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돌란은 이렇게 썼다

인터뷰를 거절한 이 영화감독은 대신 편지를 한 장 써서 보냈다.

자비에 돌란을 위해 만든 담요와 왕관은 로에베.

자비에 돌란을 위해 만든 담요와 왕관은 로에베.

 

 

의상은 모두 프라다.

의상은 모두 프라다.

 

 

코트는 발렌티노 쿠튀르, 톱과 바지는 발렌티노.

코트는 발렌티노 쿠튀르, 톱과 바지는 발렌티노.

 

 

재킷은 발렌티노.   

재킷은 발렌티노.

 

 

댈러웨이 부인은 자신이 직접 꽃을 사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저를 직접 인터뷰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야 우리가 동등해지죠. 최근 많은 인터뷰를 했는데, 이미 질문은 다 나왔다고 생각해요. 만약 인터뷰의 방향을 제가 정할 수 있다면, “<마미>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왔는가” 에 대한 대답으로 채우기보다는 제가 겪었던 이상한 경험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했던 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싶진 않아요. 그러면 제 자신이 마치 수프 안에 들어가는 재료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낡은 덤불 위에서만 길러진 소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럴 바엔 차라리 다른 수백 개의 단어를 남발해 직업적인 자살을 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배우 앤 도벌과 저는 <마미>의 프로모션 투어 중이에요. 우린 지금 막 스톡홀름에 도착했어요. 여긴 ‘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 불리지만 제가 지금 15분간 둘러본 바로는 오히려 캐나다랑 비슷한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생각은, 거대한 토르 동상과 도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보니 곧 사라졌어요.

애프터 파티에선 달콤한 젠틀맨 한 잔을 주문했어요. 그리고 우리의 수호천사, 아름다운 여인이자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는 여배우 앤 도벌이 우리에게 샷을 돌렸어요. 그녀는 진정한 파티의 여신이에요. 그녀의 눈은 부끄러움 없는 섹스를 연상시키죠. 그런데 앤은 가끔 너무 어른처럼 행동해요. 우리 중 누군가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그녀는 매번 이렇게 얘기하죠. “이제 그만해. 술도 담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객실 복도의 희미한 불빛 속에 흔들거리고 있었고, 앤은 방문에 카드 키를 꽂았어요. 우리는 아주 거슬리는 두 마리의 벌레 같았어요. 펜싱과 타란텔라의 중간쯤 되는 리듬으로 몸을 흔들거렸죠.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사자 모양 얼음 조각과 함께 사진 촬영을 했어요. 그 조각은 한 아티스트가 아시아 어딘가에 투옥된 다른 아티스트의 석방을 위해 만든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이곳은 앤이 굳이 M사이즈를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40-42사이즈의 옷이 준비되어 있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곳이었죠. 제겐 “널 모두가 사랑하는 호빗으로 만들어줄게”라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제게 걸쳐진 것은 누더기와 울퉁불퉁한 트위드, 그리고 이상한 끈들이었어요.

어쨌든 저는 한 아티스트의 해방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진 속의 저는 왜 눈을 찡그리고 있죠? 앤도 자기 사진이 싫대요. 앤은 숙취를 숨기기 위해 잠자리처럼 생긴 발렌시아가의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고(구름 끼고 눈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조각상을 보고는 더욱 혼란스러워했어요.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어요. “왜 우리는 이 사자랑 이렇게 가까이 서 있어야 해? 그것보다, 난 누구지?” 이 질문은 아무 대답 없이 허공에 남겨진 앤의 온갖 질문 중 일부에 불과해요.

우리는 인터뷰 후 아크네의 예쁜 빈티지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다양한 종류의 버터를 맛보고 샤잠에서 좋은 라운지 음악을 들었지만, 컨디션이 좋진 않았죠. 새벽 3시엔 뭘 해도 피곤하잖아요. 공항으로 가는 동안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시 여러 겹의 옷으로 얼굴을 가려야 했어요. 그렇게 우린 파리 공항에 도착했어요. 앤은 몬트리올로, 저는 로스앤젤레스로 떠났죠.

지금은 한 호텔에 방에 있어요. 호텔 조명은 마치 리프팅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찾아온 스타를 위해 만든 것처럼 밝았어요. 시차로 퀭한 제 얼굴을 불쌍하게 여긴 호텔 컨시어지가 ‘플러시 파파야 파인애플’이라는 스파를 권했지만, 안타깝게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가격이면 카보 산 루카에서 땅을 사거나 발리에서 성 하나를 살 수 있었거든요.

다음 날 우리는 친구 한 명을 더해 아주 신비로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식당 이름은 밝히지 않을래요. 환상적인 마술 쇼와 함께 아주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한 가지 좀 거슬리는 건 드레스 코드를 강요한다는 점이에요. 데님은 금지, 그리고 모든 남자는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매야 해요. 하지만 저는 찢어진 청바지와 가죽 봄버 재킷, 그리고 속살이 비치는 드리스 반 노튼의 셔츠를 입고 갔어요. 웨이터는 몸집이 큰 남미 사람이었는데, 목이 거의 없어서 마치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에 등장하는 안내원을 연상시켰어요. 그는 제게 셔츠 단추를 잠가달라고 했지만, 그 셔츠엔 단추가 없었어요. 뭐 어쩔 수 없죠. 카퍼필드식 멋쟁이 형님, 다음에 다시 올게요.

남은 이야기도 많지만, 그냥 한 서양인에게 일어난 특별할 것 없는 바보 같은 사건들이에요. 어쨌든, 댈러웨이 부인은 직접 꽃을 사겠다고 말했고, 메릴은 손가락으로 턱을 두드렸어요. 그리고 전 제가 직접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모두 보셨죠, 영화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여러분은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잖아요. 해답을 찾는 이집트인-아일랜드인 혼혈아 말입니다. 저는 왜 <마미>가 1:1 정사각형의 비율로 촬영됐는지 설명하기보다는 제 관심사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전 직사각형이 싫고, 모든 것을 지성화하고 싶지도 않거든요. 앤의 얼굴도 그 정사각형 안에서 예뻐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두세요!

키스를 보내며,
자비에 돌란, 11월 24일 월요일, 캘리포니아에서.

 

코트는 버버리 프로섬, 모자는 마르셀로 불론 카운티 오브 밀란 × 뉴 에라 크로스 캡.

코트는 버버리 프로섬, 모자는 마르셀로 불론 카운티 오브 밀란 × 뉴 에라 크로스 캡.

 

 

의상은 모두 생 로랑 by 에디 슬리먼. 

의상은 모두 생 로랑 by 에디 슬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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