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10년, 카메라 10년

 

01 파나소닉 NV-DS9은 캠코더다. 하지만 카메라로 더 많이 사용했다. 영화를 하고 싶다는 고등학생 아들에게 아버지가 주신 동의의 선물.

02 신입생 때 친구의 니콘 FM2를 빌려서 찍어보고 왠지 니콘을 쓰면 사진을 더 잘 찍을 것 같았다. 가지고 있던 캐논 EOS-1을 팔아 니콘 F100을 구입했다. 지금까지 F100보다 맑은 셔터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03 첫 번째 라이카는 SLR 방식의 R6.2와 스미크론 R50mm 조합이다. 예나 지금이나 레인지파인더 방식의 라이카 M시리즈는 인기 덕분에 비싸지만, 10년 전에 SLR 방식 R시리즈는 라이카답지 않게 저렴했다.

04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는 여전히 불편하다. 하지만 베사 R2와 녹턴 35mm 렌즈 조합은 감수하고 쓰고 싶다. 물로 한번 헹군 듯한 사진이 찍힌다.

05 언젠가부터 카메라는 무조건 작아야 했다. 그래서 P&S 카메라에 빠졌다. 첫 번째는 라이카 미니룩스.

06 사실 미니룩스는 자동 카메라 치곤 꽤 크고 무겁다. 2006년 즈음, 좀 더 작은 크기로 출시한 ‘신상’ 라이카 CM을 구입했다. 미니룩스나 CM 모두 ‘감성’이란 말로 포괄하길 꺼린다. 확실한 건 두 카메라에 탑재된 내장 플래시는 피사체를 제대로 비춘다.

07 클라쎄 W는 리코 GR1V와 함께 광각 렌즈 P&S 카메라 중에서 선예도와 왜곡 면에서 대체 불가능하다. 두 카메라 모두 뛰어나지만, 작정하고 비교해보니 클라쎄 W의 콘트라스트가 더 적절했다. 저렴한 후지 슈퍼리아200으로 찍을 땐 더더욱.

08 소니 RX100은 디지털 콤팩트 카메라에 1인치의 큰 CCD를 탑재한 최초의 카메라다. 최근에 출시한 RX100mk3는 틸트업 LCD창에 뷰파인더까지 빠지는 점이 없다. 있을 땐 모르지만 없으면 불안한 ‘보험’ 같은 카메라.

09 코닥 C123은 방수 카메라다. 반셔터는 없고, 배터리는 AA 건전지를 사용한다. 몇 년 전에 10만원도 안 주고 샀다. 항상 두 번째 카메라지만, 여름엔 이 카메라만 남는다.

10 야시카 FX-3는 나와 동갑이다. 아버지가 비싼 니콘 카메라를 사려고 돈을 모았는데, 어머니의 임신 소식을 듣고 돈을 아낄 맘으로 구입했다. 지금은 콘탁스 플라나 50mm 렌즈가 끼워져 있다.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면 이 ‘친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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