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학자 정의가 꼽은 인생의 3가지 불행 중 하나인 ‘소년등과(少年登科)’. 이는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해 출세하는 것을 뜻하는데. 현대식으로 풀이하자면 20대에 억대 연봉을 받거나 스타가 되는 것쯤 되겠다. 일찍 성공해서, 일찍부터 많이 벌고 유명해지면 좋은 거 아니냐고? 전문가 생각은 다르다. 늦은 성공이 훨씬 좋은 이유.
① 더 높은 고점

성공에도 급이 있다. 정점의 높이가 높은 쪽은, 젊어서 성공한 천재보다 늦깎이 성과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의 최정상 고성과자 34,000명을 분석한 결과, 최종적인 최고 성취도에서 천천히 지속 성장한 늦깎이들이 결국 신동을 추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초기 성과가 높을수록 최고 성취도가 낮아지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② 은퇴? 먹는 건가?
이른 나이에 크게 성공한 사람은, 한 번 삐끗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한창 달려야 할 시기에 번아웃에 빠지기도 한다. 반면 늦게 성공한 이는 이미 온갖 종류의 풍파를 다 뚫어봤다. 어지간해서는 휘청이지 않는다. 그러다 인생 후반에 와서 성공이라는 강력한 활력제를 얻은 셈이기에,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끝까지 달려간다. 이 경우 배움과 성장에 대한 의지 또한 커, 날 선 감각과 사고력을 발휘해 남들 다 은퇴해도 현역으로 일한다.
③ ‘짬’에서 나오는 통찰력

어린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 기량을 뽐낸 경우가 거의 전부다. 오직 ‘한 우물’만 파는 셈인데, 이 경우 전문성과 고립성이라는 양날의 검을 갖게 된다. 반면 늦은 나이까지 헤매며 다양한 직업, 환경을 경험한 늦깎이들은 장기적으로 더 혁신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저서 ‘범위’에서 이를 세상사 전반을 연결하는 ‘통합적 지혜’의 발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④ 흔들림 없는 자아 정체성

나를 알고 남을 알면 백전백승.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크게 성공하면 이에 따라붙는 부, 기회, 인기, 사람들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반면 늦게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과 성향, 가치관이 확립된 상태다. 타인의 유혹, 평가, 가스라이팅, 사회적 기준 등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⑤ 진짜 ‘내 사람’들이 있다
성공은 자연히 사람을 부른다. 와튼 스쿨 팟캐스트에 따르면 이른 나이에 뜬 스타들에겐 온갖 사기꾼, 협잡꾼들이 들러붙는다. 이 꾐에 넘어가 내리막길을 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성공하지 않았는데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은 오직 나라는 사람을 보고 함께 있는 것이다. 성공의 과실을 마음 편히 나눌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채, 그 길을 달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