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태양의 남자

2012.08.06GQ

잘 나가는 힙합 가수? 아니, 이 남자는 안경을 만드는 가렛 레이트다.

당신의 브랜드 가렛 레이트 캘리포니아 옵티컬의 약자 GLCO로 만든 로고가 참 귀엽다. 콩나물 같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안경을 봐서 그런지 둥근 모양에 매력을 느낀다. 처음엔 갈색 눈동자를 형상화시키려고 했다. 그러다 우리 매장 앞인 캘리포니아 베니스 해변에 뜬 커다란 검정색 공을 보고, 로고를 완성했다.

로고만 봐도 확실히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올리버 피플스보다 젊다.
아버지가 클래식한 안경을 만들었다면, 난 소셜 미디어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안경을 만든다.

트위터로 주로 주고받는 얘기는 뭔가?
사람들은 내 안경이 올리버 피플스와 비슷하면서 다르길 원한다. 어렵다. 나 역시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인데, 어쨌든 올리버 피플스와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이미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 사이트에 들어오는 사람은 오픈 초기엔 매일 50명 정도, 지금은 평균 5백 명이 방문한다. 6개월 사이에 10배가 늘어 그 숫자에 놀랐다. 근데 얼마 전 일본에 갔을 땐 더 놀랐다. 내 안경을 쓴 사람이 날 알아보기까지 했으니까. 단순하고 클래식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경을 쓴다. 뭐든 과장되고 어색한 걸 싫어하는 남자들이 우리 고객이다.

햄튼이란 이름의 안경을 쓴 남자를 본 적이 있다.
햄튼은 어떤 얼굴형이든 다 잘 어울리는 편이다. 안경테가 작은 편이라 나 같은 사람에겐 안 맞지만, 아시아인에게 제일 인기가 좋다. 햄튼은 흰 티셔츠와 잘 어울리고, 수트에는 하딩이 딱이다. 수트를 입을 땐 안경테가 굵은 걸 쓰는 게 좋은데, 난 수트를 입을 때면 언제나 하딩을 쓴다.

모든 제품은 캘리포니아에서 직접 만드나?
이탈리아와 독일, 일본, 홍콩, 중국을 다니며 재료를 찾는다. 그러다 일본 빈티지 플라스틱테를 찾기도 했다. 렌즈는 이탈리아의 미니멀 렌즈를 많이 쓴다.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데, 완벽한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메이드 인 차이나?
내 아내가 좋아하는 알렉산더 왕이나 우리가 쓰는 아이폰이나 모두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에서 만들면 다른 곳에 비해 1백 달러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어디서 만들었나를 따지기보다 스타일을 따진다.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브랜드에 관한 믿음이 있다면 별로 문제될게 없다. 우린 몇 번의 꼼꼼한 테스트를 거쳐 최고의 공장을 찾았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싫으면 그냥 안 사면 된다.

티에리 라스리와 협업한 선글라스를 보면 안 살수 없을 것 같은데? 같은 안경 디자이너끼리 협업을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우린 비슷한 시기에 브랜드를 만들었다. 티에리는 파리에서 나는 베니스 해변에서. 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만나면서 친해졌고 서로의 팬이 됐다. 제품을 함께 만들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우린 공통점이 많다. 지금은 꼴레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곧 서울 분더샵에서도 볼 수 있다.

그 선글라스를 보면 벌써 다음 협업이 기대된다. 혹시 준비하고 있나?
물론. 다음엔 마크 맥네어리와 함께 할 거다.

    에디터
    김경민
    포토그래퍼
    CHUNG WOO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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