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아는’ 멋진 시계, 200년 된 새 선택지 나왔다

2026.06.21.조서형, Laura McCreddie-Doak

브라이틀링의 시계 세계관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유니버설 제네브 부활 발표에 이어, 더욱 틈새 시장에 속하는 또 다른 브랜드의 부활도 공식화됐다. 갈레의 귀환이 왜 시계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건인지 살펴본다.

“수집가 세계에서 갈레와 유니버설 제네브는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지지를 받아온 브랜드입니다.” 런던 워치 위크 공동 창립자 저스틴 해스트는 말한다. “사람들은 이 브랜드들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브라이틀링이 뒤에 있다는 점이 좋은 이유는 견고한 제조 시스템과 글로벌 유통망, 그리고 최고 수준의 스토리텔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브랜드를 서로 완전히 다르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과제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일입니다.”

해스트의 말은 현재 시계 업계가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대변한다. 특히 이 두 브랜드는 수집가들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1894년에 설립된 유니버설 제네브의 전성기는 20세기 중반이었다. 1936년 군용 크로노그래프인 유니-콤팍스를 출시했고, 1944년에는 트라이-콤팍스를 선보이며 크로노그래프 분야의 선구자로 자리 잡았다. 1950년에는 23세의 젊은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에게 스칸디나비아항공의 최초 북극 항로 상업 비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디자인하도록 맡겼다. 그 결과 탄생한 모델이 바로 폴러라우터였고, 이는 훗날 시계 업계의 전설이 된 젠타의 경력을 사실상 시작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러나 많은 스위스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쿼츠 혁명의 충격을 견디지 못했고, 홍콩의 스텔럭스 홀딩스가 브랜드를 되살리려 했지만 결국 시계 업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갈레 역시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826년에 설립됐지만 그 뿌리는 무려 146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스톱워치 분야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1903년 라이트 형제는 역사상 최초의 동력 비행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갈레의 스톱워치를 사용했다. 이후 군용은 물론 항공과 모터스포츠 분야를 위한 전문 크로노그래프를 제작하며 명성을 쌓았다.

가장 상징적인 모델은 1938년에 출시된 플라잉 오피서다. 회전 베젤과 월드타임 링을 결합한 최초의 시계로, 조종사들이 여러 시간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유니버설 제네브와 마찬가지로 쿼츠 혁명은 갈레에도 치명적이었다. 결국 브랜드는 1993년 파산을 선언했다. 이제 조르주 컨과 새롭게 출범한 하우스 오브 브랜드가 많은 시계 애호가들을 다시 설레게 만들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각 브랜드가 서로 다른 문화와 시각적 정체성, 그리고 감성적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기 다른 고객층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죠.” 하우스 오브 브랜드의 CEO 조르주 컨은 설명한다. “브라이틀링은 캐주얼 럭셔리와 현대적인 레트로 디자인 언어를 상징합니다. 유니버설 제네브는 ‘시계의 쿠튀리에’가 될 것입니다. 기능적 아름다움을 철학으로 삼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메종으로, 기술적 완성도와 미적 감각을 분리할 수 없는 가치로 여깁니다. 갈레는 크로노그래프와 툴 워치 기술력에 강력한 유산을 가진 역사적인 브랜드입니다.”

올해 9월 초까지 신제품이 공개되지 않는 갈레는 브라이틀링이 생산을 담당하고 자사 리테일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반면 세 브랜드 가운데 가장 고급 라인에 위치한 유니버설 제네브는 스위스 쥐라 지역에 자체 매뉴팩처를 운영하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부활은 중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알게 되면 기존 빈티지 모델들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

중고 시계 딜러 서브다이얼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티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한다. “유니버설 제네브는 다른 어떤 브랜드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수집가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입니다. 갈레는 깊은 역사성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죠. 브라이틀링이 이 세 브랜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으면서 수집가 시장 내에서 브랜드의 위상과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유니버설 제네브와 갈레가 수집가들에게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오랫동안 잊혀진 브랜드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브라이틀링이 이 브랜드들을 21세기에 맞게 재탄생시키면 조르주 컨 체제 이전의 모델이나 빈티지 모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그 과정이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유니버설 제네브와 갈레를 특별하게 여겨왔던 핵심 수집가들을 멀어지게 만들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멋진 시계를 원한다면, 앞으로는 갈레가 가장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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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gq-magazi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