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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테크 신제품.3

2010.09.10GQ

2010년 9월 지큐기어 테크 신제품.3

모토로라 XT800W

XT800W는 모토로이, 모토쿼티에 이은 모토로라의 세 번째 안드로이드폰이다. 드로이드 X와는 별개의 제품으로 한국의 R&D 센터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징검다리라도 밟으려는 듯이 쿼티 자판을 없앴고 모토쿼티에는 없던 DMB 기능이 추가되어서인지, 모토쿼티보단 모토로이의 후속 모델 같다. 애칭은 모토글램이다. 모토로라와 글램의 합성어다. 글램은 알다시피 글래머의 줄임말이다. 영한사전에 등재된 첫번째 뜻이 ‘화려함’이다. 그러나 모토글램이 ‘화려한’스마트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잘 만들어놓고, 어쩐지 이름을 잘못 지었다 싶다. 720메가헤르츠의 CPU, 3,7인치 WVGA(840 X 480)TFT LCD 디스플레이로 화려함을 논할 순 없다. 디자인까지 어디 하나 모난데없이 둥글둥글한 이스마트폰을 ‘화려하다’고 수식하는 건 무슨 뜻일까? 모토글램에 장점이 없다는 게 아니라, 모토글램이 단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서’ 뛰어나다는 거다. 최저가 65만원대라는 스마트폰으로서는 저렴한 가격, 아이폰과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터치감과 반응속도, 모토로라와 SK 브로드밴드가 손잡고 내놓은 회심의 인터넷전화(mVOIP) 기능. 모토글램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하는 바만 없다면, 썩 무난하고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기기의 만듦새와는 별개로 지적하고 싶은 게 있다. 자꾸 모토로라가 ‘만만한’ 기기만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곧 드로이드 X가 한국 시장에 발매되지만, 모토로라는 혹시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기보단 현재 위치에 안주하려는 걸까? 그래서, 이름이라도‘글래머러스’하게 지은 걸까?

RATING ★★★☆☆
FOR ‘화려함’은 내면에 있다.
AGAINST 운세, 철학, 작명.

HTC 레전드

레이먼드 로위의 곡선이 속도감을 상징하는 것이었다면, 레전드의 곡선은 안정감을 위한 것이다. 레전드는 다소 작은 크기에 하단부가 살짝 꺾여 올라간, 특이한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슬라이드했을 때의 모토로라 Z8M이 비교 대상일 수 있겠지만, Z8M은 스마트폰이 아니었고, 외장을 아예 곡선으로 설계한 레전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손에 쥐면 쏙 들어오는 ‘그립감’은 소형화와 곡선화로 완성됐다. 가볍게 손에 쥐면, 휴대 전화는 이렇게 편했지, 하고 새삼 옛날 생각까지한다. ‘그립감’정도가 스마트폰의 장점이냐고 되물을 만도 하지만, 확실히 스마트폰에서는 ‘첫 경험’이라 진기하다. 복잡하게 머리 쓰는 게 싫은 걸스마트폰이 너무 커서 싫다고 했던 변명은 이제 거리가 안된다. HTC가 한국에서 가장 최근에 선보인 제품은 PMP, 내비게이션만큼이나 대담한 크기의 HD2였다. 레전드는 크기에서 그 대척점에 있다. 운영체제 또한 안드로이드 2.1로 윈도우모바일 6.5를 채용한 HD2와는 다르다. 하지만 HTC가 구축해놓은 UI와 UX의 가치는 어느 쪽에서도 변하지 않는 단판단이 선다. HD2와 디자이어에서 고수했던 1기가헤르츠 CPU가 레전드에서는 600메가헤르츠로 낮아졌지만, 체감하는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광학식 트랙패드도 , ‘신’이나 ‘채널’등 HTC 특유의 편리한 통합 UI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낮은 여성과 학생들에게 호소하고자 만든 제품일 텐데, 레이먼드 로위가 가장 좋아하는 곡선이었다는 ‘판매실적곡선’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RATING ★★★☆☆
FOR [Honey, I Shrunk The Kids] – <애들이 줄었어요>의 원제.
AGAINST “Size Does Matter”- 영화 <고질라> 홍보 문구.

    에디터
    정우영, 유지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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