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강심장

2010.03.03GQ

4쿼터, 경기 종료까지는 1초가 남았다. 최후의 순간 슛을 던질 ‘강심장’ 은 누구인가? NBA와 KBL에서 각각 4명씩 뽑았다.

폴 피어스 ‘혼자 수비를 뚫고 득점할 수 있는 능력’ 으로만 따지면 단연 폴 피어스가 발군이다. 뛰어난 볼 핸들링과 회전 동작을 바탕으로 어느 위치에서 공을 잡던 간에 수비를 무너뜨릴수있다. 반칙 유도 능력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어떻게든 ‘한 점’ 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그에게 공을 맡기고 보겠다. 2002년 동부지구 결승, 뉴저지 네츠와의 경기. 4쿼터를 시작할 때 보스턴 셀틱스는 21점을 뒤지고 있었다. 그는 혼자 19점을 쓸어 담아 역전승을 만들었다. ‘폴 피어스’ 였다.

함지훈 가드 출신의 함지훈은 시야가 넓다. 함정 수비를 뚫는 솜씨도 좋다. 시야가 넓어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는다. 함정 수비가 통하지 않아 실책도 드물다. 큰 선수들의 고질적인 약점이 되려 함지훈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중거리슛 능력 역시 자주 선보이지 않을 뿐 수준급이다. 용병에게도 밀리지 않는 튼실한 체격과 힘은 이미 증명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 그는 절대 ‘쫄지’ 않는다.
조현일/ 월간 <루키> 편집장

코비 브라이언트 득점력, 승부근성, 집중력까지 코비 브라이언트는 타고난 해결사다. 신인 시절, ‘플레이오프 버저비터 에어볼 사건’ 을 저지를 때부터 그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왔다. 저돌적인 자신감에 현명함까지 갖춘 30대의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제 ‘알고도 못 막는’ 수준에 도달했다. 탁월한 균형감각를 바탕으로 한 곡예적인 몸놀림은 거친 수비조차도 코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일깨운다.

문경은 10분도 채 뛰기 힘든 체력, 형편없는 수비력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게임 마지막 순간 항상 코트 위에 존재한다. 그가 승부처마다 코트에 나타나는 이유는 명백하다. 15년 전에도 3점슛. 지금도 3점슛. 간결한 슛 동작과 불필요한 행동을 찾아볼 수 없는 점프는 마치 그를 ‘3점을 위해 태어난 사나이’ 처럼 보이게 한다. 1점이 뒤지고 있건, 2점이 뒤지고 있건 마지막 공격은 문경은의 3점슛이다.
손대범/ 월간 <점프볼> 편집장

스티브 내쉬 현 NBA 선수 중 가장 슛이 정확한 선수는 스티브 내쉬다. 50퍼센트를 상회하는야투, 40퍼센트를 훌쩍 넘는 3점슛, 90퍼센트를 넘는 자유투 성공률까지. 수비가 붙으면 자유투를 얻어내고, 조금만 떨어지면 확률 높은 슛을 던진다. 축구선수 출신으로 독특한 스텝을 구사하는 돌파는 수많은 수비수의 발목을 돌아가게 했다. 주무기인 페이드 어웨이에서 나오는 높은 포물선 슛은 블로킹 당할 염려도 거의 없다.

문태영 KBL 선수들은 입을 모아 문태영을 막는 고충을 토로한다. 그의 플레이가 ‘엇박자’ 라는볼멘소리다. 국내 선수들에게 익숙지 않은 반 박자 빠르거나 느린 슛 동작, 혼혈 선수 특유의 긴 팔과 유연성이 합쳐진 그는 현 KBL 최고의 포워드다. 골밑에서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 역시 위기 상황에서의 큰 장점이다. 3점슛 능력이 약하다는 것 외에는KBL에서는 딱히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최연길 〈MBC ESPN〉 해설위원

천시 빌업스 천시 빌업스의 통산 야투 성공률은 4할 초반대다. 포인트가드로서 낙제점이다. 슛 선택이 나쁘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쿼터 마지막 순간에는 언제나 그의 손에 공이 있다. 그의 별명은 ‘미스터 빅샷’ 이다. 큰 경기에 강한 면모, 접전 상황에서의 놀라운 집중력은 수많은 ‘빅샷’ 을 만들어냈다. 큰 덩치로 밀어붙이는 포스트업은 미스매치를 유발한다. 재빠른 동작의 3점슛은 수비수를 맥빠지게 한다. 그에게는 두려운 순간이 없다.

서장훈 서장훈의 약점은 느린 주력이다. 1초가 남은 상황, 달리는 일은 드물다. 즉, ‘마지막 순간’ 의 서장훈에게서는 허점을 찾기가 힘들다. 골밑에서부터 3점 라인까지 공격지역 어느 곳에서 공을 잡아도 그는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유투마저 정확하다. 유일한 불안요소는 감정 조절 능력뿐이다. (어쩌면 심판일 수도 있다.)
에디터/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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