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음 후 운동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음주가 운동 능력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긴 한 주를 마무리할 주말이 다가왔다. 친구들과 모여 ‘야장’에서 맥주 한 잔 하기 딱 좋은 날씨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일 아침 러닝을 하거나 헬스장에 갈 계획이라면, 마음껏 음주를 즐겨도 될까?
일반적으로 몸이 알코올의 지배 하에 있는 동안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권장돼 왔다. 실제로 숙취가 있는 상태로 운동을 하면 동작 하나하나가 평소보다 더 힘들게 느껴지니 운동 효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과학에 따르면, 과음 후 운동도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음주가 ‘운동 능력’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과음 후 운동, 괜찮을까?
국제 학술지 ‘스포츠의학 및 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과음한 다음 날에도 전반적인 운동 수행 능력 저하는 드러나지 않았다. 뉴질랜드 매시 대학교 스포츠학부 연구진은 남성 럭비 선수를 대상으로 수직 점프, 하체 근력, 스프린트 기록 등을 측정했다. 이후 선수들은 최소 6잔 이상의 고도주를 마시는 등, 강도 높은 음주를 했다. 연구진은 다음 날 아침과 그 다음 날 아침, 다시 수행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운동 수행 능력 저하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직 점프에서만 약간 감소했을 뿐이었다. “비슷한 내용을 다룬 다른 연구에서도 점프 높이가 감소하는 결과가 드러난 바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매튜 반스 박사의 말이다. “중추신경계가 근육에 신호를 전달하는 속도가 음주로 인해 일시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일 수 있죠.” 그 외의 운동 능력에는 음주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면의 영향

선수들은 음주로 인해 평소보다 약 5시간 정도 덜 잤다고 보고했다. 알코올은 각성 물질이기 때문에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의 질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술자리가 길어지면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결국 음주 후에는 개운하지 못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이 운동 선수에게 훈련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몸이 근육을 회복하고 재건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하루 정도의 수면 부족은 별다른 운동 수행 능력 저하를 불러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음주의 빈도
연구진이 선정한 럭비 선수들은 평소에도 높은 수준의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스 박사는 이처럼 음주의 빈도 역시 운동 수행 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라면, 매우 많은 알코올이 유입돼도 단시간 고강도 운동 수행 능력에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수들은 음주 후 이틀이 지나서는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측정이 24시간 간격으로 이뤄진 만큼, 실제로는 그보다 더 빨리 회복됐을 확률이 높다. 몸이 알코올 섭취 후 운동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회복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일반인도 괜찮을까?
이미 운동을 꾸준히 해 온 프로 선수들의 생리적 지표를 살펴봤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가 평범한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운동 능력 저하는 사실 생리적 문제라기보다는,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운 느낌 같은 ‘주관적 증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죠.” 반스 박사의 말이다. 즉 운동 수행 능력과는 별개로, 일반인들이 두통과 메슥거림을 견디며 헬스장에 갈 만큼 강한 의지를 갖긴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술과 운동 중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현실적인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깊은 밤의 술자리를 즐긴 뒤 다음 날 아침 대신 오후로 운동 시간을 조정하는 식으로 말이다. 정 술도 운동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