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봐? – 전효성

전효성이 무대에 서면 불이 붙는다. 남자들의 눈에도 불이 켜진다.

티셔츠와 청 쇼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팔찌는 스톤헨지.

촬영 소품으로 꽃을 준비했어요. 이름은 댄싱 퀸. 우와. 왜 댄싱 퀸이에요? 조명같이 빛나서 그런가? 전 되게 순수한 이름일 줄 알았는데.

집에 꽃도 놔두고 그래요? 선물 받으면 두는데 사서 키우진 않아요. 오히려 사진을 걸어두는 편이에요.

자기 사진이요? 네. 자기애가 강한 거죠. 하하. 앞으로 어떤 걸 해야 할지에 대한 강박이 있다 보니까, 예전 활동 사진을 계속 다시 봐요. 약간 좋았을 때 모습.

전효성의 가장 좋았던 시절은 언제예요? 아, 애매하다. 시크릿 ‘Madonna’ 할 때? 그때 처음으로 제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머리색도 약간 연보라색이었는데, 잘 어울린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막 솔로 활동을 마친 ‘반해’의 리뷰엔 이런 얘기가 많았어요. “시크릿 멤버 네 명을 합친 인상이다”. 의외였어요. 사운드가 좀 복고적이라 시크릿이랑 비슷하다는 인상을 준 게 아닐까 싶긴 해요.

시크릿에서 워낙 전효성의 지분이 크기 때문은 아닐까요?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아요. 보통 곡을 먼저 받고 거기에 잘 어울리는 멤버가 메인이 되는데, 그것과 별개로 아무래도 댄스 곡을 할 때는 제가 대부분 앞에 서거든요.

남초 커뮤니티에서의 인기라면 특히 압도적이죠. 그런 얘기 되게 많이 들었어요. 남자들은 “아, 전효성!” 하는데 반대로 여자들은 “쟤가 어디가?” 이런 반응. 요즘은 여자 팬도 욕심이 나요.

뾰족한 수가 있을까요? 여자 분들은 되게 마른, 정말 꿈에 나올 법한 만화 주인공 같은 여자를 좋아하잖아요. 고양이상? 도도한 이미지? 도시적인 여자. 아, 그래서 제가 이번에 살을 빼긴 뺐어요.

한 인터넷 백과사전의 전효성 항목에는 “팬들이 다이어트하지 말라고 애원하는 여자 아이돌 1호”라고 쓰여 있는데요. 진짜 이건 너무 특이하고 신기한 일이에요. 살을 빼서 팬이 떨어져 나가다니. 다른 멤버들은 부러워하기도 해요. 살쪄도 좋아해줄 사람이 있다는 걸.

지금도 과자 먹고 있잖아요. 하하하. 이렇게 먹고 나면 다음 날은 살집이 살짝 올라 있거든요. 키가 작다 보니 1킬로그램 차이가 되게 커요. 통통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금방 캐치해요. 아, 잘됐다. 드디어 효성이가 좀 먹는구나. 지난 솔로 곡 ‘Good-night Kiss’ 할 때 지금보다 몸무게가 좀 더 나갔는데, 그때 저도 놀랐어요. 주위 스태프나 남자 연예인들의 눈길이 되게 많이…. 아, 정말 나는 살이 찐 게 더 어울리나? 다음에 찌울지 말지 고민 중이에요.

2014년 6월 5일, <엠카운트다운>의 ‘Good-night Kiss’ 무대가 Mnet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ch.MPD 최초로 1백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죠. 이번에 컴백하면서 상도 받았어요. 트로피.

보란 듯이 가슴이 훅 파인 옷을 입은 무대였죠. 아, 상처받거나 그렇진 않아요. 아휴, 내 가슴이 뭐라고. 전효성 가슴 하나 보려고 1백만 명이나? 하하. 솔직히 연예인은 그런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직업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런 심리가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물론 너무 감사드리고.

<SNL> 호스트로 출연해서 “나는 가슴이 아니라 가수”라고 농담처럼 얘기하기도 했죠. 예전에 “얜 직업이 가슴 같음”이란 댓글이 있었어요. 제가 그걸 보고 그래요! 전 직업이 가슴입니다. 이럴 순 없잖아요. 그래서 아이 내가 설마 가슴이겠어? 가수지, 가수. 이렇게 장난 식으로 얘기한 거예요.

그런데 다음 날 ‘전효성 심경고백’ 같은 기사가 줄을 이었죠. 그러니까요. 제가 또 울보가 된 거예요. 그렇게 가슴 부각시키면서 춤추고 사진 찍어놓고 남들이 가슴 본다고 찡찡대는 사람. 드러내는 이유가 뭐겠어요? 나의 장점은 이런 겁니다, 하는 건데. 물론 춤과 노래 대신 전효성 하면 가슴, 노출만 부각되는 건 제 문제점이기도 하죠. 이겨내야 할 과제.

꼭 이겨내야 할까요? 그런 몸 덕분에 할 수 있는 자기만의 안무가 있는 거잖아요. 감사해요. 그런데 실제로 그래요. 가수마다 체형에 따라 짤 수 있는 안무가 한정적이에요. 슬림한 친구가 저랑 똑같은 춤을 추면 오히려 몸매가 죽어 보이거든요.

