라고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원래부터 그렇게 믿고 있었어요. 제 기준으로 우린 세계 최고의 수비를 가진 팀이거든요. 그리고 이제 챔피언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언젠가 펍에서 톰 히들스턴을 마주친다면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알게 된 셈이다. 물론 당신이 토트넘 팬이 아니라면 말이다. Soccer Aid for UNICEF는 5월 31일 열린다. ITV를 통해 생중계되며 티켓도 아직 구매 가능하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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