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하몽을 가장 잘 써는 남자, 프란 알론소. 존쿡델리미트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2012년, 30미터가 넘는 하몽을 썰어 기네스에 등재됐다. 2010년에는 24시간 54분 동안 하몽을 썰었다. 이렇게까지 길게, 오래 썰 이유가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하몽과 관련된 이벤트에 참가하다 보니 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스페인 하몽을 널리 알리고 싶기도 하고. 사실 하몽은 3~5센티미터로 썰었을 때 가장 맛있다. 썰자마자, 접시에 올리지도 말고 손으로 먹는다.
잘 써는 비법이 있나? 돼지 뒷다리의 근육 구조를 모두 알고 있으니, 그 근육의 길이에 맞춰 자른다. 기름은 얇아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손은 바이올린을 켜듯이, 몸은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칼도 남다른가? 하몽을 오래 썰다 보면 손과 칼이 하나가 된다. 가장 가볍고 얇고 비싼 칼을 쓰는 이유다.
하몽의 어떤 부위를 가장 좋아하나? 허벅지에 가까운 쪽 뼈 근처에 붙은 하몽을 좋아한다. 소금이 닿아 짭짤한 부분과 뼈 쪽에 붙어 덜 짭조롬한 맛까지, 다양한 맛이 동그랗게 붙어 있는 부위다.
까나리아스 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오너 셰프로 일하고 있다. 당신은 하몽을 어떻게 먹나? 편하고 쉽게 요리한다. 한 번도 하몽이 질린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하몽의 기름을 모아 올리브유에 볶으면 향이 그 안으로 스며든다. 그 올리브유로 요리를 하면 하몽 풍미가 요리에 제대로 밴다. 하몽을 접시에 활짝 펼치고, 그 위에 각종 볶은 채소를 우르르 올려서 먹기도 한다.
또 다른 기네스 기록에 도전할 생각인가? 72시간 연속 하몽 썰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지난 2010년 24시간 하몽 연속 썰기에 도전했을 땐, 운동, 침술, 마사지, 명상 등 모든 면에서 철저히 준비했다. 오른손과 왼손 모두 쓸 수 있도록 훈련도 했다. 이번엔 아마 더 해야겠지. 힘들겠지만, 이건 나의 일이기도 하다.
다른 것도 잘 써나? 내 손? 농담이다. 다른 재료는 관심없다.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