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슬리먼의 청춘

에디 슬리먼은 젊음과 아름다움을 얘기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 어떤 작가와 감독도 그만큼 직설적이고 과감하게 말하진 않았다. 젊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 젊어서 아름다운 에디 슬리먼의 청년들

에디 슬리먼이 찍는 청년들은 얼핏 가장 전형적인 그 세대의 표상인 듯 보인다. 차체가 높고 덮개가 없는 터프한 자동차를 세워둔 여름 해변, 시가잭으로 담배 에 불을 붙이는 지저분한 손, 립스틱 묻은 꽁초가 가득한 깨진 유리 재떨이, 흉 터가 있는 뺨과 주근깨로 덮인 어깨. 어젯밤의 과음으로 목소리는 갈매기처럼 쉬었을 테고 잘 때는 범고래처럼 코를 골 테며, 사물에 대한 논리는 예측하기 힘들 게 뻔한 젊고 뜨겁고 순수한 얼굴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청춘의 단 상과는 구분되는 면모가 있다. 밸런스라고 하면 맞을까? 자유로운 것과 엄격 한 것, 캐주얼과 포멀, 어두움과 밝음, 남성적인 와일드함과 여성적인 세심함. 이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가장 아름다운 지점에서 섞이고, 예상 못한 균형이 만들 어내는 우아함은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마음을 다그친다. 또한, 피사체에 완 전히 몰두하는 에디 슬리먼의 집중력 때문인지 그의 사진은 사물의 색깔과 인 물의 표정이 진하고, 때로는 모든 방향에서 각자의 음폭으로 내는 소리도 들리 는 것 같다. 컷에서 컷으로 시선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슬픔, 새 로운 기대가 밀려온다. 온몸의 모든 신경을 자극하므로, 에디 슬리먼이 찍은 사 진을 볼 때면 늘 야외에서 난폭하게 취하고 싶어진다. 조용한 곳에서 차분히 그 날 저녁의 첫 잔을 마시는 것처럼 지루하고 쓸모없는 일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2015년 생로랑의 봄여름을 위한 에디 슬리먼의 사진은 고요하고 정적이 며 햇빛이 가득하다. 이를 드러내고 웃는 바짝 탄 얼굴이나 털이 긴 개, 흙 묻은 픽업 트럭은 없지만 계절과 빛, 마음으로 풍요롭다. 코네티컷의 강가에서 여름 에 촬영한 맑은 흑백 컷들은 마이클과 조, 할레스와 메디슨 네 명의 청년이 한 나절을 함께 보내는 어떤 오후의 기록이다. 마이클과 조는 화려한 자수가 놓인 재킷과 판초, 카우보이 부츠와 골반에 딱 맞는 블랙 진, 펠트 모자, 프린지가 달 린 필드 재킷 차림이고, 할레스와 메디슨은 얇은 꽃무늬 맥시 드레스, 패치워 크 디테일의 재킷에 새로운 버전의 베이비스 부츠를 신고 있다. 이 옷들은 전부 2015 생로랑 사이크 록 컬렉션의 일부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뮤직 무브먼트 인 사이크 록 뮤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컬렉션은 히피와 포크, 록과 서핑의 정 신은 물론, 당시 히피 룩과 포크 록에 흠뻑 젖어 살던 청년들의 옷차림과 태도 까지 세밀하게 관찰해서 만들었다. 오후의 부드러운 빛이 흠뻑 젖어 있는 섬세 한 컷들을 보고 있자니 어떤 질문과 대답이 떠오른다. 사진가 자크 앙리 라르티 그는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을 묻는 질문엔 늘 똑같이 답했다. “오래 관찰하세 요. 그리고 사랑하세요.” 화가 앤드류 라이어즈는 작품 속 인물이 누군지 궁금 해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하지 않는 대상을 그리는 화가는 없다”고 얘기하면서 웃었다. 에디 슬리먼이 찍은 청년들의 사진이 왜 다르게 아름다운지에 대한 답 은 라르티그와 라이어즈의 순진하고 솔직한 짧은 얘기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