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남자들이 오해하는 여자들의 행동

2018.06.12이재위

남자들은 여자들이 무심코 한 행동을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남자들에게 ‘그녀가 나에게 호감이 있나?’라고 오해했던 순간에 대해 물었다.

1. 친구들과 치킨 집에 갔다. 평소에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던 여성도 그 자리에 끼어 있었다. 그런데 치킨이 나오자마자 그녀가 닭다리를 집어서 나의 접시 위에 올려주었다. 그때 그녀가 나를 좋아한다고 확신했다. 닭다리는 그만큼 특별한 부위 아닌가? 그러나. 그녀는 닭다리를 안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남은 닭다리를 차례차례 다른 사람들의 접시에 담아줬다. – 이해성 (회사원)

2. 중학생 때, 같은 반이던 한 친구는 내 고민거리를 잘 들어줬다. 별 다른 말 없이 내 눈을 바라보면서, 내 말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는 그녀의 태도에 호감이 생겼다. 성적과 진로 문제로 걱정에 잠긴 나를 다독여주던 그녀 역시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장래희망은 아동 심리 상담사였다. – 주동일 (회사원)

3.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같은 시간 대에 일을 하던 누나는 나의 사소한 변화를 먼저 알아채고 얘기해줬다. 오랜만에 시계를 찼다든지, 안경을 바꿨다든지, 향수를 뿌렸다든지 나에게 관심이 없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섬세한 감각을 가진 사람일 뿐이었다. 단골 손님의 달라진 헤어 스타일까지 알아 차릴 정도였다. – 최유성 (요리사)

4. 직장 동료인 그녀는 회식이 끝나자, 나에게 집이 어디인지 물었다. 그리고 같은 방향이라며 택시에 합석해도 되는지 물었다. 귀가 방향이 같긴 하지만 내리는 곳은 엄연히 조금 달랐다. 당시에 나는 여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날 좋아하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같은 방향이면, 택시비를 나눠서 내자는 의도였을 뿐이었다. 그녀는 정확히 택시비의 반을 내게 주고 내렸다. – 최병준 (홍보 대행사 직원)

5. 고등학교 동창인 한 친구는 가끔 문자 메시지로 “뭐해?”라고 물어오곤 했다. 짧고 단순한 질문 속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별 일이 없는데도, 나의 안부를 묻는 이유는 분명히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심심할 때 다른 친구들에게 똑같이 물어본다고 했다. 그녀는 나를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 김현욱 (배우)

6.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그녀는 나를 볼 때마다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 유머에 유독 크게 호응해주는 것 같았다. 그녀가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차마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하루 종일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의 정말 재미 없는 유머도 받아줄 만큼 마음이 넓었다. – 모기환 (무직)

7. 버스에서 2인용 좌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버스에 오른 한 여성이 비어 있는 1인용 좌석을 지나치고 내 옆에 앉았다. 그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그녀가 어깨를 더 밀착시키고 앉아 있다는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내리면서 보니 비어 있는 1인용 좌석에 오물이 묻어 있었다. – 윤성중 (회사원)

8. 하루는 인스타그램에 맛집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알고 지내던 동생이 “저도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을 확인한 날에는 ‘데이트를 하자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언제 가고 싶은지 물었더니, 그냥 해본 말이었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생각해 보니, 나도 이런 댓글을 친구의 맛집 사진 아래에 쓴 적이 있었다. – 김승룡 (액세서리 디자이너)

    에디터
    이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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