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지금은 없는 잡지를 위하여 – ‘BEIKOKU ONGAKU’

2015.10.18정우영

<BEIKOKU ONGAKU>1993-2004

<미국음악>은 ‘미국음악’만을 가리키지 않았다. 예컨대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악은 아프리카 민속음악이라기보다 아프로 훵크다. <미국음악>은 미국 팝 음악 영향력하의 전 세계 대중음악을 다뤘다. 그래서 <미국음악>은 온갖 서양 팝을 일본식으로 소화한 시부야-케이를 사랑했고, 서양 대중음악을 듣고 자라 유일무이한 일본 팝을 만든 피시만즈를 사랑했다. 버블 경제의 수혜를 받은 마지막 세대가 펼쳐놓은 진보적이고 창의적인, 한편으로는 편집증적인 음악들을 주인공으로 세계를 끌어안았다. <미국음악>에는 90년대 대중음악의 풍요가 담겼다. 1993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01년까지 꾸준히 계간으로 발표했다. 이후 간헐적으로 이어지다가 2004년 22호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편집장인 다이스케 카와사키 혼자서 만들다시피 했지만 독립 잡지라기엔 자기만족적이지 않았다. 스스로 대형 서점, 레코드숍을 가리지 않고 유통시켰고, 자국에서의 명성과 관계없이 해외 아티스트를 그 나라의 매체보다 빠르게 다뤘으며, 부록 시디를 비롯해, 미련한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는 정보에 충실했다. 음악 애호가가 만든, 음악 애호가가 보고 싶은 잡지였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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