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청바지, 속옷, 그리고 청춘

2011.07.01GQ

청춘들만 청바지와 속옷을 입는 게 아닌데도, 그걸 보면 꼭 청춘이 생각난다.

소년과 청년을 구분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바로 청바지와 속옷이다. 물론 소년기에도 항상 속옷을 입고 종종 청바지도 입지만, 그게 ‘어떤’ 속옷이고 청바지인지를 고심하진 않는다. 자기가 아무 속옷이나, 아무 청바지나 입을 수는 없다는 자각, 무엇이 사회적,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최고의 속옷과 청바지인지 결론짓는 사고야말로 청년기의 시작이다. 사소한 것에도 예민할 줄 알고, 더 좋은 것과 더 앞선 것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청춘의 속성이니까.

‘어떤’이 항상 ‘브랜드’를 뜻하는 건 아니지만, 대개 시작은 그렇다. 캘빈클라인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모든 청바지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자기 나름 장식을 사용한다. 빨간 탭, 은색 탭, 가죽 탭, 쇠 탭. 그 와중에 캘빈클라인 진은 별다른 장식 없이 특유의 워싱으로 자기를 알렸다. 갠 건지 흐린 건지 모를, 눈부시진 않지만 상쾌한 하늘 같은 워싱은 오직 캘빈클라인 진에만 있었다. 사람들이 입는 청바지의 밑위가 점점 짧아지면서 속옷의 존재감은 더 커졌는데, 그 시절 캘빈클라인 언더웨어의 위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지나 그 모든 게 추억이 될 무렵, 캘빈클라인 진과 언더웨어는 새로운 청춘상을 만들었다. 향수에서 영감을 받은 ‘ck one’은 진과 언더웨어, 향수까지 모두 아우르는 캘빈클라인 가문에서 가장 젊은 브랜드다. 지금 가장 뜨거운 ‘피트’와 ‘커팅’ 속에 캘빈클라인만 할 수 있는 바로 그 워싱과 색깔을 입혔다. 소년기가 지난 후에도 아무 속옷이나 청바지를 입는다면, 아무리 젊어도 청춘은 아니다. ‘ck one’은 소년기와 청년기를 구분짓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에디터
    박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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