티셔츠는 H&M.

요즘은 목소리도 꽤 잘 들려요. 시간에 비유하자면 자정에 가까운 간드러지는 비음. 저도 제 목소리를 사랑해요. 원래는 고민이 많았어요. 좀 탁한 것 같고 그래서. 그런데 ‘Good-night Kiss’가 초반에 되게 속삭이듯 불러야 되는 곡이잖아요. 그런 노래를 만나서 좋았죠.

시크릿 데뷔 초만 해도 섹시하기보단 발랄한 역할을 맡곤 했어요. 일자 앞머리에 긴 카무플라주 바지 입고. 처음에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야생마 같다고 하셨어요. 되게 섹시한 느낌을 내고 싶긴 했는데,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열정과 패기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느낌?

동작을 크게 하면 섹시할까, 생각했던 건가요? 네. 파워풀하고 건강하게. 저희 ‘Magic’ 때 털기 춤 아시죠? “어머어머어머, 어머어머어머, 어머어머 하고 놀랄걸” 하면서 막 때려 부수는 듯한. 예쁜 척하고 힘들지도 않은 그런 춤들이 너무 싫기도 했고요.

타고난 춤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털고 꺾는 직선적 안무는 뛰어나지만, ‘웨이브’를 할 땐 가끔 뻣뻣해 보인달까요? 저 되게 유연해요. 무슨 소리? 노래 신경 쓰느라 제대로 못할 때가 많죠. 춤에 포커스를 맞추는 사람이 있고, 노래까지 안 놓치려고 발악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 약간 후자예요.

그보단 약점을 이겨내기 위해 동작을 더 크게 하고, 열렬히 춤추는 모습이 더 예쁘게 보인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전문 트레이닝을 열일곱, 열여덟 살 정도부터 받았거든요. 그전까지는 혼자 TV 보고 따라 한 거니까 지금 와서야 좀 프로페셔널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긴 해요. ‘Madonna’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날것의 느낌이었을 거예요. 지금은 오히려 너무 여유만 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티셔츠와 청 쇼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니삭스는 아메리칸 어패럴.
민소매 티셔츠는 커밍스텝, 청바지는 제임스 진.

진짜 콤플렉스는 뭐예요? 평발이요.

어차피 잘 안 보일 텐데. 구두 신을 때 진짜 스트레스 받아요. 발이 구두 모양에 딱 맞게 있어야 되는데, 평발은 앞으로 쭉 밀려 나오거든요. 그리고 발 페티시 있는 사람 되게 많던데, 평발이면 깨는 거 아니에요?

발 페티시요? 네. 제가 공부를 좀 했죠. 하하.

남자에 대해서요? 진짜 관심 많아요. 섹시해지고 싶었으니까. 남자들이 좋아하는 건 뭘까?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 왜 좋아할까?

그래서 내린 결론은 뭔가요? 전라보다는 보일 듯 말 듯한 걸 더 좋아한다는 것. 뭔가 아쉬워야 그게 잔상으로 남는 것 같아요.

음… 많이 안 벗어도 좀 많이 벗은 것처럼 보인다면 실망인가요? 하, 그렇죠? 그런데 이번 ‘반해’ 활동에서 저 많이 벗은 느낌이에요?

뮤직비디오에서는 좀…. 그렇긴 하죠. 전 ‘Good-night Kiss’ 때가 더 노출이 많은 것 같았는데, 다들 너무 많이 벗었다고…. 아, 내가 그렇게 하면 다 벗은 것처럼 보이는구나, 싶었죠. 섹시 아이콘으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아직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 같기도 하고.

섹시 아이콘이라면,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요? 정말 롤 모델은 이효리 선배님. 같은 노래, 같은 춤이라도 전효성이 하면 남달라 보이는 아우라를 갖고 싶어요. 되게 밝고 건강한 그런 섹시함.

요즘 무대에선 누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현아? 기본기가 탄탄해요. 몸 라인도 되게 예쁘게 나오고, 마무리가 깔끔하다고 해야 되나?

무대 위에서 현아와 전효성의 에너지는 꽤 다르죠. 전효성이 불이라면…. 맞아요. 저는 불이죠. 겁이 많다 보니 뭐 하나 익숙해지는 데 엄청 오래 걸려요. 그래서 잘하는 친구들 따라가려면 훨씬 노력해야 돼요. 춤을 출 때도 온몸이 부서져라 해야 만족스럽고. 그런 에너지가 불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이제 다음은 시크릿의 새 음반인가요? 준비는 하고 있는데, 몰아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미 정점을 찍은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해봤어요? 그럼요. 4주 연속 1위, 전 국민이 따라 부르는 노래를 부른 적이 있으니까. ‘별빛달빛’이나 ‘샤이보이’ 같은. 지나보니 알겠어요. 아, 우리가 그때 정말 핫 했구나. 하지만 그걸로 끝내긴 너무 아쉬워요.

흰색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팔찌는 스톤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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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레코드와 농구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