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 있는 한옥 리조트 ‘구름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안동으로 가는 길에 눈이 왔다. 소백산쯤에서 눈은 절정을 이루더니 안동에 들어서자 이내 잦아들었다. “안동은 눈 마이 안 오니더.” 여행 가방을 옮겨주는 리조트 안내원이 웃으며 말한다. 고졸한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밤새 눈이 쌓인다면 과연 어울리지 않을까 하던 상상은 녹아버렸다. 하지만 상상에 비할 수 없는 진짜 감각이 놓여 있었다. 팔회당재사 상방. 1740년에 처음 지은 그 방은 작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씩씩했다. 그야말로 내 방으로 삼고 싶은 방. 전통 한옥 리조트 ‘구름에’에는 그런 방이 열두 개(7채의 고택) 있다. 계남고택, 칠곡고택, 팔회당재사, 감동재사, 서운정, 청옹정, 박산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모두 다른 지역에 있었는데, 이곳에 모여 새로이 마을을 이뤘다. 구름에는 무엇보다 현대적인 숙박시설이라는 점을 주춧돌로 놓았다. 한옥에 머물 때 걱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이토록 정성스런 답을 준 경우가 있었나? 뜨끈한 온돌에 ‘지지면서’ 읽을 책만 잘 선택하면 나머지는 방이 알아서 해준다. 꼭 한 번은 거기서 잠을 청할 일. 석식 제공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www.gurume-andong.com
- 에디터
- 장우철
- 포토그래퍼
- 장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