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윤시윤은 대답이 빨랐다 part2

2010.11.03손기은

윤시윤은 대답이 빨랐다. <제빵왕 김탁구>가 준 소신과 원칙을 이야기할 땐 의자를 바짝 당겼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긴장할 때라고 호치키스 찍듯 꽉 눌러 말했다.

체크 셔츠는 T.I포 맨, 베스트와 바지는 모두 로리타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타이는 브로어 by 일 치르꼬, 레오퍼드 머플러는 RB. 스틸 by 루키버드.

체크 셔츠는 T.I포 맨, 베스트와 바지는 모두 로리타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타이는 브로어 by 일 치르꼬, 레오퍼드 머플러는 RB. 스틸 by 루키버드.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하이킥> 속 연기가 있나?
세경이가 체육복을 입고 준혁이 학교에 책가방을 갖다주던 장면. 늘 꿈꿔오던 소나기 같은 사랑. 아날로그 같은 그 장면이 제일 예뻤다. 누가 봐도 정말 옛날 사랑, 구닥다리 사랑.

그런 사랑을 하고 싶나?
그런 사랑만 할 거다. 아날로그가 아니면 안 할 거다.

아날로그 사랑은 어떤 건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냥 마음으로만 하는 사랑. 여러 가지 공식이 없고 마음과 마음이 항상 맞닿아 있는 사랑.

배신 한번 당하면 생각이 달라질 텐데.
솔직히 거의 매번 차였다. 그래도 내 생각이 맞다. 많은 여자 중에서 그냥 한 명만, 나처럼 외계인같이 사랑을 할 여자만 있으면 된다.

옛날 사람인가?
난 정말 옛날 사람이 되고 싶다.

4차원이 통하는 세상인데….
난 일차원이다.

일차원인 사람의 휴일은 어떤가?
취미라고 할 만한 건 등산 정도다. 그러고 보니 난 입맛도 옛날식이다. 해산물 좋아하고 단 것 싫어하고….

인터넷은?
인터넷도 안 한다. 팬들에게 글도 남겨야 하는데 하도 안 해서 매니저 형한테 혼도 난다. 인터넷이 안 깔려 있다. 데뷔 후엔 자유시간이라고 해봤자 하루에 서너시간밖에 안 되는데, 컴퓨터 켜버리면 그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하루에 서너시간씩 더 있다면 뭘 하고 싶나?
글 쓰는 거 좋아한다. 혼자 일기 반, 수필 반으로 쓴다. 인터넷 연결이 안 된 넷북으로 막 적고 있으면 되게 스트레스 풀린다.

최근엔 어떤 내용을 썼나?
제목은 ‘날 화나게 하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이 미운 이유는, 내가 그 모습이랑 똑같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내가 과연 어떤 것에 발끈하고 어떤 것에 화를 낼까, 여러 가지를 막 써봤다.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

자신을 자꾸 다그치는 건 자존심이 강해서일까?
내가 한 것에 비해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그런 거다. 진짜 나는 복 받았다. 그런데 로또 당첨된 사람한테 이 사람 정말 능력 있어,라고 하진 않으니까 이 불명예를 씻으려면 지금에 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진짜 긴장을 해야 되고, 겸손해야 되는 때다.

배우 지망생으로 지낸 기간이 꽤 길었는데, 그땐 어땠나?
다른 연예인의 인터뷰를 보면 수백 번의 오디션 끝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사실 오디션 보러 가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거다. 아무리 프로필 사진을 내도, 와 달라는 사람이 없었다. 배우 지망생이라는 딱지도 붙여주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 힘든 순간을 겪으면서, 강한 척하는 것보다 주위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진짜 강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연말 시상식이 다가온다. 기다리나?
많이 기대된다. 혹시 아역상? 극 중 마준이에 비해 키가 많이 작아서 말이다.(웃음) 그런데 지금 상에 심취하는 건 예의는 아닌 거 같다. 수상자리가 주어진다면, 많은 사람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돌릴 때 돌릴지언정, 그건 당신이 잘해서 받는 거다.
배우가 그런 자존감을 내보이는 건 작품 속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남들이 날 높여줄 때는 내가 낮아져야 할 때다.

수상 소감을 한 마지기 할 건가?
어차피 내가 대상은 아닐 테니 시간에 쫓기진 않겠지. 마음껏 해야겠다. 아, 상 받은 것도 아닌데 이러면 안 된다.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장윤정
    스탭
    스타일리스트 / 민희철, 헤어:졸리(파크뷰), 어시스턴스/양세영, 어시스턴트/박지나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